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조커에게 더 아픈 그녀가 찾아왔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게스트가 쏜 총탄에 MC가 맞아 즉사했다.
그 조커는 어떻게 됐을까.
악인으로서의 조커 이야기를 정신병리학적으로 새롭게 쓰며 글로벌 흥행 열풍을 일으켰던 영화 '조커'의 후속작 '조커: 폴리 아 되'가 개봉한다.
법정 드라마가 중심 서사인 이 영화에서 조커로 분장한 플렉은 '왜 살인을 저지를 수밖에 없었는지'를 판사와 배심원단에게 변론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생방송 중 MC 쏴죽인 광대
그의 2년 뒤 다룬 법정영화
호아킨 피닉스·레이디 가가
'정신병 커플' 완벽한 연기
인간의 정체성에 관한 질문
뮤지컬 요소는 몰입에 방해
게스트가 쏜 총탄에 MC가 맞아 즉사했다. 생방송 중이었다.
무명 스탠드업 코미디언인 게스트는 자신을 경멸조로 희롱하는 MC 머리통을 권총으로 날려버렸다. 피와 뇌수가 흐르는 무대에서, 그는 카메라를 보고 광기의 춤을 춘다. 그리고 '소름 끼치는 스타'가 된다.
여기까지가 한국에서만 관객 528만명을 동원한 토드 필립스 감독의 2019년 영화 '조커' 1편의 내용이었다. 그 조커는 어떻게 됐을까. 여전히 불행할까? 아니면 춤을 출까?
악인으로서의 조커 이야기를 정신병리학적으로 새롭게 쓰며 글로벌 흥행 열풍을 일으켰던 영화 '조커'의 후속작 '조커: 폴리 아 되'가 개봉한다. 최근 시사회에서 '조커: 폴리 아 되'를 면밀히 살펴봤다.
이 영화를 관통하려면 영화 부제인 '폴리 아 되' 의미부터 곱씹어야 한다. 폴리 아 되는 '공유정신병 장애'를 뜻하는 정신의학계 용어로, 해석하자면 '두 사람에게 함께 일어나는 정신병'을 뜻한다.
주인공은 아서 플렉(호아킨 피닉스). 그는 베테랑 MC 머레이 프랭클린을 포함해 4주 동안 5명(어머니 살인까지 포함하면 6명, 1편 내용)을 죽인 중범죄로 수용소에 수감됐고, 2년이 지났다.
플렉의 변호사는 성실한 자세로 치밀한 논리를 편다. "플렉은 고통을 극복하려 인격을 '조각'냈으며, 그의 살인은 그의 내면의 또 다른 자아(조커)가 저지른 일"이라는 변론이었다.
최악의 정신질환자가 모이는 수용소에서 치료를 받던 플렉은 좁은 어깨뼈가 다 드러날 정도로 메말랐다. 정신 역시 무기력하다. 그러던 어느 날, 부모가 있는 아파트를 방화한, 수용소의 여성 리 퀸젤(레이디 가가, 훗날 할리 퀸)은 플렉을 한눈에 알아본다. 1편에서 플렉이 던진 농담에 누구도 웃지 않았지만, 퀸젤은 플렉의 모든 농담을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엔 무기력했던 플렉은 점점 자기 심연의 '조커'를 끄집어내기 시작한다. 자신의 정신세계를 이해하는 퀸젤이 '조커'라는 자아를 자꾸 깨워서다. 두 사람은 '폴리 아 되', 즉 공유정신병의 상태다. 법정 드라마가 중심 서사인 이 영화에서 조커로 분장한 플렉은 '왜 살인을 저지를 수밖에 없었는지'를 판사와 배심원단에게 변론한다.
두 번의 반전이 관객을 기다리기에, 영화의 서사는 흠잡을 곳이 없을 정도로 놀랍다. 사회 구성원의 얼음 같은 냉대, 존재를 부정당한 출생의 비밀이 엮여 들어가면서 '조커' 1편의 관객은 2편의 서사에 담긴 상상력에 열광하게 된다.
다만 몰입을 방해하는 치명적인 요소가 있으니 바로 뮤지컬 장면들이다. 플렉과 퀸젤은 내면 상태를 말하기 위해 자주 노래를 부르는데, 치밀한 서사가 음악적 연출 이면에서 자꾸 엇박자를 내는 느낌이다. 호아킨 피닉스와 레이디 가가가 만들어내는 선율과 화음 자체는 훌륭하지만 '조커'의 서곡이 관객에게 보여줬던 '찬란한 악의 탄생기'의 긴장감은 유지되지 못한다.
그럼에도 '한 인간의 정체성이란 과연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란 '조커'의 질문은 여전히 매력적인 주제다.
한 인간의 절대악은 그 인간의 일부인가, 다르게 발생한 자아인가의 문제를 영화는 캐묻는데 이는 관객에게도 유효한 질문이 된다. '축 늘어진 어깨'의 플렉과 '춤추며 웃는 광대'로서의 조커 가운데 자꾸만 조커에게 마음이 기우는 건, 우리 안의 어떤 다른 자아가 "너 역시 다른 얼굴의 조커일 수 있다"고 속삭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10월 1일 개봉.
[김유태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달걀 한 알 독성 수치가 무려…‘죽음의 땅’ 된 이 도시, 가전제품 때문이라는데 [Books] - 매일경
- “8년간 받기만 해, 시언이 형 차 뽑아줬다”…기안84가 통 크게 쏜 ‘대형 세단’은? - 매일경제
- 결혼 6개월 만에 세상 떠난 28세 유명 싱어송라이터...팬들 충격에 빠졌다는데 - 매일경제
- 163cm에 43kg 다이어트 성공하더니...탄탄한 몸매 공개한 개그우먼의 정체 - 매일경제
- “저 모양이니 미혼모”...22기 옥순, 도 넘은 악플에 심경 고백 - 매일경제
- “평당 6275만원 찍었다, 반포 게섰거라”…서초까지 넘본다는 ‘이 지역’ - 매일경제
- 7월에도 가요무대 ‘엔딩무대’ 섰는데...‘청춘의 꿈’ 김용만, 한 달 전 떠난 아내 곁으로 - 매
- [단독] “빵집 가면 가장 먼저 골랐는데, 더이상 못먹는다”...단종된다는 ‘상미종 생식빵’ -
- 4천만원 빚독촉 시달리자...여친에게 약 탄 술 먹여 수천만원 금품 훔친 남친의 최후 - 매일경제
- 어깨 수술 선택한 김하성 “FA? 지금은 몸을 먼저 생각했다” [MK인터뷰]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