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업체에 자금·기술 아낌없이 산업생태계 바꾸는 '대기업 동행'

조윤희 기자(choyh@mk.co.kr) 2024. 9. 29.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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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만성적인 내수 부진과 장기화된 고금리로 중소기업들이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중소기업중앙회는 전국에 있는 기업 800곳을 대상으로 '추석 자금 수요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올해 자금 사정이 지난해보다 곤란하다'는 응답이 25.6%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려워진 자금 사정에 추석 상여금도 지급하지 못한 중소기업은 절반을 넘어섰다. 중앙회에 따르면 상여금 지급 계획이 있는 기업은 47.3%에 머물렀다. 부족한 자금 확보 방안으로는 '납품대금 조기 회수'(41.7%)란 응답이 가장 많았고 '대책 없음'은 23.5%에 달했다.

이처럼 중소기업이 어려움을 겪자 국내 대기업도 팔을 걷어붙였다. 한화그룹과 롯데백화점 등은 지난 추석을 앞두고 협력사에 대금을 조기 지급하고 나눔 행사를 진행하는 등 협력사 자금 부담 경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위해 자금 지원부터 기술 협력, 교육 기회 제공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건전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다. 기업 경쟁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협력업체의 성장이 곧 기업 성장으로 직결된다는 판단 아래 동반성장을 위한 노력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외 제조 현장에서 확보한 노하우와 성공 경험을 중소기업에 공유하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중소기업들이 스마트공장으로 전환하고 경쟁력을 높여 세계 무대에 나설 수 있도록 돕고 있다. 2015년 경북에서 시작된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을 시작으로 현재 3274건의 구축 사업을 진행했다.

지난해부터는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지능형 공장으로 고도화하는 스마트공장 3.0 사업도 시작했다. 매년 100억원씩 300억원을 투자해 600개 중소기업에 스마트공장 구축·고도화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토 균형발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구소멸 위험지역에 있는 중소기업을 우선 지원 대상으로 선정해 생태계 확산 사업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는 2005년 국내 기업으로선 처음으로 협력회사 거래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하며 거래대금 지급 문화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2010년부터는 1조400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해 협력사 기술개발·설비투자 자금을 저금리로 대출해주고 있다.

LG그룹도 협력회사와 동반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LG화학은 협력회사의 원활한 자금 운용을 위해 지난해 기준 총 2061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1061억원 규모의 저리 대출 프로그램인 '상생펀드'를 통해 협력회사의 운영자금을 지원한다.

또 LG화학은 협력회사 안전보건경영인증 취득 지원 사업을 통해 협력회사의 안전보건경영체제 정착을 유도하고 있다. 이 밖에도 협력회사가 채용한 인력에 일정 기간 채용장려금을 무상으로 지급해 우수인재 확보 및 인건비 부담을 덜어주고 나아가 최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청년실업난 해결에 기여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협력사, 하도사, 용역사를 대상으로 용접·천장크레인·기계정비·전기설비 관리 등 기술 직무교육을 펼쳐왔다. 특히 협력사 전 임직원들에게 계층별 안전 교육을 하는 등 안전문화 정착에도 기여하고 있다. 컨소시엄 교육 사업이 도입된 2005년부터 포스코가 교육한 인원은 현재까지 2092개사 약 69만명에 달한다.

롯데그룹은 베트남에 진출해 사업을 자리 잡은 강점을 살려 중소기업의 베트남 진출을 적극 지원한다. 롯데는 지난 8월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에서 '2024 대한민국 동행축제 위드 롯데'를 열었다. 이 행사에서 진행한 수출 상담회에는 국내 우수 중소·소상공인 80개사와 베트남 현지 유통기업 바이어가 참석했다. 지난 6월에는 멕시코시티에서 '롯데-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를 펼쳤고, 태국에서도 같은 행사를 진행해 해외 진출을 꿈꾸는 중소기업의 판로 개척을 지원하고 있다.

롯데는 파트너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납품대금 조기 지급에도 노력을 기울인다. 지난 8월 추석 명절을 앞두고 약 1만2000개 중소 파트너사에 1조500억원 규모의 납품대금을 지급했다. 당초 지급일보다 평균 10일 앞당긴 것이다. 이번 조기 지급에는 롯데케미칼, 롯데이노베이트, 코리아세븐, 롯데건설 등 31개사가 동참했다. 롯데는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을 실천하기 위해 2013년부터 매년 명절 연휴 이전에 파트너사들에 납품대금을 조기 지급하고 있다.

효성그룹은 중소기업인 고객사에 친환경 인증 발급 비용, 외부 컨설팅, 해외 전시회 동반 참여 등을 지원하며 고객사와 함께 성장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효성화학, 효성첨단소재 등 효성그룹 계열사들은 지난해 한국에너지공단과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을 위한 동반성장 기반 강화 △온실가스 감축 및 기후변화 대응 관련 사업 공동 추진을 위한 협력체계 구축 △에너지효율 향상 등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매장에서 근무하는 협력사원에게도 근속연수에 따라 정규직 수준의 복지 혜택을 제공한다. 올해 상반기에는 협력사 직원들의 애로사항과 고충을 개선하기 위해 협력관계에 있는 2200여 개 회사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조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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