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레바논 지상전 준비…이란 "복수없이 끝나지 않을 것"
이-하마스 전쟁 1년 앞두고
폭탄실은 전투기 8대 출동해
헤즈볼라 지휘부 정밀 타격
이, 사망 이후에도 공습 계속
접경지대로 탱크·병력 집결
美, 중동 미군 추가 배치 검토
서방국가들 "전쟁 중단해야"
이스라엘군이 전투기 8대를 동시에 출격시켜 폭탄만 80t을 쏟아부으며 헤즈볼라 지휘부를 궤멸시켰다.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와 지휘부를 동시에 제거하기 위해 2초 단위로 2000파운드(약 900㎏)급 '벙커버스터' 등 초대형 폭탄 100기를 퍼부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이 발발한 지 1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레바논 일대 지상전까지 예고되면서 중동 시아파 맹주인 이란의 참전과 미국의 파병 등 확전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은 이스라엘군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지시로 '새 질서(New Order)' 작전을 수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나스랄라 제거' 작전에는 공군 69비행대대의 F-15 전투기 8대 등이 투입돼 폭탄 100기 이상을 투하했다.
이스라엘군이 공개한 영상에는 '하산 나스랄라와 레바논 헤즈볼라 중앙본부 제거에 참여한 전투기'라는 자막과 함께 폭탄을 탑재한 전투기 8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폭탄을 싣고 출격한 전투기는 폭탄 없이 귀환했으며 각 전투기는 2000파운드급 폭탄을 15개 넘게 탑재하고 있었다. NYT에 따르면 미 육군 폭발물 처리 기술자였던 트레버 볼과 미 공군 출신 웨스 브라이언트 등 전문가들은 영상 속 전투기에 정밀유도 시스템이 도입된 미국산 BLU-109 폭탄이 장착됐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이 27일 단행한 폭격으로 베이루트에서 7층 건물 4채 이상이 파괴됐다. 아미차이 레빈 하체림공군기지 사령관은 "폭탄 약 100개가 사용됐으며 전투기가 2초 간격으로 정확하게 이를 투하했다"며 "작전은 완벽하게 성공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이스라엘이 20년간 헤즈볼라에 대해 정보수집 활동을 벌여 나스랄라 등 지휘부 이동 장소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정밀타격하며 정보력을 보여줬다면서 이는 이스라엘 정보원이 헤즈볼라 내부 깊숙이 침투해 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수장을 제거했음에도 지상전을 예고하며 전쟁의 고삐를 죄고 있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이스라엘군(IDF)이 지상전에 대비해 레바논 국경에 대규모 병력을 집결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이스라엘 북부 국경에서 병력 이동이 크게 증가했다"며 "이 지역은 헤즈볼라 공습 수개월 전부터 대부분 비어 있던 곳"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스라엘은 나스랄라 제거 작전 이후에도 헤즈볼라에 대한 공습을 이어가며 전날에만 200명이 넘는 사상자를 냈다. 레바논 보건부는 누적 사망자가 1030명에 달하며 부상자는 6352명이라고 밝혔다. NYT는 나스랄라가 사망했지만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인근에는 이스라엘의 폭격이 지속됐다고 전했다.
이날 네타냐후 총리는 "북부 주민을 안전히 귀환시키고 (전쟁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헤즈볼라에 대한 강한 공격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나스랄라를 제거하는 것이 필수 요건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아직 과업은 끝나지 않았다"고 추가 공세를 예고했다.
이같이 중동 일대에서 긴장 수위가 고조되는 양상은 가자전쟁이 오는 10월 7일로 1년을 맞는 시점을 앞두고 나온 것이다. 불과 두 달 사이 중동 내 친(親)이란 무장세력 연합체 '저항의 축'이 수장 2명을 잇달아 잃은 상황에서 이들의 맹주인 이란이 본격적으로 분쟁에 개입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이란과 중동 일대 시아파 무장단체들은 일제히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다짐했다.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성명을 통해 "레바논과 자랑스러운 헤즈볼라 지원에 나서는 것은 모든 무슬림의 의무"라며 헤즈볼라 지지를 선언했다. 그는 "사악한 (이스라엘) 정권에 맞서고 있는 이들을 돕기 위해 가지고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성명에서 "미국인들은 시온주의자들과 공모한 것을 부인할 수 없다"며 이스라엘에 무기를 지원해온 미국을 견제했다. 미국 NBC방송과 인터뷰한 이란 관리 모하마드 하산 악타리는 "우리는 1981년에 그랬듯 이스라엘과 싸우기 위해 레바논에 군대를 파병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이 흉악한 범죄에 대해 시온주의자와 이를 지원해온 미국 행정부에 책임을 묻는다"며 "저항의 지도자가 순교하면 더 용감하고 강하며 결의에 찬 새로운 세대 지도자가 그를 계승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예멘 반군 후티는 "레바논의 무자헤딘(성스러운 이슬람 전사) 형제와 모든 지원 전선에서 지하드(성전) 정신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무함마드 시아 알수다니 이라크 총리는 "시온주의자들이 레드라인을 넘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범죄"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방부도 중동에 병력을 증강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NBC방송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나스랄라 사후 이란·헤즈볼라의 가능한 움직임에 대비해 역내 미군 배치를 늘리는 방안에 관한 보고를 청취했다고 전했다. 중동 일대에 병력 4만명을 운용 중인 미군은 중동전쟁에 직접 나서지 않고 있지만 헤즈볼라 문제로 이란이 개입할 때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한편 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 등 서방 국가들은 전쟁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은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와 통화했다며 "우리는 유혈사태를 종식하기 위해 즉각적인 휴전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외무부도 "우리는 레바논에서 어떠한 지상 작전도 반대한다"고 전했다.
[진영태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8년간 받기만 해, 시언이 형 차 뽑아줬다”…기안84가 통 크게 쏜 ‘대형 세단’은? - 매일경제
- 달걀 한 알 독성 수치가 무려…‘죽음의 땅’ 된 이 도시, 가전제품 때문이라는데 [Books] - 매일경
- 남자가 좋아하니 아파도 참으라고? 이젠 싫어…1년에 美 여성 8만명이 받는다는 수술 - 매일경제
- 결혼 6개월 만에 세상 떠난 28세 유명 싱어송라이터...팬들 충격에 빠졌다는데 - 매일경제
- “저 모양이니 미혼모”...22기 옥순, 도 넘은 악플에 심경 고백 - 매일경제
- 4천만원 빚독촉 시달리자...여친에게 약 탄 술 먹여 수천만원 금품 훔친 남친의 최후 - 매일경제
- “평당 6275만원 찍었다, 반포 게섰거라”…서초까지 넘본다는 ‘이 지역’ - 매일경제
- [단독] “빵집 가면 가장 먼저 골랐는데, 더이상 못먹는다”...단종된다는 ‘상미종 생식빵’ -
- "흉기차 누가 타냐" 中댓글부대 정황 나왔다 - 매일경제
- 어깨 수술 선택한 김하성 “FA? 지금은 몸을 먼저 생각했다” [MK인터뷰]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