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중동 불안에···팔 걷어붙인 서방 “즉각 휴전나서야”

김희진 기자 2024. 9. 29.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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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그래피티 아티스트가 이스라엘군의 베이루트 공습으로 숨진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그리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살해해 중동 지역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자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은 즉각 휴전 등 외교적 해결을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외교부는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적 행동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헤즈볼라와 이란을 비롯한 주변국들에 “중동 지역에 추가적 불안정과 혼란을 불러올 수 있는 어떤 행동도 삼가달라”고 했다.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교장관은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와 통화해 현지 사태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영국의 데이비드 래미 외교장관 역시 미카티 총리와 통화했다며 “우리는 유혈 사태를 끝내기 위해 즉각적인 휴전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옛 트위터)에 적었다. 래미 장관은 “외교적 해법만이 레바논과 이스라엘 국민의 안보와 안정을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라고 강조했다.

이날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교장관은 ARD 방송과 인터뷰에서 “매우 위험한 상황이 레바논 전체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며 “이는 이스라엘의 안보 이익에도 절대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성명을 내고 “우리는 분쟁 당사자 간 대화를 재개하기 위해 모든 외교적 노력을 기울일 필요성을 확인한다”며 국제 사회 대응을 촉구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나스랄라는) 무고한 민간인을 공격하고 살해해 지역 전체에 막대한 고통을 안겨준 테러조직의 수장”이라면서도 “이 중요한 시기에 침착함과 자제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엑스에 “지난 24시간 동안 베이루트에서 극적으로 고조된 사건에 대해 매우 우려한다”며 “폭력의 악순환을 당장 멈춰야 한다. 모든 쪽이 절벽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레바논 시민들과 이스라엘인뿐만 아니라 더 넓은 지역의 사람들은 이 전면전을 감당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과 프랑스를 주축으로 한 국제사회는 지난 25일 유엔총회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21일간 휴전하는 내용의 협상안을 제시하는 등 외교전을 이어왔다. 그러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휴전 가능성을 일축한 후 헤즈볼라를 공습한 끝에 전날 나스랄라를 제거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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