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번질까 무서웠죠"…무등산 증심사 화재 등산객들 놀란 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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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객 가장 많은 주말인데. 탄 냄새에 헬기까지 다녀서 놀란 마음에 너무 당황했어요."
광주 동구 무등산 증심사 공양간에서 화재가 발생한 29일, 등산객 송정현 씨(50)는 산행 도중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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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접 화재 추정, 3시간여 만에 초기진화…공양간 등 2개동 전소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등산객 가장 많은 주말인데…. 탄 냄새에 헬기까지 다녀서 놀란 마음에 너무 당황했어요."
광주 동구 무등산 증심사 공양간에서 화재가 발생한 29일, 등산객 송정현 씨(50)는 산행 도중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낮 시간 더위를 피해 오전 일찍 무등산을 찾아 한참을 오르는 던 중 그의 코에 타는 냄새가 느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희미하게 소방차 사이렌 소리가 들렸고, 잠시 후엔 멀리서 헬기 소리도 맴돌았다.
송 씨는 "인근에서 무엇을 태우던 중 바람을 타고 냄새가 넘어왔나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며 "그러나 헬기 소리까지 들리자 이건 보통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너무 당황했다"고 말했다.
그와 함께 등산하던 이웃 주민 등 3명은 빨리 하산해야 하나 고민도 했다고 한다.
송 씨와 등산을 온 손국 군(12)은 "점점 헬기 소리가 자주 들려오자 깜짝 놀랐다"며 "무서운 마음이 들어 아빠에게 집에 가고 싶다고 했다. 주위 사람들도 불안해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인에게 안부 연락을 받기도 했다.
송 씨는 "내가 산에 간 걸 아는 지인이 뉴스를 보고 화재가 번지면 어떡하냐 걱정하며 빨리 내려오라고 하기도 했다"며 "산으로 번지지 않아 천만다행"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날 오전 9시 51분쯤 화재가 발생한 발생한 증심사 인근 등산로 초입에는 경찰이 차량과 등산객들을 통제하고 여러 대의 소방차가 곳곳에 세워져 있었다.
등산로는 물로 흠뻑 젖다 못 해 소방차가 내뿜은 물들이 흘러 내려오고 있었다.
매캐한 냄새는 코를 찔렀고 쉼 없이 오가는 헬기의 영향으로 강한 바람이 일어 연기와 낙엽이 뒤섞이면서 한동안 시야 확보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화재가 난 공양간은 큰 화염이 솟구쳤고 소방대원들은 불길 진화를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산을 하며 화재 현장을 목격한 이들도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광산구 우산동에서 왔다는 최미혜 씨(62·여)는 "광주시 안전안내문자 알림 소리에 인근에 있던 이들도 다같이 등산객이 가장 많은 주말에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놀란 기색이었다"며 "연기가 많이 나니 과거 동해안 사찰 화재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 순식간에 무서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장준일 씨(65)는 "매주 무등산을 찾으며 지나치는 곳에서 불이 나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며 "인명피해가 없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해야 하나 싶다. 아직도 화염이 보이는데 무사히 불이 꺼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소방당국은 장비 27대와 대원 175명을 동원해 화재 발생 3시간여 만에 초기 진화를 했지만 공양간 등 건물 2개소가 전소됐다. 대웅전에 보관된 문화재 등은 훼손되지 않았다.
내부 샌드위치 패널과 지붕 해체 작업 등에 어려움이 있어 한때 진화 작업이 난항을 겪었다. 사찰용 수원이 초기에 소진되면서 불을 진화하는 데 사용할 물이 부족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공양간에서 용접 작업을 하던 중 불꽃이 샌드위치 패널로 튀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 중이다.
한편 증심사는 대한불교조계종에 속한 절로 1984년쯤 일대가 광주광역시 문화재자료 제1호로 지정됐다.
신라시대에 처음 세워진 뒤 임진왜란, 1951년 6·25전쟁 등으로 건물이 수차례 불에 탔으며 1970년대 증축됐다.
pep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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