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지 않는 주인공의 80년 후 이야기

넷플릭스 '경성크리처 2'

넷플릭스 드라마 '경성크리처 2'의 한 장면.

일제강점기 말기를 배경으로 했던 한국식 크리처물 '경성크리처'의 두 번째 시즌이 찾아왔다. 지난 27일 공개된 '경성크리처 시즌2'(연출 정동윤)는 전 시즌에서 활약한 주인공과 새로운 악역들이 8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현대의 한국에서 이야기를 펼친다.

지난 시즌에서 나진(사람을 괴물로 만드는 기생충)을 삼켜 초인적 힘과 영원한 젊음을 갖게 된 채옥(한소희)은 2024년 서울에서 해결사 일을 하던 중 사랑했던 남자 태상과 꼭 닮은 호재(박서준)를 만난다. 촉수를 사용해 사람의 뇌를 파먹는 괴물 인간 승조(배현성)의 연쇄 살인 사건을 탐문하던 두 사람은 함께 사건의 흑막을 추적하며 사랑에 빠진다.

경성크리처 시즌2를 이끄는 중심축은 호재와 채옥의 로맨스다. 채옥은 태상을 빼닮은 호재를 만나 마음이 흔들리고, 호재는 채옥을 못 알아보지만 역시 알 수 없는 끌림을 느낀다. 호재가 모종의 사고로 인해 과거의 기억을 잃었다는 설정, 호재의 주변 인물들의 수상한 태도는 호재가 80년 전의 인물 태상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또 다른 축은 액션이다. 초인적 완력과 맷집을 가진 채옥은 촉수 괴물 승조, 닌자의 모습의 한 기이한 존재 등과 타격감 있는 격투를 벌인다. 해결사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호재 역시 화끈한 액션을 선보인다. 바이크를 탄 채 목표를 쫓고 185㎝의 장신으로 시원시원한 액션을 뽑는 박서준 배우의 연기가 특히 돋보인다. 거대한 괴물들이 등장하지만 비중은 크지 않다. 크리처물이지만 인간 또는 인간 형태의 괴물 간 액션이 강조된다.

기획 단계부터 시즌1과 함께 제작된 경성크리처 시즌2에서는 지난 시즌에서 풀리지 않았던 떡밥들이 회수된다. 시즌1의 과거가 자주 회상되고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얽혀 있어 시즌1을 보지 않은 사람은 다소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다. 시즌1의 비극과 로맨스를 감명 깊게 봤던 시청자와 시즌1부터 시리즈를 정주행할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김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