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회담? 전화는 한 번 받아…재보선, 2차 심판의 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사스페셜-정운갑의 집중분석]
이재명 대표 첫 단독 인터뷰 “성장이 더 중요, 지속적 성장해야 일자리와 미래가” “과격한 좌파? 보수에 가까운 실용주의자…쉽고 작은 일부터” “금투세, ‘지금하면 안 돼’하는 정서 있어…조만간 결정” “조국혁신당, 경쟁은 하되 대결 쪽으로 안 갔으면” “경쟁하더라도 때가 되면 힘 합쳐야” “재보선 의미? 2차 심판…정권에 대한 신임 심판” “전부 거부? 입법권 국회 존재 자체 부정…민주주의 위기” “검찰 개혁 ‘불가능’…100% 거부하지 않을까” “균형감각, 절제, 공정성 매우 부족…너무 거칠고 불편” “목표는 개혁적인데 과정은 혁명적…싫어도 만나야” “정치가 전쟁이 돼, 난도질당하는 가족 가장 가슴 아파” “재판결과? 사법부 신뢰, 사필귀정 한다고 생각” “‘2국가론’ 그런 소리 하면 안 돼, 통일은 버릴 수 없는 가치” “연금 개혁, 모수 개혁이라도 하고 구조개혁 등 추가 협의해야” “영수회담? 기다려 봐야죠…전화는 한 번 받아” “대선? 한참 멀어…많은 말씀 들으려 노력” “국민은 하늘, 어머니 같은 존재” “서로 존중하고 인정받는, 함께 사는 세상”
■ 프로그램: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 (시사스페셜) ■ 방송일 : 2024년 9월 29일 (일요일) 오후 3시 30분 ■ 진 행 : 정운갑 앵커 (논설실장) ■ 출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기사 인용 시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시사스페셜)’ 출처를 반드시 밝혀주시길 바랍니다.
[오프닝]
정운갑 > 요즘 건강은 어떠세요?
이재명 > 건강 아주 좋습니다.
정운갑 > 추석 보름달 보면서 어떤 생각하셨어요?
이재명 > 어머니 생각했지요.
정운갑 > 김혜경 여사 요리 실력이 대단하다고 하던데요. 최근에 보니까 요리책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고요. 추석 연휴 기간 동안에 요리 실력 좀 발휘해 주셨습니까? 이재명 > 추석 때는 제가 고향에 가는 바람에요. 평소에 아주 많이 즐기고 있습니다.
정운갑 > 실제로 실력이 대단하신가 봅니다?
이재명 > 실제로 음식 잘해요. 제가 놀랄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사실 제가 결혼할 때는 밥도 잘 못 하는 사람이었거든요. 어느 날 보니까 많이 바뀌었더라고요.
[인터뷰]
정운갑 > 의료 대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정치권은 10월 16일 기초단체장 재·보궐 선거 준비에 한창인데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이재명 > 네, 반갑습니다.
정운갑 > 이재명 대표 체제 2기가 출범한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지도부 인선 등 당 진영도 새롭게 꾸렸고요. 곧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입니다. 어떤 점에 역점을 두고 계신지요?
이재명 > 사실 이제 저희는 야당이니까 집행 권한을 가지고 있는 집권당은 나뉘어서 뭘 어떻게 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기에는 많이 부족합니다. 기본적으로 야당의 역할로 국정에 대한 감시 견제 역할을 해야 할 테고. 또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그래도 저희가 대안도 내고 또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 또 우리 국민들의 민생에 관한 정책들 이런 것들도 많이 챙겨보려고 합니다.
정운갑 > 최근 다양한 분들과 소통하시더라고요. 정치인뿐만 아니라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도 예방했고, 범보수로 분류되는 인사 등 다양합니다. ‘대권주자로 입지를 다지기 위한 행보 아니냐’ 이런 얘기가 뒤따릅니다.
이재명 > 아직 대선은 한참 멀었습니다. (웃음) 한참 멀었고요. 정치라고 하는 게 기본적으로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합니다. 자기주장만 한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또 상대의 주장도 들어야 하고, 특히 정치적 이해관계가 없는 그런 분들의 말씀은 정말로 중요하죠. 저희가 이제 우리의 입장과 같은 사람들 이야기는 워낙 많이 들으니까 그렇지 않은 분들, 상대의 이야기도 저희가 듣기 위해서 우리 한동훈 대표님도 만나 뵙고 하기도 하지만 종교 지도자나 또는 사회, 시민 사회의 원로 이런 분들도 찾아뵙고. 가능하면 좀 많이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정운갑 >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 만났는데요. 당시 나눴던 얘기들, 약속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궁금하고요. 그때 윤 대통령이 ‘자주 만나자’, ‘격의 없이 소통하자’ 이렇게 제안한 걸로 아는데요. 추가 영수회담 제안, 아직 못 받으셨지요?
이재명 > 당시에 우리 국민들께서는 기대를 많이 하셨는데 제가 대통령님과 만나서 서로 약속한 건 한 개도 없습니다.
정운갑 > 그렇군요.
이재명 > 약속을 못 했습니다. 아직까지도 당시에 국민연금 개혁 문제, 또는 의료 개혁 문제 이런 문제에 대해서 잠시 대화하기는 했는데 일정한 합의를 하거나 이런 걸 못 했던 게 아쉬웠고. 그 후에 자주 연락하자고 했는데 제가 전화를 한 번 받기는 했습니다.
정운갑 > (전화를) 한 번 받았습니까?
이재명 > 갑자기 왔더라고요. 그래서 그때가 병원에 치료받으러 갈 때인데 치료 잘 받으시라고 전화 한번 하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자주 뵙고 싶기는 한데 어쨌든 국정이 바쁘실 테고, 또 여러 가지 사정들이 있을 거라서 쉽지는 않을 거라고 이해는 합니다. 그래도 특히 최근에는 여러 가지 현안들이 많이 꼬이고 있기 때문에 한 번쯤 뵙기는 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쨌든 여러 가지 사정들이 있으실 테니까 또 기다려 봐야죠.
정운갑 > 윤석열 정부 전반기가 지났는데요. 지난 시간을 평가한다면 어떻습니까?
이재명 > 아직 반 안 지났습니다. 그게 이제 당선 기준으로 하면 2년 6개월 된 것 같은데 그렇게 취임 기준으로는 아직 절반이 되려면 꽤 많이 남았습니다. 제가 이런 계산을 하고 있는 게 좀 이상하긴 합니다. 저는 좀 잘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 지금까지도 했고 또 앞으로도 좀 잘했으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이게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결국은 우리 정치인들은 다 남의 일을 하는 겁니다. 맡겨진 일, 거기에 또 개인이나 이런 게 아니고 사실 우리 국민들께서 이 나라 운명을 맡겨놓은 것이어서, 또 내 상대일지라도 잘해야 우리 공동체가 또 우리 국민들이 더 나은 삶을 누릴 수가 있지 않습니까? 아쉬운 게 많긴 하죠. 좀 더 개선이 좀 됐으면 하는 그런 기대도 가지고는 있습니다.
정운갑 > 일각에서는 ‘민주’와 ‘공화’의 위기라는 얘기를 합니다. 그 점은 어떻게 보세요?
이재명 > 사실은 가장 근본적인 걱정거리죠. 그러니까 일시적인 정책의 혼선 또는 부족함 이런 것들은 또 얼마든지 교정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체제와 시스템의 문제, 특히 공화정 자체의 문제, 민주주의 시스템 자체의 문제는 한 번 무너지면 복구하기가 어렵습니다. 저는 특히 국민이 맡긴 권력 행사에서 균형 감각, 공정성 또 절제 이런 게 매우 중요하다고 보는데, 그런 측면에서 매우 많이 부족하다, 너무 거칠다, 매우 불편하다. 그리고 억울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나 영역이 상당히 있겠다. 왜냐하면 동일한 잣대를 적용하지 않으니까요. 사람들은 그런 얘기가 있지 않습니까? 가난해서 힘든 게 아니고 불균등해서 힘들고, 그런 옛말도 있는데... 저는 윤석열 정권이 윤석열 대통령께서 좀 이렇게 균형 감각, 절제 그리고 국가와 국민들의 삶에 대한 관심과 애정 이런 걸 좀 더 가져주셨으면 어떨까 싶은 생각을 많이 합니다.
정운갑 > 의정 갈등이 지금 8개월째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 대표께서 지난 22일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과 만났는데 ‘여야의 협의체’를 제안했습니다. 여당은 정부가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국민 불안이 큰 의정 갈등 문제, 이건 어떻게 풀어야 합니까?
이재명 > 제가 사실 영수회담 때도 이 얘기를 가장 중요한 의제로 말씀을 드렸습니다. 예상되는 일이었거든요. 의료 개혁 필요하죠. 의대 정원 증원 필요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게 개혁이기 때문에, 혁명이 아니고 개혁이기 때문에 정말로 많은 절차와 과정이 필요해요. 그래서 개혁은 혁명보다 힘들다고 하죠. 그런데 이 정부의 업무 처리 방식을 보면 안타깝게도 목표는 개혁적인데 과정은 혁명적이에요. 국민들의 의사를 존중하거나 아니면 진지하게 들어주거나 힘들더라도 대화하고 타협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그 과정이 다 생략됩니다. 권력, 즉 힘을 이용해서 밀어붙이죠. 이렇게 되면 저항이 극심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고통이 따르죠. 그리고 피해가 발생합니다. 이미 예상된 일인데 너무 거칠게 급격하게 이렇게 다뤘기 때문에 사실 이렇게까지 안 와도 될 일이 여기까지 왔습니다. 문제는 앞으로 그럼 개선될 가능성이 있느냐 문제는 더 위험한 상태죠. 정치는 주장하다가 안 되면 안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주장으로 끝나면 안 되는 곳이에요. 거기는 책임을 끝까지 져야 하는 곳입니다. 그러니까 누군가가 저항하면 미워도 싫어도 만나야 해요. 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괴로워도 멱살도 잡혀야 해요. 그런데 안 만나려고 해요. 그래서 저희가 얘기한 게 의제에 제한을 두면 안 만나겠다고 하니, 얘기는 할 수 있지 않냐 그게 무슨 뭐 뭘 보장하라는 것도 아니고.
정운갑 > 선택 결정은 정부가 나중에 하면 되는 거죠.
이재명 > 결정은 나중에 하는 거니까 2025년도 정원 문제가 사실은 의료계 입장에서는 황당할 수 있죠. 지금 정원이 3천 명인데 갑자기 2천 명을 늘리고 그러면 그 현장에서 어떻게 감당합니까? 사실은 그 문제도 만약에 2천 명을 5년 동안 1만 명을 늘린다고 하면 좀 골고루 펴서 1천 명씩 10년을 할 수도 있고, 700명씩 15년 할 수도 있거든요. 그런 방식들을 유연하게 적용해야 하는데 갑자기 2천 명 1,500명 이러니까 저항이 극심하잖아요. 그래서 대화하려면 올해에 뽑는 2025년도 정원 얘기도 논의의 대상으로 할 수 있다. 그걸 꼭 번복하라는 게 아니고 얘기를 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얘기를 안 하겠다는 거예요. 그 얘기를 하면 안 만나겠다, 이런 태도니 대화가 안 되는 거예요.
정운갑 > 이달 초에 정부가 연금 개혁안을 내놓았습니다. 보험료율을 9%에서 13%로 올리고, 세대별로 인상 속도를 다르게 적용하겠다는 건데요. 이에 대해서 민주당은 ‘세대 간 갈라치기’라며 부정적 입장입니다. 이 대표가 생각하는 연금 개혁 방향은 어떤 겁니까?
이재명 > 이 연금 개혁이라고 하는 게 어렵지 않습니까? 어려운 이유는 이렇게 해도 욕을 먹고, 저렇게 해도 비판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선택을 할 게 어렵습니다. 그래도 해야 하는 일이죠. 그래서 이건 반드시 정답이 있는 건 아니에요. 결국 선택과 결단의 문제인데 저는 이미 저번 국회 임기 때 한번 합의를 사실상 했거든요. 예를 들면 13%로 보험료율을 9%에서 올린다, 그리고 소득대체율을 44%로 한다. 여야 간에 의견이 거의 일치했고, 민주당은 13%는 인정하는데 44는 도저히 안 되겠다, 50으로 하자, 50%는 보장하자. 안 된다, 그럼 45%는 하자. 이러고 있는 상황에서 그래서 제가 여당 안대로 44% 그냥 받자라고 해서 제가 대통령 영수회담 때도 말씀을 드리고 여당에도 얘기했는데 저는 받을 줄 알았거든요. 저희는 욕을 먹을 각오하고 수용하기로 했는데, 구조개혁 문제를 같이 얘기 안 하면 안 한다, 이렇게 하는 바람에. 예를 들면 기초연금하고 통합 문제, 퇴직연금하고의 통합 문제를 복잡하니까 한꺼번에 하자고. 그러니까 제가 볼 때는 결국 안 하자는 얘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하튼 1차 실패했고, 저는 이거라도 모수 개혁 이거라도 처리했어야 된다고 보거든요. 지금이라도 저는 그렇게 하면 좋겠어요. 연금이 가지는 특성이 두 가지가 있는데 돈을 많이 버는 사람과 적게 버는 사람들 사이에 연대 좀 더 내고 덜 내고 같이 받고 이런 조정이 있지 않습니까?
정운갑 > 그분들도 나중에 나이가 드니까요.
이재명 > 세대 간 연대라고요. 그런데 세대 간에 차별을 두면 연대가 깨지지 않습니까? 과연 그러면 제대로 내겠느냐, 저는 합의도 안 될 거라고 봐요. 국민들도 지금 반대가 더 많지 않습니까? 이것도 결국은 말로는 하자고 하면서 실제로는 안 할 의사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만하다. 저는 전에 합의된 대로 일단 13% 보험료율을 올리고 44%로 소득대체율 사실상 합의됐으니, 그걸로 일단 하고 구조개혁 문제나 보안 문제 또는 연금에 대한 국가 책임 문제 이런 거는 또 추가적으로 협의해 나가자라는 입장입니다. 한꺼번에 어떻게 다 하겠어요? 가능한 것부터 쉬운 것부터 할 수 있는 것부터 빨리하는 게 저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운갑 > 이 대표는 민생, 먹사니즘을 강조하고 계십니다. 먹사니즘의 핵심은 어떤 건가요?
이재명 > 그런 얘기 있지 않습니까?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얘기인데, 다 먹자고 하는 얘기인데 뭐 그런 얘기 있잖아요. 그런데 지금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의 삶이 되게 사실은 안 좋습니다. 지금 현재 당장도 문제지만 미래가 나아질 것이냐라고 물으면 사실은 아니라는 쪽이 훨씬 더 많죠. 사실은 우리 국장님이나 저나 어려운 시기이긴 한데, 미래가 더 나아질 것이다라고 믿어지는 세상을 살았잖아요. 희망 있는 세상 꿈 있는 세상을 살았는데 지금은 절대적인 빈곤은 벗어났는데 우리의 삶이 미래가 또는 내 자녀들의 미래가 나보다 더 나을까라고 생각하면 매우 긍정적이지 못하죠. 이게 제일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희망을 만들어 줘야죠. 이 저출생의 원인도 사실은 미래가 없기 때문이거든요. 그래서 먹고사는 문제 이게 정치가 챙겨야 할 가장 근본이다. 먹사니즘은 어쨌든 생존과 안전의 문제 더하기 더 나은 삶 또 행복한 삶을 위한 경제와 민생이죠. 저는 그래서 우리 민주당도 소위 개혁적인 진보적 정당이라고 하면 보통은 분배 얘기를 많이 한다고 생각하시는데, 저는 그것보다는 성장이라고 하는 게 더 중요하다. 지속적 성장이라는 게 가능해야 일자리도 생기고, 미래도 생기고 우리가 주장하는 기본 사회를 위한 충분한 생산력도 담보가 된다. 저는 결국 경제를 살리는 게 핵심이라고 봅니다.
정운갑 > 경제, 성장하는 게 중요하다, 이 점을 강조하시는 거군요?
이재명 > 그리고 그 속에 알맹이로는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 우리 다음 미래 세대는 사실 과학기술의 시대거든요. 소위 챗GPT 무섭지 않습니까? 그다음에 재생에너지 여기에 대한 대대적인 국가 투자가 필요할 때죠, 지금은.
정운갑 > 추석 연휴 직후에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김건희 여사와 채 해병 관련 특검법이 통과됐습니다. 대통령은 또다시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여지는데요. 입법과 거부권 행사, 언제까지 이렇게 도돌이표 상황을 국민들이 지켜봐야 하는지... 해법은 없을까요?
이재명 > 해법은 결국 국민들이 내시게 될 겁니다. 이 나라가 말씀하신 것처럼 민주공화국이고 이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기 때문에. 그리고 제가 자주 말씀드리는 것처럼 결국 정치는 정치인들이 하는 것 같아서 결국 국민이 하는 겁니다. 사실 비정상이죠. 국회가 하는 모든 입법을 여당이 동의하지 않으면 대통령이 전부 거부한다? 있을 수 없는 일이죠. 그건 국회의 입법권 국회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겁니다. 산하기관으로 여기는 거죠. 행정부의 산하기관, 행정부가 동의하지 않으면 국회는 법을 못 만들어요. 지금 이렇게 돼 있는 거거든요. 그렇다고 저희가 정부가 또는 대통령이 반대하니까 하지 말아야지, 이럴 수는 없지 않습니까? 저희는 끊임없이 시도하고 또 거부하면 또 거부하는 데 대한 대안을 만들고, 결국 국민들께 보여드릴 수밖에 없죠. 정말로 안타까운 국력 낭비의 현실인데. 그러나 또 그런 정쟁적인 영역의 일도 저희가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정쟁적 요소가 없는, 또는 적은 민생적 요소에 관한 입안, 법안들도 많이 준비하고 있습니다.
정운갑 > 야권에서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제한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 이런 의견들도 나오던데요?
이재명 > 제안하는 입법을 거부하겠죠. 이게 정말 답답한 일인데 저는 지금 이거는 행정 독재라고 봅니다. 국회의 존재를 완전히 무시한 거죠. 지금 모든 동의하지 않는 법안을 거부하는 것은 입법 거부권 남용입니다. 특히 국민들께서도 다 상식적으로 이해하시지만, 자기나 가족들의 이해가 걸려 있는 데는 주어진 권한을 행사하면 안 된다. 상식이잖아요. 그 이해충돌 방지법에도 있죠. 그런데 대통령은 가족 또는 본인이 관련되어 있을 법한 그런 일들에 대한 법률은 다 거부하죠. 그뿐만이 아니라 여당이 찬성하지 않은 모든 법을 거부해 줄 테니 거부권을 무기로 싸워라, 이렇게 말씀하시니. 이렇게 해버리면 국회는 존재할 수 없는 거죠. 정치가 사라지죠. 오로지 행정 권력에 의한 일방적 지배만 남게 됩니다. 이건 정말로 위험한 아까 말씀하신 공화정의 위기, 민주주의의 위기죠.
정운갑 > 오는 16일 기초단체장 재·보궐 선거가 있습니다. 서울시 교육감 선거도 있고요. 호남에서 조국혁신당과 지금 경쟁하고 있는데요. “만약 결과가 조금 이상하게 나오면 민주당 지도체제 전체가 위기를 맞을 수 있다” 그런 언급을 하셨어요?
이재명 > 위기까지는 아니겠지만...
정운갑 > 이번 재·보궐 선거 의미, 어떻게 보세요?
이재명 > 저는 2차 심판이다 이렇게 생각하죠. 물론 이제 해당 지역의 행정 책임자를 뽑는 작은 선거이기는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선거가 가지는 본질적 의미, 신임이잖아요. 권력을 부여하고, 권력을 회수하고 이건 아까 말씀하신 민주공화국의 소위 대의민주주의의 핵심 시스템이죠. 지금 전국에서 기초단체장 4곳 선거가 있는데 호남에서 2곳, 강화도에서 1곳, 부산에서 1곳 이렇게 있습니다. 역시 분명한 것은 투표이기 때문에 정권에 대한 신임 또는 심판 성격이 제일 크고 두 번째는 이제 지역 행정관을 뽑는 것이죠. 지금 호남에서 조국혁신당, 혁신당 열심히 하고는 있는데 저희가 어쨌든 선거는 선거고 경쟁은 경쟁하는데, 이게 대결이나 이런 쪽으로 안 가면 좋겠어요. 우리는 사실은 앞을 향해서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정운갑 > 지난 대선 때 이 대표와 윤 대통령의 경쟁에서 0.73% 포인트 표 차이로 승부가 갈렸는데요. 방금 말씀하셨듯이 조국혁신당과 경쟁하고 있지만 향후 대선에서는 범야권이 결집해야 하는 것 아니냐, 이런 얘기가 나옵니다. 좀 이른 얘기입니다만 대선을 앞두고 조국혁신당 등 소위 범야권 후보 단일화도 염두에 두고 계신지요?
이재명 > (웃음) 아직 멀었다니까요. 이게 사실 대선 얘기를 하기는 너무 섣부르죠. 섣부르고 지금은 그것보다는 지금 이 뒤틀어져버린, 정말 망가져 가는 대한민국 정치를 어떻게 되살릴 거냐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0.73% 얘기하는데 그 의미 없는 수치예요. 한 표로도 건 진 거죠. 압도적으로 졌든 간발의 차로 졌었든 승자가 결정됐고 그 승패에서 저는 물론 우리 더불어민주당은 졌고 국민으로부터 선택받지 못했고 그 책임은 가장 크게 저한테 있고 또 그 부족함을 메우려고 노력해야 하고요. 그 부족함 중에 한 부분이 어쩌면 우리 내부의 단합의 부족함 아닐까라는 측면에서 보면, 평소에는 경쟁하더라도 또 때가 되면 힘을 합쳐서 국민들의 선택을 받도록 노력해야 하겠죠. 지금과 같은 이런 정말 수용하기 어려운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비정상적인 정치 비정상적인 국가운영을 그대로 방치할 거냐라는 점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는 변화를 원하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해야 하겠죠. 그런데 그건 나중 일이고 지금 아직 절반도 안 됐는데요.
정운갑 > 최근 금융투자 소득세, 금투세를 둘러싼 논란이 한창입니다. 대표님은 대한민국 주식시장을 어떻게 바라보고 계세요?
이재명 > 저는 아시는 것처럼 지금은 이제 공직자여서 주식 투자가 금지되는 바람에 못 하고 있지만 저는 평생 개미였죠. 아마도 제가 공직을 그만두면 다시 또 장으로 갈 가능성이 많습니다. 국장으로. 근데 제가 정말로 안타까운 것이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자산 증식의 꿈을 안고 주식시장의 문을 두드리지 않습니까? 용돈 아껴가면서 투자도 하고 기대도 하고 하는데 여기에 누군가가 빨대를 대고 훔쳐가는 사람이 있어요. 주식시장의 불공정성이죠. 정상적 경쟁이 안 됩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면 주가 조작 이건 말할 것 없고요. 이건 정말로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거죠. 그럼 미국 시장에서 주가 조작하면 어떻게 됩니까?
정운갑 > 중형이죠. 엄청난 중형...
이재명 > 그러니까 믿는 거예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주가 조작을 아주 우습게 합니다. 아무것도 아닌 듯하고 주가 조작해서 엄청난 시장 혼란을 불러와도 수사도 잘 안 하고 덮어버리고 이러니 이걸 어떻게 믿습니까? 주식시장의 불투명성 그거 말고도 제도적인 것도 많아요. 제일 화나는 게 저도 겪어본 일이기도 한데 우량주 장기 투자 이거 정석이잖아요. 우량주를 사서 장기 투자를 하고 있는데 물적 분할 자회사 만들어지고 알맹이를 쏙 뺀 다음에 이걸 누군가 나눠 가져요.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를 안 해서 과학기술이 중심이 되는 미래 산업 경제에 대비가 부족하다. 장기적으로 걱정되죠. 정부의 산업경제정책에 지금 현재로서는 상당히 문제가 있어요. 이게 주식시장에 반영이 되고 있는 겁니다. 얼마나 똑똑한 사람들이에요. 주식 투자하는 사람들이 거기에 이제 금투세의 문제가 걸린 거죠. 이건 원래는 거래세를 내리면서 소득에 따른 세금을 내자 이렇게 바뀌는 중인데, 주식 투자하는 사람들이 화가 날만한 게 맨 날 뺏기고 부당 경쟁으로 손해 보다가 가끔 한 번씩 돈 버는데, 거기에다 세금을 내야 한단 말이야. 억울하죠. 다른 나라에 금투세가 있지만 우리나라는 지금은 하면 안 돼 이런 정서가 있어요. 그래서 그런 점을 저희는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고 정부 여당이 저런 주장을 들고 나오니까 우리도 판단해야 하는데, 우리가 다수당이니까 의사 결정권이 있잖아요. 저는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하겠다는 생각을 저는 갖고 있죠. 그래서 제가 추석 때 동네 시골에 동네 어머니 어르신께서 주식을 나 가지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해? 이렇게 물어보길래, ‘아이고 안타깝지만 지금은 참 상황이 안 좋습니다’라는 얘기를 한 게 이제 또 오해를 사고 있던데, 저는 기본적으로 경제산업 체제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투자가 늘어야 된다, 바뀌어야 된다. 두 번째는 주식시장을 선진화해야 한다.
정운갑 > 제도적으로요?
이재명 > 주식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해치는 행위에 대해서 엄정하게 단속하고 그다음에 주식 투자자들의 손실과 수익에 대해서 공정하게 부담을 안분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어야 하겠다. 이것들이 다 되고 난 다음에나 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하고 있는데, 조만간 어쨌든 저희도 의사결정을 해야 하겠죠.
정운갑 > 남북문제 역시 중요한 과제입니다. ‘2 국가론’이 논란이 된 바 있는데요. 이 대표께서는 남북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한다고 보세요?
이재명 > 저는 이 국가로는 사실 그런 얘기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사실 우리가 분단된 지가 100년도 안 되지 않았습니까? 다른 나라들은 역사 속에서 보면 수백 년 다음에 통일하기도 해요. 물론 그렇게 가면 안 되겠죠. 그러나 우리가 통일을 포기해버리고 2 국가임을 인정하고 이제 다른 나라다. 아니 남북의 이산가족들이 그러면 이제 외국인 되는 겁니까? 외국인은 아니죠. 그래서 우리가 헌법에서도 정하고 국제사회에서도 인정하는 게 있습니다. 우리는 유엔에 동시에 가입한 2 국가 형식을 갖고 있지만, 공동 민족, 동일한 민족이고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다. 일시적 특수관계다. 이게 지금 합의된 사항인데 헌법에도 통일을 지향한다고 돼 있고, 평화통일을 지향한다고 돼 있고, 민주당의 정강 정책도 그러하고. 또 여야 없이 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이라고 하는 거를 우리가 국민적 합의로 가지고 있어요. 그 평화를 유지하면서 확장하면서 통일을 지향한다. 이건 이미 버릴 수 없는 가치, 버릴 수 없는 비전이기 때문에 ‘2 국가’, 그런 소리를 하면 안 되겠죠. 어렵더라도 포기할 게 아니고 어려우면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게 정치죠.
정운갑 > 현안 질문은 여기서 마무리하고요...
이재명 > 너무 딱딱해요? (웃음)
정운갑 > 정치 인생 얘기 좀 나눠보겠습니다. 정치인이 된 것을 후회한 적이 없는지, 또 정치하면서 가장 아팠던 순간은 언제였는지 궁금합니다.
이재명 > 왜 후회가 없겠어요? 아무리 잘 산 인생도 되돌아보면 그 길로 갈 걸 하는 게 있겠죠. 정치라고 하는 게 또 한편으로 보면 제가 시작할 때보다 너무 잔인해진 것 같습니다. 이게 저는 정치라고 하는 게 합리적으로 토론하고 경쟁하고 국민의 선택을 받고 그런 과정이라고 생각했고. 또 그렇게 되길 바랐고요. 지금은 정치가 전쟁이 돼버렸습니다. 존재를 인정하고 서로 타협하는 게 아니고 제거하려고 해요. 인정을 안 해요. 나만 살겠다고 합니다. 그냥 나만 살겠다고 해서 사라지지가 않습니다. 세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거든요.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는 거고 산이 넘으면 골이 깊은 것이고 이게 원래 세상의 이치 아닙니까? 어떻게 나와 다른 존재가 사라질 수가 있겠어요? 또 생겨나거든요. 그래서 이것 상대를 인정하는 것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지금의 정치 풍토는 존재를 부정합니다. 너무 힘들 때가 많죠. 그래서 ‘왜 했지?’라는 생각이 가끔씩 들긴 하지만 제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하늘이 또는 역사가 어쩌면 우리 국민들께서 부여한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는데, 가끔씩 정말 울고 싶을 때도 있지요. 아플 때도 있어요.
정운갑 > 올 1월에 피습을 당해서 사실 목숨까지 위태로운 상황을 겪으셨잖아요. 정치 테러까지 당하고, 수사와 재판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제가 대표님을 뵈면 꼭 여쭤보고 싶은 게 있었는데요. 이런 고뇌들을 도대체 어떻게 극복해 나갈 수 있을까 하는 점입니다. 남들 앞에서 의연했지만 뒤돌아서서 홀로 눈물을 흘리기도 할 것 같고요.
이재명 > 제가 운적은 없는데 울고 싶을 때는 가끔씩 있습니다. 그리고 제일 아플 때는 저는 제가 선택해서 이 전쟁터 같은 정치로 들어왔는데 거기서 생기는 문제들은 다 조금은 예측했죠. 이 살벌한 환경조차도 다 예측하고 또 예측 못했다면 제 잘못이고. 스스로 선택했으니까 다 감수하고 견뎌냅니다. 또 안 견딜 길도 없어요. 도망갈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운명 같은 거죠. 지금 피할 수 있습니까? 못 피하죠. 제일 안타까운 것은 선택하지 않았으면서도 이 전쟁터 같은 정치로 끌려들어온 사람들이죠. 가족들. 정말 난도질당하는, 이유 없이. 그런 경우들이 제일 가슴 아프고, 그게 제가 제일 큰 죄를 짓고 있는 것 중에 하나죠.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하면 내가 뭐 재판받고 위험을 겪고 죽을 고비를 넘기는 거 이런 건 사실은 별로 크기는 힘들지 않아요. 그럴 때마다 사실 생각나는 건 이런 게 있죠. 저는 어려운 과정을 많이 견뎌왔기 때문에 그런데 사실 지금 이 순간에도 말이에요. 직장 잃고, 빚 못 갚고, 월세 못 내고, 자식들 우윳값 부족해서 끌어안고 우리가 어떻게 해버릴까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수없이 널려 있다는 거예요. 그 수많은 사람들이 겪는 그 고통이나 절망에 비하면 사실 저 같은 사람들이 겪는 이런 무슨 재판받고 뭐 어쩌고저쩌고 이런 것들은 정말로 미약하죠. 그렇게 생각하면 견딜 힘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정운갑 > 지난 대선 때부터 제기됐던 이 대표를 둘러싼 의혹들이 지금 사법부의 심판대에 올라가 있습니다. 재판이 진행 중인데요. 재판 결과는 어떤 심정으로 지켜보고 계신지요?
이재명 > 저는 제 스스로가 재판을 업으로 수십 년을 살았잖아요. 제 기억에 의하면 저나 누군가가 대체적으로 동의한 것과 다른 불합리한 결론이 난 경우가 손에 꼽을 정도예요. 수천 건의 재판을 했는데 저는 우리나라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상당히 높은 편이에요. 그리고 사필귀정한다. 제가 또 이전에도 많이 겪었잖아요. 그리고 지금 현재 검찰이 기소한 사건들은 제가 제 사건에 관한 거니까 자세히 얘기하기가 적절치가 않은데, 예를 들면 저를 허위사실 공표라고 기소했는데 공소장이 허위사실을 공표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하지도 않은 말을 지어내서 기소하거나 뭐 그런 것들이죠. 저는 법원에서 잘 걸러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결국 제가 살아남을 수 있는 건 결국 우리 국민들의 힘입니다. 진심으로 그렇게 믿어요. 저는 편이 없잖아요. 사실 당내에도 제 편이 좀 생겼는지는 모르겠는데, 제가 편을 챙기는 사람도 아니고 거의 외톨이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가장 강력한 지원군들이 있죠. 저는 그게 국민들이라고 생각해요. 지금도 정말로 많은 분들이 기대하고 계시고 또 믿어주시고 제가 업자한테 정말 커피 한 잔이라도 얻어먹었으면 이 자리에 살아남아 있겠습니까? 정말 10년 넘도록 정말 먼지 안 들고 달렸는데 사실은 없죠. 그게 아마 법원에서 잘 밝혀질 겁니다.
정운갑 >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당 차원에서도 대응하고 있는데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는 어떻게 보고 계세요?
이재명 > 일단은 제가 이제 언론에 보도되는 그런 내용들을 보면 좀 납득이 안 돼요. 사실 언론에 보도되는 건 대개 검찰이 언론 플레이를 통해서 과장된 것들이거든요. 실체에 벗어난 그런 경우가 많은데 그런 걸 다 합쳐 봐도 과장되었을 것이 분명한 그런 내용들을 다 종합해 봐도 터무니없어요. 또 한 가지는 먼지를 털자고 하면 또는 먼지를 만들자고 하면 만들 수도 있겠죠. 그런데 그렇게 할 일이 없습니까? 지금 이 5,200만 국민들이 정말로 힘들어하고 한반도 평화도 위기고 이 나라 미래가 어떻게 될지가 지금 아슬아슬한데. 아니 무슨 그 검찰 권력을 이용해서 민생 사범들을 잡지는 못할망정 하루 종일 하는 일이 누군가를 표적으로 놓고 쫓아다니는 거예요. 저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저는 권력을 가졌으면 그런 거 할 시간에 정말 더 잘해서 세상 바꾸고 우리 국민들이 잘한다 박수치고 이게 즐겁지 않을까 싶은데, 저 왜 그러는 진짜 이해가 안 돼요.
정운갑 >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많이 듣고 계실 텐데요. 수사와 기소 분리 또 검사장 직선제 등등 얘기들이 나옵니다. 검찰개혁은 22대 국회 핵심 과제 중 하나인가요?
이재명 > 개혁을 하긴 해야 하는데 불가능합니다. 입법적 조치가 필요한데 대통령이 검사 출신이고 그 검찰을 활용해서 정말로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권력 행사를 하면서 권력 유지를 하는데 거기에 조금이라도 손상을 가하는 입법을 받아들이겠습니까? 저는 뭐 100% 거부하지 않을까 생각이 돼서 그건 뭐 거의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해요.
정운갑 > 이재명 대표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는 것 중에, 과연 이 대표는 ‘이상주의자냐 아니면 실용주의자냐’ 하는 점입니다. 스스로 평가할 때 이념의 스펙트럼은 어느 지점에 있다고 보세요?
이재명 > 저는 사실 거의 보수에 가까운 실용주의자입니다. 그런데 이상을 가지고 있죠. 이상을 품은 실용주의자 이렇게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굳이 현실적 판단과 행동을 고르라면 명확하게 실용주의자입니다. 이 점 때문에 오해하는 분들이 가끔씩 있어요. 선입견이 과격한 좌파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거든요. 또 그런 기대를 하는 분도 계세요. 그런데 저는 사실은 아닙니다. 저는 매우 실용적이죠. 현실주의자고 저는 큰일보다는 쉽고 작은 일을 먼저 하자는 주의자입니다.
정운갑 > 성남시장, 경기지사 때 몸소 실천하신 사례도 있으시잖아요.
이재명 > 공무원들한테 제일 첫 번째 하는 얘기가 그겁니다. 공직이란 하고자 하면 일이 끝이 없고 안 하고자 하면 할 게 없는 자리다. 정치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럼 어떻게 하느냐? 산더미처럼 쌓인 일이 있을 텐데 큰일을 놓고 끙끙거리면 아무것도 안 된다. 그건 잠깐 미뤄놓고 쉽고 작은 일부터 신속하게 해치우고 큰일은 천천히 고민하자, 그러면 성과가 생긴다. 제가 저는 실제 그걸 실천을 내고 우리 공직자들한테 그 얘기를 수없이 많이 해서 실제로 성과를 많이 냈던 것 같아요. 저는 국정도 그래야 한다고 보고요. 안 되는 일을 가지고 고민해야죠. 그러나 할 수 있는 일을 실제로 해야 합니다.
정운갑 > 벌써 7, 8년 전이네요. 2017년 1월에 당시 대선주자로 이 대표와 김혜경 여사 두 분이 제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했었는데 당시 김혜경 여사가 이런 말을 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남편은 세상을 바꾸지 못할 상황이면 정치를 안 한다. 그 점이 더 마음에 든다.” 이런 표현이었는데요. 가장 바꾸고 싶은 것은 무엇입니까?
이재명 > 할 게 너무 많은데요. 저는 사실 공직자들의 마인드를 바꿔주고 싶어요. 이게 정치는 계속 변동하는데 공직자들은 바뀌지 않습니다. 실제로 이 나라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주체는 누구냐, 공직자들이에요. 우리가 쉽게 그냥 말하는 소위 ‘늘공’, 직업 공무원 이 사람들이 안 보이지만, 이 나라 운명을 손에 쥐고 있죠. 다만 이제 정치인들이 선출된 공직자들이 그 헤드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이 헤드 역할을 잘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요. 못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죠. 안타깝게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그런데 공직자들의 마인드를 바꿔서 일상적으로 본인들이 해야 할 일을 충직하게 하는 것으로 바꿔놓으면 사실은 정치가 좀 엉망이 돼도 나라는 크게 흔들리지 않고 일정한 방향으로 갈 거예요. 그런데 공직자들이 지금 거의 포기 상태 비슷한 것 같아요.
정운갑 > 그러기 위해서는 믿음과 신뢰를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보여 지는 데요. 제 기억으로 성남시장, 경기지사로 계실 때 대표님은 지근거리 비서실장 등에 현직 공무원들을 발탁해서 같이 일 하셨잖아요?
이재명 > 저는 비서실장은 다 현직 공무원 출신들이죠.
정운갑 > 어디 외부에서, 데려오는 게 아니고요?
이재명 > 공직자들은 사실 대체적으로 우수하고 충직해요. 일반적으로 선입견을 갖는 거하고는 다릅니다. 그런데 그중에 소수가 있죠. 그런데 그게 눈에 띌 뿐이에요. 우물에도 보면 물 흐리는 미꾸라지 때문에 그게 눈에 띄지만 물 전체는 깨끗하거든요. 공직자들한테는 권한을 부여하고 과제를 주고 사후 평가를 철저히 해서 신상필벌을 분명하게 하면 스스로 잘해요. 방향만 정해주면 되지.
정운갑 > 정치인 이재명에게 있어 ‘국민’은 어떤 존재입니까?
이재명 > 하늘 또는 어머니. 저는 국민들의 집단 지성을 믿는 사람입니다. 저는 개개인으로 보지 않습니다. 그 영화 <아바타> 기억나세요? 마지막 장면의 그 구성원들이 전부 다 큰 나무 옆에 다 손을 잡고 에너지 영감을 공유하잖아요. 그 집단 지성을 표현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우리 국민들께서는 개개인의 판단을 뛰어넘는 집단 지성을 가지고 있어요. 그게 이 나라를 이렇게 이 혼돈 속에서도 지켜왔죠. 하늘같은 존재죠. 전부 아닙니까? 정치에서 보면 그 이상이었죠. 옛날에 나라를 통째로 다 소유하고 있던, 지배하고 있던 왕조차도 백성을 하늘로 여겨야 한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민주공화국 아닙니까? 실제로 하늘같은 존재가 맞죠. 모든 권력과 힘의 원천 사회 공동체의 존재 이유. 그런 면에서 하늘이 맞고, 또 한편으로는 제가 그 국민 덕에 지금까지 살아 있기 때문에(웃음) 앞으로도 국민들 덕에 살아갈 것이기 때문에 정말 낳아주고 길러준 어머니 같은 존재죠.
정운갑 > 이재명이 꿈꾸는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일까요?
이재명 > 쉽지는 않겠지만 제가 사인할 때 맨 날 쓰는 문구가 있어요. 함께 사는 세상 옛날 말로 하면 대동 세상인데 그건 너무 낡은 단어 같고. 서로 존중하고 인정받으면서 함께 누리며 사는 세상, 가능합니다. 그거를 저는 ‘기본 사회’라고 지금 표현하고 있죠. 지금은 우리는 복지 사회잖아요. 충분하지 않은 복지 사회의 특징은 어떤 거냐 하면, 최소한을 정해놓고 여기서 탈락하면 건져주는 거예요. 최소한 죽지 않을 선에서 건져주죠. 그런데 우리는 사실은 그렇지 그렇게 안 하고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삶을 보장할 정도의 수준이 됩니다. 우리의 과학기술 생산력 수준이 국가 수준이 경제 수준이 그래서 기본적인 삶을 보장해주자. 각 분야에서 주거 소득, 의료 교육 서비스 등등 그래서 이 기본적인 삶의 조건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어서 최소한 탈락하지 않게 하는 그런 사회를 만드는 함께 사는 세상 대동 세상을 한번 만들어보고 싶죠. 지금 당장은 안 되더라도 한 20~30년 후에라도요.
정운갑 > 도돌이처럼 반복되는 정쟁이 국민들을 지치게 하는 요즘입니다. 대한민국은 과연 지금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 걸까요? 결국 국민들이 길을 열어갈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오늘 시간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재명 >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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