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외신 보도 두고도 티격태격
고려아연 “MBK의 적대적 M&A에 대한 서구권 우려”
MBK “마타도어 넘어 기사 왜곡한 비정상적 홍보”
고려아연 현 경영진과 영풍·MBK파트너스 간의 경영권 분쟁이 민·형사 소송 등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외신 보도를 두고 양측이 공방을 벌였다.
지난 28일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에 대한 두려움으로 뜨거워지는 17억달러 규모의 경영권 분쟁’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해당 기사는 고려아연 창업부터 영풍과 손을 잡고 공개매수를 진행 중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MBK) 소개, 핵심 광물인 아연 공급망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경쟁 등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소식 전반을 다뤘다.
이번 논란은 고려아연이 이 기사와 함께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시작했다. 고려아연은 “WSJ이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에 서구권과 각국 정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며 “WSJ은 MBK가 세계 최대 아연 제련소를 보유한 고려아연을 인수할 경우 미국 중심의 원자재 공급망이 중국에 의해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이어 “고려아연의 온산제련소는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독립적인 원자재 공급망을 구축하는 전략의 핵심 시설로 꼽혀왔다”며 “이는 고려아연뿐 아니라 서구권에서 중국 자본 및 기업과 연관성이 높은 MBK파트너스에 인수되는 것에 우려를 표하는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MBK도 같은 날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반박에 나섰다. 고려아연이 언급한 내용은 WSJ 기사에서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MBK는 “WSJ 기사를 왜곡한 고려아연의 보도자료에 심히 유감”이라며 “MBK를 중국계 자본이라고 매도하는 것을 넘어서, 해외 언론사의 기사까지 왜곡해서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고려아연 측의 비정상적인 홍보 형태”라고 밝혔다.
MBK는 이어 “주주 간 분쟁이 있거나 경쟁이 있으면, 해당 회사는 중립을 지키는 것이 도리이며 정상적인 행동”이라며 “고려아연 홍보팀은 회사의 홍보팀이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개인의 홍보팀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아연 등 비철금속 세계 시장점유율 1위인 고려아연은 고 장병희·최기호 회장이 공동 창립한 영풍그룹의 계열사다. 고려아연의 경영은 최씨 일가가 맡아 왔다. 최윤범 현 회장이 2022년 취임하며 독자 경영을 강화하자 두 일가 간 갈등이 본격화했다. 수세에 몰린 영풍그룹은 자금력을 가진 MBK와 손잡고 지분 확대를 위한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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