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률 초대 헌법재판관 별세

최광률 변호사

최광률(90) 초대 헌법재판관이 28일 오후 숙환으로 별세했다.

평남 대동군의 실향민 출신인 최 전 재판관은 서울사대부고와 서울법대를 나와 1958년 제10회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했다. 대전·서울지법 판사로 7년간 근무하다 재야 법조계로 나와 대한변호사협회 사무총장 등을 지냈다. 이어 헌재가 처음 생긴 1988년부터 1994년까지 6년간 헌법재판관을 맡으면서 헌재 출범의 산파(産婆) 역할을 했다.

고인은 초대 재판관으로서 헌법재판제도의 정착과 발전에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 전 재판관은 1989년 상속세법 위헌소원 사건의 주심 재판관으로 최초의 ‘한정합헌’ 결정을 내렸다. 한정합헌은 어떤 법률을 해석할 때 ‘이와 같이 해석할 경우에는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이 밖에도 헌법재판에 필요한 규칙 등을 제정하고 각종 결정서 등 서식을 만드는 데 힘썼다.

최 전 재판관은 퇴임 후인 2016년 평생 수집해 온 법학 관련 논문집과 정기간행물, 판례집 등 소장자료 9190권을 헌재에 기증했다. 일반 도서관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법률 잡지 창간호, 법원 공보·회보 등 다양한 자료가 다수 포함돼 있었다.

최 전 재판관은 1983년 국민훈장 모란상, 1990년 한국법률문화상, 1997년 청조근정훈장을 받았다. 고인은 조선일보 기사 사전 열람 변호사, 독자권익보호위원도 지냈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김혜자씨, 딸 최혜경·미경·유경씨, 사위 김용균, 김진우, 최창원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10월 1일 오전 6시30분 가회동 성당. 장지는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금대리 선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