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현역 마무리, 한화 정우람 “팬분들 많이 웃게 해드리지 못했는데··· 사랑만 받고 갑니다”[일문일답]
KBO 역대 최초 투수 1000경기 출장 기록을 세우며 지난 18년간 마운드를 지켜왔던 한화 정우람(39)이 현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다. 29일 대전 NC전이 정우람의 프로 1005번째 경기이자 마지막 경기다. 그간 1004경기를 불펜으로만 나섰던 정우람이 은퇴 경기는 선발로 나선다. 한화의 2024시즌 마지막 경기, 그리고 정우람의 프로 마지막 경기를 지켜보기 위한 팬들이 이미 대전 구장을 가득 메웠다. 대전이글스파크 중앙출입구 벽면을 비롯해 경기장 안팎 곳곳에는 ‘LAST DANCE with 57’이라는 문구와 함께 정우람의 사진이 걸렸다. 57는 정우람의 등번호다.
정우람은 2004년 SK(현 SSG)에서 데뷔했다. ‘SK 왕조’의 불펜 중추로 활약하며 2015시즌까지 12년 동안 3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한화로 이적한 2016시즌부터도 꾸준히 활약했다. 지난해 KBO 역대 최초로 투수 1000경기 출장 기록을 세웠다. 이번 시즌은 플레잉코치로 뛰면서 1군 등판 없이 2군에서 선수 지도에 열중했다. 지난 15일 그는 현역 은퇴를 발표했다. 은퇴식 날짜를 두고 선수 본인과 구단 모두 고민이 컸지만, 한화의 5강 싸움이 막을 내리면서 홈에서 시즌 마지막 경기가 열리는 이날로 행사를 잡았다.
정우람은 경기 전 현역 선수로 마지막 회견에서 몇 차례나 말문이 막혔다. 아침부터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20년이 다 되도록 이어온 지난 역사에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정우람은 “팬분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대전에 왔는데, 많이 웃게 해드리지 못했다. 사랑만 받고 가는 것 같다”고 은퇴 소감을 전하며 눈물을 훔쳤다. 이하 정우람의 은퇴 회견 일문일답.
-야구장 오면서 기분은 어땠나
“태어나 처음 느끼는 기분이다. 긴장도 많이 되더라. 1년 만에 대전구장에 출근하는데 슬프지만 한편으론 설레더라. 어릴 때 한국시리즈 1차전 앞두고 출근하는 기분 비슷했다. 뭉클하기도 하고.”
-1005번째 경기 만에 선발 투수다
“좀 서프라이즈였다. 1004경기를 뛰는 동안 선발은 한번도 없었는데, 은퇴식 날 맨 먼저 나갈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지금도 (등판까지) 시간이 얼마 안 남아서 그런지, 선발은 또 이런 기분이구나 싶다.”
-은퇴 결심하고 어떤 기분이었는지
“하…. 2016년에 한화로 오지 않았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대전에 왔는데, 9년 동안 팬분들을 많이 웃게 해드리지 못했다. 사랑만 받고 가는 것 같다. 그게 제일 아쉽다.”
-은퇴 결심하고 계속 울었나
“아침에 눈물이 많이 나더라. 은퇴사 준비하면서 눈물이 났다. 지인들, 동료들, 친구들 여러사람들이 마지막을 축하해줬다 그래서 눈물이 났다.”
-어떤 선수였다고 생각하는지
“꾸준히 많이 오르다보니 오래하게 됐고, 오래하다 보니 사람들이 인정해줄 수 있는 뭔가가 있지 않았을까. 그렇게 인정 해주시면 좋겠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너무 많은데. 2018년 한화가 가을야구 결정했을 때 다들 너무 기뻐하던 장면이 떠오른다. 플레이오프에서 떨어졌지만, 팬분들이 야구장 버스 뒤에서 고생했다고 격려해 주셨다. 이겼을 때도 좋았겠지만 그때 생각이 많이 난다. 그리고 작년, KBO 최초로 1000경기 했을 때. 후배들이 진심으로 축하를 해주던게 기억에 많이 남는다.”
-고마운 분들은
“제일 오래 함께한 감독님은 다 아시다시피 김성근 감독님이다. 김 감독님이 저를 채찍질 해주셔서, 제가 오래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진 것 같다. 한화와서도 2018년 가을야구 할 수 있도록, 마무리 투수로 멋진 모습 보일 수 있도록 잘 관리해주시고 팀을 이끌어주신 한용덕 감독님도 고맙다. 김경문 감독님과 함께 선수 생활을 하지 못한 건 아쉽다.”
-한 타자만 상대하고 내려가는데
“현역 때처럼 좋은 공이 나온다면 거짓말이고, 그래도 마지막 순간을 팬분들 위해 준비 했다. 최대한 진심을 담아서 쏟아내겠다. 한 타자에 모든 걸 담아보겠다.”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진심으로 한화를 생각해줘서 너무 고마웠다. 저 역시 후배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갔다. 그 진심이 모여서 은퇴식도 할 수 있고, 팬분들도 와주셨다고 생각한다. 진심으로 후배들 잘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응원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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