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단독 인터뷰: 마음 속 얘기 첫 '진솔토크' [시사스페셜-정운갑의 집중분석]

2024. 9. 29.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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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터 같은 정치…후회는? 가장 가슴 아팠던 순간은?

“정치가 전쟁이 돼, 난도질당하는 가족 가장 가슴 아파” “재판결과? 사법부 신뢰, 사필귀정 한다고 생각” “‘2국가론’ 그런 소리 하면 안 돼, 통일은 버릴 수 없는 가치” “연금 개혁, 모수 개혁이라도 하고 구조개혁 등 추가 협의해야” “영수회담? 기다려 봐야죠…전화는 한 번 받아” “대선? 한참 멀어…많은 말씀 들으려 노력” “국민은 하늘, 어머니 같은 존재” “서로 존중하고 인정받는, 함께 사는 세상”

■ 프로그램: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 (시사스페셜) ■ 방송일 : 2024년 9월 29일 (일요일) 오후 3시 30분 ■ 진 행 : 정운갑 앵커 (논설실장) ■ 출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운갑 > 현안 질문은 여기서 마무리하고요...

이재명 > 너무 딱딱해요? (웃음)

정운갑 > 정치 인생 얘기 좀 나눠보겠습니다. 정치인이 된 것을 후회한 적이 없는지, 또 정치하면서 가장 아팠던 순간은 언제였는지 궁금합니다.

이재명 > 왜 후회가 없겠어요? 아무리 잘 산 인생도 되돌아보면 그 길로 갈 걸 하는 게 있겠죠. 정치라고 하는 게 또 한편으로 보면 제가 시작할 때보다 너무 잔인해진 것 같습니다. 이게 저는 정치라고 하는 게 합리적으로 토론하고 경쟁하고 국민의 선택을 받고 그런 과정이라고 생각했고. 또 그렇게 되길 바랐고요. 지금은 정치가 전쟁이 돼버렸습니다. 존재를 인정하고 서로 타협하는 게 아니고 제거하려고 해요. 인정을 안 해요. 나만 살겠다고 합니다. 그냥 나만 살겠다고 해서 사라지지가 않습니다. 세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거든요.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는 거고 산이 넘으면 골이 깊은 것이고 이게 원래 세상의 이치 아닙니까? 어떻게 나와 다른 존재가 사라질 수가 있겠어요? 또 생겨나거든요. 그래서 이것 상대를 인정하는 것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지금의 정치 풍토는 존재를 부정합니다. 너무 힘들 때가 많죠. 그래서 ‘왜 했지?’라는 생각이 가끔씩 들긴 하지만 제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하늘이 또는 역사가 어쩌면 우리 국민들께서 부여한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는데, 가끔씩 정말 울고 싶을 때도 있지요. 아플 때도 있어요.

정운갑 > 올 1월에 피습을 당해서 사실 목숨까지 위태로운 상황을 겪으셨잖아요. 정치 테러까지 당하고, 수사와 재판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제가 대표님을 뵈면 꼭 여쭤보고 싶은 게 있었는데요. 이런 고뇌들을 도대체 어떻게 극복해 나갈 수 있을까 하는 점입니다. 남들 앞에서 의연했지만 뒤돌아서서 홀로 눈물을 흘리기도 할 것 같고요.

이재명 > 제가 운적은 없는데 울고 싶을 때는 가끔씩 있습니다. 그리고 제일 아플 때는 저는 제가 선택해서 이 전쟁터 같은 정치로 들어왔는데 거기서 생기는 문제들은 다 조금은 예측했죠. 이 살벌한 환경조차도 다 예측하고 또 예측 못했다면 제 잘못이고. 스스로 선택했으니까 다 감수하고 견뎌냅니다. 또 안 견딜 길도 없어요. 도망갈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운명 같은 거죠. 지금 피할 수 있습니까? 못 피하죠. 제일 안타까운 것은 선택하지 않았으면서도 이 전쟁터 같은 정치로 끌려들어온 사람들이죠. 가족들. 정말 난도질당하는, 이유 없이. 그런 경우들이 제일 가슴 아프고, 그게 제가 제일 큰 죄를 짓고 있는 것 중에 하나죠.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하면 내가 뭐 재판받고 위험을 겪고 죽을 고비를 넘기는 거 이런 건 사실은 별로 크기는 힘들지 않아요. 그럴 때마다 사실 생각나는 건 이런 게 있죠. 저는 어려운 과정을 많이 견뎌왔기 때문에 그런데 사실 지금 이 순간에도 말이에요. 직장 잃고, 빚 못 갚고, 월세 못 내고, 자식들 우윳값 부족해서 끌어안고 우리가 어떻게 해버릴까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수없이 널려 있다는 거예요. 그 수많은 사람들이 겪는 그 고통이나 절망에 비하면 사실 저 같은 사람들이 겪는 이런 무슨 재판받고 뭐 어쩌고저쩌고 이런 것들은 정말로 미약하죠. 그렇게 생각하면 견딜 힘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정운갑 > 지난 대선 때부터 제기됐던 이 대표를 둘러싼 의혹들이 지금 사법부의 심판대에 올라가 있습니다. 재판이 진행 중인데요. 재판 결과는 어떤 심정으로 지켜보고 계신지요?

이재명 > 저는 제 스스로가 재판을 업으로 수십 년을 살았잖아요. 제 기억에 의하면 저나 누군가가 대체적으로 동의한 것과 다른 불합리한 결론이 난 경우가 손에 꼽을 정도예요. 수천 건의 재판을 했는데 저는 우리나라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상당히 높은 편이에요. 그리고 사필귀정한다. 제가 또 이전에도 많이 겪었잖아요. 그리고 지금 현재 검찰이 기소한 사건들은 제가 제 사건에 관한 거니까 자세히 얘기하기가 적절치가 않은데, 예를 들면 저를 허위사실 공표라고 기소했는데 공소장이 허위사실을 공표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하지도 않은 말을 지어내서 기소하거나 뭐 그런 것들이죠. 저는 법원에서 잘 걸러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결국 제가 살아남을 수 있는 건 결국 우리 국민들의 힘입니다. 진심으로 그렇게 믿어요. 저는 편이 없잖아요. 사실 당내에도 제 편이 좀 생겼는지는 모르겠는데, 제가 편을 챙기는 사람도 아니고 거의 외톨이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가장 강력한 지원군들이 있죠. 저는 그게 국민들이라고 생각해요. 지금도 정말로 많은 분들이 기대하고 계시고 또 믿어주시고 제가 업자한테 정말 커피 한 잔이라도 얻어먹었으면 이 자리에 살아남아 있겠습니까? 정말 10년 넘도록 정말 먼지 안 들고 달렸는데 사실은 없죠. 그게 아마 법원에서 잘 밝혀질 겁니다.

정운갑 >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당 차원에서도 대응하고 있는데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는 어떻게 보고 계세요?

이재명 > 일단은 제가 이제 언론에 보도되는 그런 내용들을 보면 좀 납득이 안 돼요. 사실 언론에 보도되는 건 대개 검찰이 언론 플레이를 통해서 과장된 것들이거든요. 실체에 벗어난 그런 경우가 많은데 그런 걸 다 합쳐 봐도 과장되었을 것이 분명한 그런 내용들을 다 종합해 봐도 터무니없어요. 또 한 가지는 먼지를 털자고 하면 또는 먼지를 만들자고 하면 만들 수도 있겠죠. 그런데 그렇게 할 일이 없습니까? 지금 이 5,200만 국민들이 정말로 힘들어하고 한반도 평화도 위기고 이 나라 미래가 어떻게 될지가 지금 아슬아슬한데. 아니 무슨 그 검찰 권력을 이용해서 민생 사범들을 잡지는 못할망정 하루 종일 하는 일이 누군가를 표적으로 놓고 쫓아다니는 거예요. 저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저는 권력을 가졌으면 그런 거 할 시간에 정말 더 잘해서 세상 바꾸고 우리 국민들이 잘한다 박수치고 이게 즐겁지 않을까 싶은데, 저 왜 그러는 진짜 이해가 안 돼요.

정운갑 >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많이 듣고 계실 텐데요. 수사와 기소 분리 또 검사장 직선제 등등 얘기들이 나옵니다. 검찰개혁은 22대 국회 핵심 과제 중 하나인가요?

이재명 > 개혁을 하긴 해야 하는데 불가능합니다. 입법적 조치가 필요한데 대통령이 검사 출신이고 그 검찰을 활용해서 정말로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권력 행사를 하면서 권력 유지를 하는데 거기에 조금이라도 손상을 가하는 입법을 받아들이겠습니까? 저는 뭐 100% 거부하지 않을까 생각이 돼서 그건 뭐 거의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해요.

정운갑 > 이재명 대표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는 것 중에, 과연 이 대표는 ‘이상주의자냐 아니면 실용주의자냐’ 하는 점입니다. 스스로 평가할 때 이념의 스펙트럼은 어느 지점에 있다고 보세요?

이재명 > 저는 사실 거의 보수에 가까운 실용주의자입니다. 그런데 이상을 가지고 있죠. 이상을 품은 실용주의자 이렇게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굳이 현실적 판단과 행동을 고르라면 명확하게 실용주의자입니다. 이 점 때문에 오해하는 분들이 가끔씩 있어요. 선입견이 과격한 좌파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거든요. 또 그런 기대를 하는 분도 계세요. 그런데 저는 사실은 아닙니다. 저는 매우 실용적이죠. 현실주의자고 저는 큰일보다는 쉽고 작은 일을 먼저 하자는 주의자입니다.

정운갑 > 성남시장, 경기지사 때 몸소 실천하신 사례도 있으시잖아요.

이재명 > 공무원들한테 제일 첫 번째 하는 얘기가 그겁니다. 공직이란 하고자 하면 일이 끝이 없고 안 하고자 하면 할 게 없는 자리다. 정치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럼 어떻게 하느냐? 산더미처럼 쌓인 일이 있을 텐데 큰일을 놓고 끙끙거리면 아무것도 안 된다. 그건 잠깐 미뤄놓고 쉽고 작은 일부터 신속하게 해치우고 큰일은 천천히 고민하자, 그러면 성과가 생긴다. 제가 저는 실제 그걸 실천을 내고 우리 공직자들한테 그 얘기를 수없이 많이 해서 실제로 성과를 많이 냈던 것 같아요. 저는 국정도 그래야 한다고 보고요. 안 되는 일을 가지고 고민해야죠. 그러나 할 수 있는 일을 실제로 해야 합니다.

정운갑 > 벌써 7, 8년 전이네요. 2017년 1월에 당시 대선주자로 이 대표와 김혜경 여사 두 분이 제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했었는데 당시 김혜경 여사가 이런 말을 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남편은 세상을 바꾸지 못할 상황이면 정치를 안 한다. 그 점이 더 마음에 든다.” 이런 표현이었는데요. 가장 바꾸고 싶은 것은 무엇입니까?

이재명 > 할 게 너무 많은데요. 저는 사실 공직자들의 마인드를 바꿔주고 싶어요. 이게 정치는 계속 변동하는데 공직자들은 바뀌지 않습니다. 실제로 이 나라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주체는 누구냐, 공직자들이에요. 우리가 쉽게 그냥 말하는 소위 ‘늘공’, 직업 공무원 이 사람들이 안 보이지만, 이 나라 운명을 손에 쥐고 있죠. 다만 이제 정치인들이 선출된 공직자들이 그 헤드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이 헤드 역할을 잘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요. 못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죠. 안타깝게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그런데 공직자들의 마인드를 바꿔서 일상적으로 본인들이 해야 할 일을 충직하게 하는 것으로 바꿔놓으면 사실은 정치가 좀 엉망이 돼도 나라는 크게 흔들리지 않고 일정한 방향으로 갈 거예요. 그런데 공직자들이 지금 거의 포기 상태 비슷한 것 같아요.

정운갑 > 그러기 위해서는 믿음과 신뢰를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보여 지는 데요. 제 기억으로 성남시장, 경기지사로 계실 때 대표님은 지근거리 비서실장 등에 현직 공무원들을 발탁해서 같이 일 하셨잖아요?

이재명 > 저는 비서실장은 다 현직 공무원 출신들이죠.

정운갑 > 어디 외부에서, 데려오는 게 아니고요?

이재명 > 공직자들은 사실 대체적으로 우수하고 충직해요. 일반적으로 선입견을 갖는 거하고는 다릅니다. 그런데 그중에 소수가 있죠. 그런데 그게 눈에 띌 뿐이에요. 우물에도 보면 물 흐리는 미꾸라지 때문에 그게 눈에 띄지만 물 전체는 깨끗하거든요. 공직자들한테는 권한을 부여하고 과제를 주고 사후 평가를 철저히 해서 신상필벌을 분명하게 하면 스스로 잘해요. 방향만 정해주면 되지.

정운갑 > 정치인 이재명에게 있어 ‘국민’은 어떤 존재입니까?

이재명 > 하늘 또는 어머니. 저는 국민들의 집단 지성을 믿는 사람입니다. 저는 개개인으로 보지 않습니다. 그 영화 <아바타> 기억나세요? 마지막 장면의 그 구성원들이 전부 다 큰 나무 옆에 다 손을 잡고 에너지 영감을 공유하잖아요. 그 집단 지성을 표현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우리 국민들께서는 개개인의 판단을 뛰어넘는 집단 지성을 가지고 있어요. 그게 이 나라를 이렇게 이 혼돈 속에서도 지켜왔죠. 하늘같은 존재죠. 전부 아닙니까? 정치에서 보면 그 이상이었죠. 옛날에 나라를 통째로 다 소유하고 있던, 지배하고 있던 왕조차도 백성을 하늘로 여겨야 한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민주공화국 아닙니까? 실제로 하늘같은 존재가 맞죠. 모든 권력과 힘의 원천 사회 공동체의 존재 이유. 그런 면에서 하늘이 맞고, 또 한편으로는 제가 그 국민 덕에 지금까지 살아 있기 때문에(웃음) 앞으로도 국민들 덕에 살아갈 것이기 때문에 정말 낳아주고 길러준 어머니 같은 존재죠.

정운갑 > 이재명이 꿈꾸는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일까요?

이재명 > 쉽지는 않겠지만 제가 사인할 때 맨 날 쓰는 문구가 있어요. 함께 사는 세상 옛날 말로 하면 대동 세상인데 그건 너무 낡은 단어 같고. 서로 존중하고 인정받으면서 함께 누리며 사는 세상, 가능합니다. 그거를 저는 ‘기본 사회’라고 지금 표현하고 있죠. 지금은 우리는 복지 사회잖아요. 충분하지 않은 복지 사회의 특징은 어떤 거냐 하면, 최소한을 정해놓고 여기서 탈락하면 건져주는 거예요. 최소한 죽지 않을 선에서 건져주죠. 그런데 우리는 사실은 그렇지 그렇게 안 하고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삶을 보장할 정도의 수준이 됩니다. 우리의 과학기술 생산력 수준이 국가 수준이 경제 수준이 그래서 기본적인 삶을 보장해주자. 각 분야에서 주거 소득, 의료 교육 서비스 등등 그래서 이 기본적인 삶의 조건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어서 최소한 탈락하지 않게 하는 그런 사회를 만드는 함께 사는 세상 대동 세상을 한번 만들어보고 싶죠. 지금 당장은 안 되더라도 한 20~30년 후에라도요.

정운갑 > 도돌이처럼 반복되는 정쟁이 국민들을 지치게 하는 요즘입니다. 대한민국은 과연 지금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 걸까요? 결국 국민들이 길을 열어갈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오늘 시간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재명 >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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