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보호구역에 관한 저마다의 시선…홍성일 ‘어떤 보호구역’ 사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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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로 이뤄진 가상의 보호구역이 있다.
눈에 띄지 않는, 쓸모없다고 터부시되는 것들은 이 보호구역 안에 들어감으로써 다시 한 번 주목 받고 저마다의 관점으로 해석된다.
40년간 자연 경관을 담아온 홍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자연에 있는 사물에 가상의 보호구역을 설정한 신작 '어떤 보호구역' 시리즈를 펼쳐 보인다.
작품 '#22'엔 살아있는 녹색 풀과 낙엽이 한 프레임에 담겨 있지만, 낙엽이 보호구역 안에 들어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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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로 이뤄진 가상의 보호구역이 있다. 눈에 띄지 않는, 쓸모없다고 터부시되는 것들은 이 보호구역 안에 들어감으로써 다시 한 번 주목 받고 저마다의 관점으로 해석된다.
수원의 원로 사진작가 홍성일이 30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수원시가족여성회관 갤러리에서 ‘어떤 보호구역’ 사진전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선 가상공간을 두고 편견의 벽을 허무는 홍 작가의 작품 30점이 관람객을 만난다.
40년간 자연 경관을 담아온 홍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자연에 있는 사물에 가상의 보호구역을 설정한 신작 ‘어떤 보호구역’ 시리즈를 펼쳐 보인다. 눈에 띄지 않고 쓸모없는 듯 보이는 피사체에 보호구역을 설정함으로써 관점의 차이를 지적하는 시리즈다.
작가는 흰 끈을 가지고 다니며 많은 이들의 관심 밖에 있는 사물을 네모로 둘렀다. 이는 작가가 설정한 일종의 보호구역 역할을 한다. 작가는 자연 속 인위적인 물체나 역할을 다하고 남겨진 사물에 보호구역을 설정했다. 작가는 보호구역 안에 있는 사물을 사회 속 약자에 빗대 주목받지 못하는 이들을 돌아보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작품 ‘#8’은 나무 판자에 달린 한 경첩 인근을 네모난 보호구역으로 설정했다. 작가는 눈에 띄지 않는 이 경첩이 판자와 판자를 연결해 결국 전체의 피사체를 완성하는 숨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들판에 있는 철근 조각에 보호구역을 설정한 ‘#17’ 역시 자연을 오히려 보호구역 밖으로 배치, 주객을 전도해 고정관념을 깨뜨렸다.
홍 작가는 “우리는 흔히 의심없이 포퓰리즘을 쫓거나, 잘못된 관행이 있어도 깨뜨리려는 노력을 하지 않을 때가 있다”며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당연시하지 않고, 강자와 약자를 서로 다르게 배치해 사고의 틀을 깨보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말했다.
작품 ‘#22’엔 살아있는 녹색 풀과 낙엽이 한 프레임에 담겨 있지만, 낙엽이 보호구역 안에 들어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작가는 쓰임을 다하면 버려지는 것들을 낙엽에 빗대 노인 소외, 환경 문제 등을 돌아보게 했다.
이와 함께 홍 작가는 물 속의 작은 송사리를 보호구역 안에 둬 주변의 피라미 등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하는 약자로 표현했다. 작품 ‘#30’은 수면에 비친 햇빛과 일렁이는 물결 등이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이번 전시엔 하나의 화면을 4분할로 연출해 시각적·디자인적인 효과를 전달하는 대형 작품도 만날 수 있다.
홍성일 사진작가는 “관람객들이 보호구역 밖의 대상을 주요 피사체로 바라볼 수도 있다. 작가는 화두를 던질 뿐 최종판단은 관람객에게 있는 것”이라며 “전시를 보는 이들이 편견을 허물고 사고의 틀을 넓히는 시간을 갖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보람 기자 kbr13@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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