3조 ‘쩐의 전쟁’ 활활… 고려아연도 ‘공개매수 카드’ 꺼낼 듯 [뉴스 투데이]
MBK 공개매수가 올려 75만원으로
총 투입 자금 규모 3조6000억 넘을 듯
최윤범 회장도 방어 위해 1조대 필요
‘백기사’로 누가 나설지도 관심 쏠려
WSJ 보도 기사 놓고 양측 비방전 격화
금감원 “필요 땐 조사… 엄정조치 할 것”
29일 재계에 따르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은 3조원이 넘는 실탄이 소요되는 역대급 ‘쩐의 전쟁’이 벌어질 예정이다.
MBK가 고려아연 인수를 위해 투입해야 하는 자금 규모는 주식 공개 매수에 약 2조2000억원, 영풍 지분 최종 인수에 약 1조4000억원 등 총 3조6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최 회장 측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확보해야 할 최소 지분은 6%로, 1조3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고려아연 지분은 현재 최 회장 측이 현대자동차와 한화, LG화학 등 우호지분을 포함해 34.3%, 영풍 장형진 고문 측은 33.1%로 비슷하다. 여기에 국민연금(7.8%)과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제외하면 23%가 승부처인데, 최 회장 측이 경영권 수성을 위해 확보해야 하는 지분은 최소 6% 수준으로 평가된다.
자사주 매입 여부는 또 하나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핵심은 고려아연이 회사 차원에서 자사주를 매입할 수 있느냐로, 법원 판결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사실상의 대항공개매수를 자사주로 할 수 있느냐 여부인데 법리해석을 놓고 양측이 치열하게 공방을 벌이고 있다.
영풍 측이 최근 이를 막아달라고 신청한 가처분을 법원이 기각할 경우 고려아연은 자사주 매입을 통해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게 된다. 부분 인용 가능성도 존재한다. 자사주 매입 자체를 허용하되, MBK와 영풍 측의 공개매수 종료 직후 시행이 가능하도록 하는 안이다.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 고려아연은 자사주 매입을 제외한 다른 방식으로 대항공개매수 등 방어에 나서야 한다.
재판부는 오는 30일 오전까지 양쪽으로부터 추가 자료를 받고, 사안의 긴급성을 감안해 이번 주 초에 결론을 내릴 것으로 전해졌다.
영풍·MBK와 고려아연 사측의 신경전은 비방전으로 고조되는 태세다. 양측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을 다룬 기사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WSJ는 ‘중국에 대한 두려움으로 촉발된 17억달러 규모의 인수 난투극’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분쟁의 중심엔 고려아연의 온산제련소와 독점 기술이 있다”며 “이 제련소는 전 세계 정제 아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으로부터 독립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미국의 희망의 상징”이라고 전했다. 이어 MBK의 고려아연 인수 시 중국으로 기술이 유출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고려아연 측 주장과 “해외 매각은 없다”는 영풍·MBK 측의 입장을 소개했다.
고려아연은 전날 WSJ의 기사를 보도자료로 배포하며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에 대한 서구권과 각국 정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고, MBK는 “이와 같은 내용과 문장 표현, 단어 사용은 해당 WSJ 기사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 원장의 발언이 전해지자 MBK와 고려아연은 각각 입장문을 통해 이 원장의 경고가 상대방을 향하고 있다며 아전인수격 해석을 내놓았다. 이에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가 “양측이 금감원의 당부사항에 대해 왜곡하거나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유감을 표하며 “적법한 공개매수 절차에만 집중하기를 바란다”고 재차 경고했다.
이동수·박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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