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 실린 금투세 유예… `짝꿍` 가상자산 과세는?
기본공제 상향 등 보완 필요성도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 여부에 코인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역시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유예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가상자산 과세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기 때문이다.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을 맡고 있는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가상자산 과세를 현행 2025년 1월1일 시행에서 2028년 1월1일로 3년간 유예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지난 7월 같은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가 이달 23일 철회한 지 3일 만이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 4월 총선 전부터 가상자산 투자 소득 과세를 가상자산 기본법 구축 전까지 연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최근 유예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금투세와 '세트'로 인식되는 가상자산 과세 역시 여당에서 유예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2024년 정부 세법개정안'에는 가상자산 과세를 오는 2027년까지 2년 유예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기존 '3년 유예'에서는 한발 물러섰지만 유예 기조 자체는 바뀌지 않았다.
가상자산 소득세는 가상자산 양도 또는 대여에 따른 소득(기본공제 250만원)에 20% 세율로 소득세를 분리 과세하는 제도다.
가상자산 투자를 통해 연간 1000만원의 수익을 냈다고 가정하면, 기본공제 250만원을 제외한 750만원의 22%(지방세 포함)인 165만원을 소득세로 납부해야 하는 셈이다.
2020년 12월 도입된 가상자산 과세는 당초 2022년 시행 예정이었으나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 인프라가 완전히 구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1년 유예, 이후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체계 마련의 필요성 등을 이유로 다시 2년 유예돼 오는 2025년 시행으로 밀린 상황이다.
그간 '여소야대' 국회 의석 구조 상 세법개정안의 국회 통과는 난제로 꼽혀왔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4월 총선 당시에도 가상자산 과세를 유예하는 대신 공제 한도를 현행 250만원에서 5000만원까지 늘리고 손익통산과 손실이월공제를 도입하는 방식으로 가상자산 과세 제도를 손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여야를 막론하고 금투세 유예론에 무게가 실리면서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주 금융투자소득세 논의를 위한 의원총회 개최를 예고했다. 30일 열리는 최고위원회와 고위전략회의에서 금투세 당론을 결정하기 위한 의총 개최를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여당의 가상자산 과세 유예 카드가 다수 야당의 국회 문턱을 넘을지는 의문"이라면서도 "가상자산 과세 유예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모이고 있고, 무엇보다 가상자산 과세와 '세트'로 묶이는 금투세 역시 유예 가능성이 커진 만큼 함께 유예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2024 국정감사 이슈분석'을 통해 "가상자산은 주식처럼 경쟁매매 방식으로 거래되고 있고, 투자자들에게 주식과 유사한 투자대상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즉각적인 현금교환 및 반복적인 매매라는 점에서 주식과 유사한 측면이 존재한다"며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시 과세형평성 등을 감안해 가상자산소득 과세도 유예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짚었다.
이번 세법 개정을 통해 가상자산 과세가 유예된다고 하더라도 여러 과제들이 남아있다. 전문가들은 세제 도입 전 결손금 이월 공제, 기본공제 상향, 신고납부 시스템 구축 등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가상자산 과세는 기타소득으로 분류되는 만큼 금투세와 달리 다른 투자 손익과의 통산이 허용되지 않고 가상자산 결손금에 대한 이월공제 역시 불가능하다.
안성희 카톨릭대 회계학과 교수는 기재부의 가상자산 과세 개정안에 대해 "유예 결정 이후에는 2년 동안 결손금 이월공제 허용이나 기본공제금액 확대 같은 과세 형평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관련 시스템 정비도 필수적"이라고 했다.
해외 주요국 중에는 미국, 일본, 영국 등이 자본이득세(미국, 영국)·기타소득(일본) 등의 명목으로 가상자산에 세금을 물리고 있다. 미국은 보유기간에 따른 장기·단기 이득세가 차등 적용되며, 일본은 가상자산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최대 55%의 누진세를 적용하는 점이 특징이다. 또 미국과 영국은 일정 기간 손실을 이월하거나 손익을 통산할 수 있는 반면 일본은 손실 이월 공제를 허용하지 않는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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