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킨 파크, 과거·현재 연결한 7년 만 귀환...레전드는 건재했다 [HI★현장]
2017년 활동 중단→오는 11월 앨범 발매 전 월드 투어로 7년 만 활동 재개
전 세계 팬들 운집, 열광적 120분 채워
하이브리드 록을 상징하는 21세기 대표 록 밴드 린킨 파크(LINKIN PARK)가 13년 만의 내한 공연에서 광란의 120분을 선사했다. 팀 활동 재개 이후 진행된 첫 월드 투어의 유일한 아시아 공연인 이번 내한 공연에는 국내 음악팬 뿐 아니라 린킨 파크의 음악을 기다려 온 전 세계 음악 팬들이 운집하며 이들의 건재함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린킨 파크는 28일 오후 7시 30분부터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내한 공연 '인스파이어 콘서트 시리즈 #3 : 린킨 파크(INSPIRE CONCERT SERIES #3: LINKIN PARK)를 개최했다.
이번 공연은 오는 11월 '프롬 제로(FROM ZERO)'의 발매에 앞서 미국 독일 영국 콜롬비아로 이어지는 월드 투어 '프롬 제로 월드 투어(From Zero World Tour)'의 일환으로 개최됐다. 앞서 세 차례 국내에서 단독 공연을 펼쳤던 린킨 파크의 이번 내한 공연은 무려 13년 만의 내한이자 2017년 이후 린킨 파크의 이름으로 시작되는 첫 월드 투어라는 점에서 개최 소식이 전해진 직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1996년 결성된 린킨 파크는 전 세계 통산 1억 장 이상의 앨범 판매와 함께 그래미 어워드 2회 수상을 비롯해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6회, 빌보드 뮤직 어워드 2회,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 4회, MTV 유럽 뮤직 어워드 10회 수상 기록을 세운 자타공인 21세기 대표 하이브리드 록 밴드다. 이들은 얼터너티브 록과 힙합 그루브를 접목한 하이브리드 사운드로 밴드의 정체성을 각인시키며 전 세계 음악 시장에서 큰 사랑을 받았고, 수많은 밴드의 출현과 성공에 영향을 끼친 팀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7집 앨범 발매 두 달여 만인 지난 2017년 7월, 보컬 체스터 베닝턴이 안타깝게 사망한 뒤 린킨 파크는 추모 공연을 마지막으로 활동을 중단했다. 2020년과 지난해 각각 데뷔 앨범과 2집 앨범 발매 20주년을 기념해 미발표 싱글과 미공개 작업물들을 담은 20주년 기념 에디션 앨범을 발표했고, 지난 4월에는 미발표 신곡 '프렌들리 파이어'와 첫 공식 베스트 앨범 '페이퍼컷츠'를 발매했으나 공식적인 활동 공백은 무려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이어졌다.
이 가운데 린킨 파크는 새 보컬 에밀리 암스트롱(Emily Armstrong)과 드러머 콜린 브리튼(Colin Brittain)을 영입하고 오랜 공백을 깼다. 기존 멤버인 마이크 시노다·조 한·브래드 델슨·피닉스와 함께 새로운 두 멤버를 영입하며 팀을 재편한 린킨 파크는 7년 만의 신곡 '디 엠프티니스 머신'을 공개하고 오는 11월 새 앨범 '프롬 제로'의 발매를 공식화하며 음악 팬들의 뜨거운 기대를 모았다. 이번 월드 투어는 린킨 파크의 활동 재개를 알리는 공식적인 첫 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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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다림 끝 돌아온 린킨 파크에 대한 기대를 증명하듯 이날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공연장을 찾은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눈길을 끄는 것은 국내 팬들 못지 않게 많은 해외 음악 팬들이었다. 내한 공연은 린킨 파크의 새 월드 투어 일정 중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진행되는 공연으로 아시아 음악 팬들의 관심 역시 집중시켰던 바, 이날 공연장에는 일본 중국 태국 등을 비롯해 영미 유럽권의 음악 팬들까지 대거 운집하며 글로벌 음악 시장서 여전히 건재한 린킨 파크의 인기를 재차 실감케 만들었다.
공연 시작 시간이 임박하자 공연장을 가득 채운 1만4,000여 명의 팬들은 린킨 파크의 이름을 연호하며 현장의 열기를 끌어올렸다. 이후 린킨 파크가 무대에 오르자 함성은 한층 고조됐다. 무대 시작 전 멤버들이 손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며 팬들에게 록 스피릿 가득한 인사를 건네자 팬들의 반응은 최고조로 치달았다.
이날 린킨 파크는 '섬웨어 아이 비롱' '크로울링' '라잉 프롬 유' '포인츠 오브 오소리티' '뉴 디바이드' '디 엠프티니스 머신' '더 캐터리스트' '번 잇 다운' '웨이팅 포 디 엔드' '캐슬 오브 글래스' '어 플레이스 포 마이 헤드' '기븐 업' '원 스텝 클로저' '로스트' '브레이킹 더 해빗' '왓 아이브 던' '리브 아웃 올 더 레스트' '마이 디셈버' '프렌들리 파이어' '넘브/앙코르' '인 디 엔드' '페인트' '페이퍼커트' '헤비 이즈 더 크라운' '블리드 잇 아웃' 등 린킨 파크의 대표곡부터 신곡까지 아우른 세트리스트를 선보이며 지난 7년, 오랜 기다림의 갈증을 풀었다.
팬들은 첫 곡부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떼창을 이어갔고, 자리에서 뛰고 손을 머리 위로 높이 뻗어 록 스피릿을 담은 핸드 사인을 보내는 등 열광적 반응을 보였다. 해외 팬들이 많았던 탓에 이번 공연은 국내에서 개최된 다른 공연들에 비해 눈에 띌 만큼 자유로운 분위기로 진행됐고, 공연 중후반부 객석에 앉은 상당수의 팬들이 뒷쪽 통로로 올라와 음악에 몸을 맡긴 채 공연을 즐기는 모습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껏 달아오른 분위기에 린킨 파크 멤버들은 "놀랍다"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객석에서 외친 "아이 러브 유!"라는 팬의 외침에는 "땡큐 소 마치(너무 감사하다)"라며 화답하기도 했다.
새롭게 합류한 보컬 에밀리 암스트롱은 기존 린킨 파크의 정체성을 계승하는 한편, 체스터 베닝턴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향후 린킨 파크가 보여줄 음악적 행보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허스키하면서도 힘 있는 에밀리 암스트롱의 보컬에 현장의 팬들은 열광적 반응으로 화답했다. 체스터 베닝턴의 보컬을 얹었을 때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재해석된 린킨 파크의 대표곡들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며 관객들에게 뭉클함을 안겼다.
린킨 파크는 이번 월드 투어를 마친 뒤 오는 11월 새 앨범 '프롬 제로'를 발매한다. 오랜 기다림 끝 월드 투어로의 귀환을 통해 건재함을 증명한 린킨 파크가 들려줄 음악들에 대한 기대를 걸지 않을 수 없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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