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면 붙고 굴리면 쏙…마다솜 '신들린 우승'
11타 줄이며 합계 19언더파
'국대 동기' 윤이나 9타 제쳐
절정의 퍼트·샷 앞세워 압도
"최근 생일, 가장 기쁜 선물"
'프로 3년 차' 마다솜(25)이 총상금 15억원이 걸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 우승 '대박'을 쳤다. 치면 붙이고 굴리면 쏙 들어가는 완벽한 플레이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파와 국내 톱랭커들을 제압했다.
마다솜은 29일 인천 서구 베어즈베스트청라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11언더파 61타를 쳐 합계 19언더파 327타를 기록했다. 2위 윤이나(10언더파 336타)를 9타 차로 누른 압도적인 우승이었다. 9타 차 우승은 2000년대 이후 열린 KLPGA 투어 대회에서 최다 타수 차 우승 타이기록이었다.
지난해 9월 OK금융그룹 읏맨 오픈 이후 1년 만에 개인 통산 2승을 달성한 마다솜은 우승 상금 2억7000만원을 받고 활짝 웃었다.
올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은 이민지, 리디아 고(뉴질랜드), 김효주 등 LPGA 투어 골퍼들이 출전해 특급 대회로 주목받았다. 윤이나, 박현경, 이예원 등 KLPGA 투어에서 개인 타이틀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위 랭커들도 모두 출전했다. 이들 사이에서 마다솜이 가장 빛났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갤러리들은 마다솜의 플레이에 대해 "신들렸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4라운드에서 마다솜은 국가대표 동기 윤이나와 공동 선두로 4라운드에서 함께 플레이했다. 이날 평균 252.36야드를 기록한 윤이나보다 드라이버샷 거리(237.65야드)가 짧았지만, 마다솜은 정교한 샷과 퍼트로 본인 플레이에 집중했다.
첫 4개 홀부터 4타를 줄였다. 2번홀(파4)에서 약 8.3m 퍼트를 넣고 첫 버디를 기록한 마다솜은 3번홀(파4)에서는 7.4m 버디, 4번홀(파5)에서는 70.5m 샷 이글을 성공했다. 5~9번홀에서는 연속 파로 숨을 고른 마다솜은 후반 첫 4개 홀에서 퍼트의 진수를 보여줬다. 모두 파4로 세팅된 10~13번홀에서는 중장거리 버디 퍼트를 모두 성공했다. 11번홀에서는 약 10m 퍼트를 성공하자 갤러리들 사이에서 탄성이 저절로 나왔다. 사실상 우승을 확정한 막판에도 마다솜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16~18번홀에서는 아이언샷으로 홀 1~2m에 붙인 뒤 모두 버디를 넣고 완벽한 우승을 거뒀다. 타수를 줄이면서도 한 번도 표정을 풀지 않던 마다솜은 챔피언 퍼트를 성공하고서야 미소를 지었다.
지난 27일 생일을 맞았던 마다솜은 "생일 선물을 제대로 받은 것 같다. 인생 최고의 경기였다"며 활짝 웃었다. 이번 대회 전까지만 해도 마다솜은 올해 내내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지난 22일 끝난 대보 하우스디 오픈에서는 컷 탈락했다. 지난달 더헤븐 마스터즈에서 공동 5위에 올랐지만, 올 시즌 23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에 2차례 오른 게 전부였다. 성적이 잘 나오지 않으면서 상금랭킹 48위(1억6362만4318원)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이번 우승으로 마다솜은 자신이 올 시즌 받았던 금액 이상의 상금을 이번 대회에서 받고 상금 순위를 17위로 끌어올렸다. 마다솜은 "올해 욕심을 많이 부려 성적이 잘 안 나왔다. 이번 대회에서는 샷, 퍼트 등을 단순하게 생각하고 내 플레이에 집중하자는 식으로 도전했는데, 결과가 잘 나왔다"며 만족해했다.
골프 인생의 목표였던 국가대표가 되고 대학 생활도 하고 싶어 2022년 남들보다 늦은 스물세 살에 정규투어에 데뷔했던 마다솜은 2년 연속 KLPGA 투어에서 우승을 경험한 골퍼가 됐다.
마다솜은 "올해 샷이 뜻대로 안 되다 뜻밖의 우승이 나왔다. 다시 내 골프에 자신이 생겼다. 좋은 터닝 포인트가 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올해 4번째 준우승을 거둔 윤이나와 공동 5위에 오른 박현경은 박지영에 이어 시즌 상금 10억원을 돌파했다. 윤이나는 상금 1억6500만원을 수령해 올 시즌 총 10억3860만원을 획득했고, 상금 5625만원을 받은 박현경은 10억4294만원으로 박지영(10억6027만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2021년과 2023년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 준우승했던 이민지는 공동 3위(9언더파 279타),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리디아 고는 10위(6언더파 282타)로 대회를 마쳤다.
[인천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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