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보다 어려운’ 윤-한 독대

장나래 기자 2024. 9. 29. 16:1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대통령실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독대 재요청에 닷새가 지나도록 묵묵부답이다.

나경원 의원은 지난 2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대표를 겨냥해 "만날 독대 얘기만 하고 앉아 있다. 이것이 남북 정상회담이냐"라며 "당과 대통령실 관계가 독대 요청이냐 어쩌느냐 하는 게 유치하다"고 했다.

하지만 여당 대표의 독대 요청을 대통령실이 '뭉개는' 시간이 길어질 경우 당정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만찬 뒤 한동훈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 대통령실 참모진과 산책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실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독대 재요청에 닷새가 지나도록 묵묵부답이다. ‘빈손 만남’에 대한 우려가 크게 작용했지만, ‘침묵’이 장기화할 경우 여당과 대통령실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9일 통화에서 “독대 요청과 관련한 대통령실 공식 입장은 별도로 없다”며 “상황을 지켜보자는 게 입장”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이미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나지 않았느냐”며 “두 사람이 만나는 게 중요한게 아니라 어떤 주제로 어떤 결과물을 만들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당장 만날 약속을 잡기보다 실질적 성과를 내기에 충분한 물밑 사전 조율을 거친 뒤 일정을 잡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무엇보다 대통령실은 한 대표가 ‘의제’로 거론하는 김건희 여사 문제와 의정갈등, 채상병 특검법 등에 대해선 양보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체코 방문 뒤 반등세를 보인 것도 독대 성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조짐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24∼26일 전국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 11.5%),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23%, 부정평가는 68%로 나타났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민에게 시급한 현안은 독대 여부보다는 체코 원전의 경제적 효과 등 민생 문제라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가 아니냐”고 했다.

한 대표 역시 지난 26일 이후에는 관련 언급을 자제하는 기색이 뚜렷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정감사도 앞두고 있고 국회도 바쁘게 돌아가는 만큼, 당장 독대할 수 있는 타이밍은 아니지 않겠나”라며 “당분간 한 대표 쪽에서도 독대와 관련한 추가 발언은 없을 거라고 본다”고 했다. 한 대표의 독대 언급 자제에는 ‘독대 논란’에 부정적인 당내 기류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나경원 의원은 지난 2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대표를 겨냥해 “만날 독대 얘기만 하고 앉아 있다. 이것이 남북 정상회담이냐”라며 “당과 대통령실 관계가 독대 요청이냐 어쩌느냐 하는 게 유치하다”고 했다.

하지만 여당 대표의 독대 요청을 대통령실이 ‘뭉개는’ 시간이 길어질 경우 당정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정 갈등의 파장이 여당내 계파 갈등 등으로 확산되고 있는 데다, 20일도 채 남지 않은 10·16 재보궐 선거 등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경우 한 대표와 대통령실 모두에 책임론이 거세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