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주도 특검법, 반헌법적·위법적"…윤 대통령 '거부권의 시간'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서 통과된 쟁정법안에 대한 이번주 재의요구권(행사)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야당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곧장 재의결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상황이어서 정기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정치권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29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30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국무회의에서 김 여사 특검법(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과 채 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지역화폐법 개정안(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재의요구안을 의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법안은 지난 19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 주도로 처리됐고 같은날 정부로 이송됐다. 헌법 제53조에 따르면 국회에서 의결된 법률안이 정부로 이송되면 대통령은 15일 이내에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 즉 늦어도 다음달 4일까지는 윤 대통령의 재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다.
대통령실은 이미 해당 법안들에 대해 "반헌법적·위법적 법안"이라며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상황이다. 김 여사 특검법은 지난 2월 29일 21대 국회에서 재표결 끝에 부결됐다. 해병대원 특검법 역시 5월 28일과 7월25일 재의 표결에서 부결돼 자동 폐기된 법안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지난 23일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 특검법은 사실상 야당에서 수사를 지휘하는 법안으로 헌법상 삼권분립 원칙을 위반한다"며 "고소·고발인이 수사기관과 담당자를 선택하게 함으로써 현행 사법 체계를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해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이미 수사 중이어서 민주당이 강행 설치한 공수처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지역화폐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을 강제함으로써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을 침해하고 헌법상 정부의 예산 편성권을 침해한다"며 "소비진작 효과는 미미한 반면 물가, 금리 교란 등의 부작용이 예상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이번에 거부권을 행사하면 취임 이후 22·23·24번째가 된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다음 달 4일 또는 5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곧바로 재표결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법안이 또 폐기되더라도 손해 볼 게 없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소통 부재 이미지를 강화하고, 정부·여당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앞에서 열린 '윤석열 거부권 OUT 시민한마당' 행사에 참석해 "윤 대통령은 다음 주 월요일 김건희·해병대원 특검법과 민생회복지원금법까지 또다시 거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럴 경우 24번째"라라며 "특검과 관련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명백한 수사 방해"라며 "범죄를 비호하는 대통령은 대통령의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여권에선 김 여사 특검법의 재의결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단 여론이 김 여사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9월 4주차 전국지표조사(NBS)를 보면 김 여사 특검법 찬성 여론이 65%에 달했다. 특히 여당 지지 기반인 대구·경북(TK)에서도 찬성 58%로 과반을 차지했고, 이념 보수층에서도 찬성이 47%로 반대(45%)보다 높았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만일 재표결 결과 민주당 등 야권이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는 가정 아래 국민의힘에서 8표 이상의 찬성표가 나올 경우 거부권은 무력화될 수 있다. 거부권이 행사된 법안의 재의결을 위해서는 재적의원 300명 중 과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전원 출석시 200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 까닭이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과 독대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친한(친 한동훈 대표)계 의원이나 김 여사 문제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소장파 의원을 중심으로 이탈표가 나올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현재 여당에선 공개적으로 특검법에 찬성하는 의원이 없는 상황이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독대 문제로 윤 대통령과 한 대표 사이에 긴장감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헌법을 유린하고 법치를 부정하는 문제적 법안에 대해 여당 내에서 찬성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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