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시바 “아시아판 나토 창설…자위대 괌 주둔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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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일 일본 총리로 선출이 확실시되는 이시바 시게루 새 자민당 총재가 미국과 함께하는 아시아 국가들의 집단 안보연합체인 '아시아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창설하고 미국과 핵공유를 추진하며 미군 괌 기지에 일본 자위대 주둔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은 일본이 안보 분야에서 좀 더 주도적이고 자주적이어야 한다는 그의 지론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며, 미국과의 관계 및 미-일 동맹 강화에 중점을 둔 기존 일본 정부의 노선과는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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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일 일본 총리로 선출이 확실시되는 이시바 시게루 새 자민당 총재가 미국과 함께하는 아시아 국가들의 집단 안보연합체인 ‘아시아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창설하고 미국과 핵공유를 추진하며 미군 괌 기지에 일본 자위대 주둔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은 일본이 안보 분야에서 좀 더 주도적이고 자주적이어야 한다는 그의 지론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며, 미국과의 관계 및 미-일 동맹 강화에 중점을 둔 기존 일본 정부의 노선과는 차이가 있다.
본격적으로 추진되면 일본이 주도하는 중국 등을 견제하는 아시아 집단 안보체제에 한국이 참여하는 구도가 돼 논란이 불가피하다. 다만, 실현 가능성에는 의문의 목소리가 많다.
27일(현지시각) 미국 보수성향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 누리집에 올라온 ‘일본 외교정책의 미래’라는 글에서 이시바 새 총재는 “아시아에는 나토 같은 집단적 자위(방위)체제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상호방위 의무가 없어 전쟁이 발발하기 쉬운 상태”라며 “서방 동맹국이 중국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아시아판 나토의 창설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일본은 미·일 동맹 외에 캐나다·오스트레일리아·필리핀·인도·프랑스·영국과 준동맹국 관계에 있다”며 “한국과도 미·일은 안전보장 협력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이들 동맹 관계를 격상하면 아시아판 나토까지 장래에는 발전시키는 것이 가능해진다”고 적었다.
그는 이를 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자민당이 검토해온 ‘국가안전보장기본법’ 제정과 함께 전력 보유를 금지한 현행 평화 헌법 개정까지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본은 아베 신조 정부 때인 지난 2014년 헌법 해석 변경을 각의 결정(국무회의 의결)해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인정했고, 2022년 말 ‘안보 3문서' 개정 등을 통해 ‘반격 능력’이라는 이름으로 자위대의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선언했다. 하지만, 현행 평화헌법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어, 자민당은 헌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미-일 동맹을 대등한 동맹 관계로 바꾸자고도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일본을 지키는 의무’를 지는 대신 일본은 미군에 ‘기지 제공 의무’를 다하는 게 미·일 안보조약의 기본 구조였는데, 이런 ‘비대칭’을 고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영 동맹에 버금가는 '대등한 국가'로 미·일 동맹을 강화해 지역 안보에 기여하는 게 목표”라며 “미·일 안보조약을 ‘보통 국가’ 간 조약으로 개정할 조건이 마련됐다”고 적었다. 또한, 주일미군 지위 관련 협정인 미·일 지위협정을 개정하면, 자위대를 미군 동아시아의 핵심 기지 중 한 곳인 괌에 주둔시켜 억지력 강화를 도모할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일본이 독자적 군사전략을 갖고 미국과 대등하게 전략과 전술을 공유할 수 있을 때까지 안보 면에서 독립이 필요하다”고도 주장했다.
그가 이 기고를 허드슨 연구소에 보낸 것은 자민당 총재 선거 하루 전인 26일이라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총리’ 취임까지 염두엔 두고 한 주장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일본 안보 정책 및 자주성 강화라는 평소 지론을 잘 보여준다. 그는 자민당 총재 선거 과정에서 미국과의 핵 공유도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 쪽 반응이 냉담한 것으로 보이는 등 실현 가능성에는 의문의 목소리가 크다. 사브리니 싱 미국 국방부 부대변인은 27일 브리핑에서 이시바 새 총재가 미-일 지위협정 개정 주장을 펼치는 것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일본의 새 정부와 협력을 강화하기를 기대한다”고 했을 뿐 구체적인 답변은 하지 않았다.
마이니치신문은 “미·중 대립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과 대립을 강화할 국제기구에 얼마나 되는 국가가 참여하겠냐”며 “미국도 아시아판 나토 논의 자체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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