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돌아온 조커, 폭력성 줄고 음악은 감미로운데 재미는…

라제기 2024. 9. 29.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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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이었다.

5년 만에 '조커'의 속편이 선보여진다.

다음 달 1일 개봉하는 '조커: 폴리 아 되'(조커2)는 외형만으로도 영화 팬들의 기대감을 키우기 충분하다.

피닉스는 시리즈 영화는 하지 않는다는 자신만의 원칙을 깨고 '조커' 1, 2편에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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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 폴리 아 되' 10월 1일 개봉
호아킨 피닉스에 레이디 가가 합류
1편은 국내 극장에서만 528만 명
'조커'(2019)의 속편인 '조커: 폴리 아 되'는 주인공 아서 플렉과 리 퀸젤의 사랑에 초점을 맞춘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파격이었다. 악당이 주인공이었다. 한 사회 낙오자가 정신질환에 시달리다 범죄자로 전락하는 과정을 그렸다. 어둡고 침울한 영화라 흥행을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국내 극장에서만 528만 명이 봤다. 전 세계 흥행 수익은 10억6,357만 달러(약 1조4,000억 원)에 달했다. 상복이 만만치 않기도 했다. 이탈리아 베니스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았고, 배우 호아킨 피닉스는 제92회 미국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영화 ‘조커’(2019)는 이야기다. 범죄를 미화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으나 많은 호평과 함께 흥행에도 성공했다.


뮤지컬 영화 연상케 하는 장면들 많아

수감 중인 아서 플렉은 감옥에서 리 퀸젤을 우연히 만난 후 바로 사랑에 빠진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5년 만에 ‘조커’의 속편이 선보여진다. 다음 달 1일 개봉하는 ‘조커: 폴리 아 되’(조커2)는 외형만으로도 영화 팬들의 기대감을 키우기 충분하다. 1편에 이어 토드 필립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피닉스가 아서 플렉(조커)을 다시 연기했다. 유명 가수 레이디 가가가 플렉의 연인 리 퀸젤(할리 퀸) 역할을 맡아 새로 합류했다.

플렉의 수감 생활과 재판 과정이 ‘조커2’의 이야기 뼈대를 이룬다. 플렉은 여러 명을 살해하고 폭동을 선동한 죄로 감옥에 갇혀 있다. 플렉의 변호사는 정신질환을 앞세워 무죄를 호소하려 한다. 플렉은 어느 날 감옥에서 퀸젤을 마주치고 두 사람은 첫 만남부터 서로에게 빠져든다. 플렉은 퀸젤을 통해 마음속에 잠들어 있던 조커를 깨우게 되고, 퀸젤은 자신을 할리 퀸으로 자각한다.

1편보다 폭력성은 크게 줄었고, 춤과 노래가 늘었다. 뮤지컬 영화로 분류해도 좋을 정도로 많은 노래가 스크린에 흐른다. 플렉과 퀸젤이 화음을 맞춘 장면이 특히 많다. 1편이 한 사내의 불우한 환경과 폭력적 성향에 초점을 맞췄다면 ‘조커2’는 광기 어린 남녀의 사랑에 집중한다. 플렉의 불우를 지렛대 삼아 불평등한 사회 구조의 문제를 들췄던 1편과 달리 화면은 주로 두 사람의 마음속으로 침잠한다. 비장함이나 전율감이 1편에 비해 덜한 이유다.

피닉스의 연기는 여전히 명불허전이다. 그는 텅 빈 눈동자로 무기력한 사내 플렉을 표현하다가도 눈빛이 이글거리는 광기의 조커로 돌변하고는 한다. 1편처럼 흐느끼듯 길게 웃으며 플렉의 복잡한 내면을 드러내는 모습이 보는 이의 마음을 흔든다.


호아킨 피닉스 "23㎏ 넘게 감량했다"

'조커: 폴리 아 되'는 악당들이 주인공이나 고전 뮤지컬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들이 많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피닉스는 시리즈 영화는 하지 않는다는 자신만의 원칙을 깨고 ‘조커’ 1, 2편에 출연했다. 그는 지난 26일 오후 국내 언론과의 화상 기자회견에서 “1편 촬영을 마칠 때쯤 이렇게 안 끝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더 풀어낼 이야기가 많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피닉스는 “레이디 가가가 촬영장에서 노래를 직접 해보자고 제안했다”며 “가수인 레이디 가가처럼 노래할 수는 없었으나 감정이 제대로 실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23㎏ 이상 살을 빼고 연기에 나섰다”며 플렉이 퀸젤과 탭댄스 추는 장면을 위해선 “6주 정도 매일 2시간가량 춤 연습을 하며 준비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영화의 부제 ‘폴리 아 되(Folie à Deux)’는 감응성 정신병(두 사람이 동일한 정신 장애를 갖는 것)을 의미한다. 플렉과 퀸젤이 서로의 정신세계에 빠져든 상황을 나타낸다. 15세 이상 관람가.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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