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분자·ADC 결합… 세상에 없던 항암제 만든다
난치병 신약개발 가능성 확대
10년간 연 50억 'IRC' 지원
"저분자 의약품과 대분자 의약품 사이의 중간 지대를 뜻하는 '중대분자' 영역은 앞으로 신약개발에 있어 새로운 개척 분야이다. 중대분자를 항체-약물 중합체(ADC)와 결합하면 암뿐 아니라 난치성 질환 치료를 위한 차세대 신약개발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어 신약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다."
지난 26일 광주과학기술원(GIST)에서 만난 안진희(사진) 광주과학기술원(GIST) 인공지능(AI) 기반 중대분자 연구센터 연구단장은 중대분자를 활용한 혁신신약 개발 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안 단장은 한국화학연구원을 거쳐 2016년부터 GIST 화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저분자화합물 기반 신약개발 기업인 제이디바이오사이언스 대표로 재직 중이다. 신약개발 분야에서 학문적 성과뿐 아니라 사업화 경험과 산학연병 협력 연구를 통해 혁신적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GIST AI 기반 중대분자 연구센터는 올초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글로벌 선도연구센터(IRC)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센터는 앞으로 최장 10년 간 연간 50억원씩 총 500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중대분자를 유망 항암제 기술인 ADC에 적용해 차세대 혁신 신약 플랫폼 구축과 사업화를 추진한다.
안 단장은 "중대(中大)분자라는 이름이 낯선데, 제가 처음으로 만든 말이다. 지금까지 개발된 의약품 중 분자량 500 이하의 저분자화합물과, 항체·단백질 등 분자량 5000 이상의 대분자화합물 사이의 분자 영역이 중대분자에 속한다"며 "아스피린 등 분자량이 500인 저분자의약품에 단백질 4개를 붙이면 분자량 4000의 중대분자가 된다"고 설명했다.
중대분자에 항체, 펩타이드 등을 붙여 신약으로 개발하면 지금까지 치료할 수 없는 난치성 질환의 치료제나, 기존 치료제보다 치료 효과가 우수한 의약품을 개발할 가능성이 크고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중대분자는 학계에서 '룰 브레이커스(Rule Breakers)'라고 불린다.
안 단장은 "중대분자를 4세대 항암 치료 기술로 주목받는 ADC에 적용하면 신속한 진단과 맞춤형 치료기술로 활용할 수 있다"면서 "중대분자를 ADC 적용해 차세대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하고 플랫폼을 구축해 사업화하는 게 연구단의 목표"라고 말했다.
ADC는 2023년 전체 항암제 시장의 5%를 차지했지만 가파른 성장을 통해 2028년에는 32%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 단장은 ADC 원천기술 확보를 통해 펩타이드 약물 복합체(PDC), 항체-분해약물접합체(DAC) 등으로 연구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AI 기반 중대연구 센터에는 국제적 연구 선도그룹과 산학연병 연구자들이 대거 참여해 협력 연구를 추진한다. GIST를 중심으로 세계 최고의 ADC 기술을 보유한 리가켐바이오, 서울대병원, 화학연, 미국 하버드대, 미국 칼텍, 매사추세스 종합병원 등이 공동연구에 참여하고,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 광주테크노파크, GIST 슈퍼컴퓨팅센터 등 AI 인프라 기관도 힘을 보탠다.
안 단장은 "중대분자를 이끄는 국내외 선도 연구그룹과 우수한 AI 인프라를 연계해 본격적인 연구에 나설 것"이라며 "최근 5년간 네이처, 사이언스, 셀과 자매지 등에 톱 논문을 포함해 1000편 이상을 낸 실적과 1조원 이상의 기술이전 및 바이오창업 경험 등을 보유한 연구팀이 함께 한다"고 말했다.
센터는 의약화학기반 중대분자 합성연구 및 ADC 개발, 중대분자 유효성 평가연구단, AI 기반 중대분자 연구, 중대분자 타깃 발굴 및 진단·분석 등 4개 연구그룹으로 연구를 진행한다. 원천기술 확보를 통해 공동연구와 기술이전을 적극 추진해 센터 자립화를 추진하는 게 궁극적 목표다.
안 단장은 "중대분자 원천기술 확보에 그치지 않고 사업화까지 연계해 우리나라 혁신 신약 개발에 기여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매진하겠다"면서 "앞으로 중대분자와 AI 융합연구를 기반으로 역량을 강화해 AI 기반 중대분자 신약 거점으로 만들어 가겠다"이라고 말했다.한편, 지난 26일 GIST에서 열린 AI 기반 중대분자 연구센터 출범식에는 임기철 GIST 총장, 권현준 과기정통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 이혁모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본부장 등 산학연 전문가 100여 명이 참석했다.
광주/글·사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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