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 주형철 경기연구원 원장 “도민과 소통하는 싱크탱크 되겠다”

최현호 기자 2024. 9. 29.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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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형철 경기연구원장이 경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경기연구원의 향후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제시하고 있다. 홍기웅기자

 

“경기도민의 삶을 중심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고민하고, 항상 도민과 소통하는 싱크탱크가 되겠습니다.”

민선 8기 경기도의 정책 브레인 역할을 감당하는 경기연구원의 수장으로 지난 2022년 12월 취임한 주형철 경기연구원장. 그는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이사, 대통령 비서실 경제보좌관, 서울산업진흥원 대표이사, 한국벤처투자 대표이사 등 민관의 다양한 영역에 걸쳐서 많은 일을 해왔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주 원장은 지난 1년 9개월여간 전국 최대 지방자치단체인 경기도의 도정 방향을 제시하고, 현안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는 경기연구원을 ‘한발 앞서는 정책 제시’의 선도기관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불철주야의 노력을 기울였다.

이를 위해 올해 3월20일 새롭게 발행한 ‘POLICY INITIATIVE’(정책 구상)는 경기연구원의 새로운 도전이다. 이 보고서는 단순한 아젠다 소개를 넘어서 문제의 정의와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정책 제안을 담고 있다고 주 원장은 설명했다.

주 원장은 “반지하, 기후테크, 광역교통, 폭염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다뤘고, 도민과 이해관계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유튜브와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동영상과 인포그래픽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고 “매주 관련 회의를 전문가들과 회의를 진행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특히 주 원장은 경기연구원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을 당부하며 “경기연구원은 도민 여러분이 받고, 사용하는 공공 인프라나 서비스 정책의 대부분에 관여하고 있어 막중한 사명감을 느끼고 있다”며 “도민이 원하는 연구를 하고 결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경기연구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주 원장과의 일문일답.

주형철 경기연구원장이 경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경기연구원의 향후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제시하고 있다. 홍기웅기자

Q. 민관에서 다양한 활동을 한 뒤 지방정부의 핵심 연구기관장이라는 새로운 역할에 맡은 소회는.

A. 개인적으로 여러 사업 영역에 참여하고, 정책 결정 과정에 관여하며, 민간 및 공공기관의 대표로 활동한 경험이 연구기관에서도 정책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경기연구원의 핵심적인 특징을 말씀드리면,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현장 중심의 접근이다. 둘째, 종합적인 정책 연구를 지향한다. 셋째, 대한민국의 축소판으로서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반영하고 있다.

경기연구원은 지방정부의 특성에 맞춰 현장에 기반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자치, 행정, 공간, 주거, 교통, 기후, 환경, 생태, 글로벌 협력, 경제, 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정책을 연구하고 있다. 농촌부터 첨단 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특성을 지닌 인구 1천400만명의 지방정부로서 안보를 제외한 모든 영역에 대한 정책을 수행해야 하는 연구기관이다. 이러한 점에서 경기연구원은 우리나라의 다양한 이슈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슈가 다양하고, 현장에 바로 적용될 수 있는 연구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어려움도 있지만, 그만큼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Q. 경기연구원은 경기도의 정책을 다루는 핵심 기관이다. 그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나 성과는 무엇인가.

A. 여러 가지 의미 있는 일이 있지만, 몇 가지를 말씀드리자면 첫째로 기후 위기 대응이 있다. 재생에너지 생산을 중심으로 한 경기도의 RE100 전략 수립에 기여할 수 있었던 점이 매우 뜻깊다. 둘째로는 RE100 플랫폼 구축이다. 경기도 전역을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하고, 기후 관련 정보를 집약해 모든 플레이어 오픈 협력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하고 있다. 최근 김동연 지사가 발표한 기후 위성과 연계한 작업도 진행 중이다. 셋째로는 균형 발전이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의 비전과 실행 계획을 연구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균형 발전을 위한 초광역 협력과 특별지방자치단체 정책을 연구 제안했다. 그 외에도 360도 돌봄, 휴머노믹스, 기회 소득 등 여러 중요한 정책을 연구하고 개발했다.

Q. 민선 8기 경기도는 ‘변화의 중심, 기회의 경기’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출범했다. 경기도의 비전과 정책을 뒷받침하는 경기연구원이 중점을 두고 있는 연구 방향은 무엇인가.

A. 경기연구원에 부임한 이후 제가 중점을 두고 있는 연구 방향은 요구 중심의 연구에서 선제안하는 연구로의 전환이다. 그동안 주로 경기도 실무진의 연구 요구를 받아 연구 과제를 추진해 왔지만, 이로 인해 도민들의 근본적인 삶의 문제나 중장기적인 비전을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핵심 문제를 중심으로 연구자들이 연구과제 3개년 계획을 세우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제시하는 선제안 연구 방식이다. 현재 약 30~40% 정도의 연구가 이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접근을 통해 도민들의 핵심 문제를 15가지 분야로 정의하게 됐다. 이들 분야는 미래 산업, N분 도시, 일자리, AI, 주거, 돌봄, 북부발전, 저출생·고령화, 탄소중립, 건강, 재난 안전, 시민, 글로벌 협력, ESG, 기회소득 등으로 구성돼 있다. 분야별로 정책 연구 과제를 실행해 보다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Q. 경기연구원은 200여명이 연구를 수행하고 연구지원을 하고 있다. 크고 작은 연구가 연간 500~600건 정도 수행되는데, 연구과제를 어떻게 결정하나.

A. 핵심은 소통이다. 첫째로, 연구 과제를 어디에 중점을 두고 수행할 것인지에 대한 소통과 합의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둘째로, 프로세스다. 연구 과제의 수요 조사, 기획, 의사 결정, 실행, 평가 과정 등을 명확하게 정의하고 이를 공유해 올바르게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이 과정에서 수요 조사는 매우 중요하다. 경기도와 주요 전문가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청취하고 있다. 이를 위해 경기도와의 실·국 간담회 및 대외 연구 수요 조사를 추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의정 포럼 등을 통해 경기도의회와도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도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연구원 홈페이지를 통해 도민 연구 제안 기능을 활성화하고 있으며, ‘도민이 묻고 GRI가 답하다’와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도민들의 연구 주제 제안을 촉진하고 있다. 또 올해부터는 ‘시·군이 묻고 GRI가 답하다’ 프로그램을 통해 경기도 31개 시·군의 현장 목소리를 수렴하고, 정책 연구 수요를 파악하고 있다.

주형철 경기연구원장이 경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경기연구원의 향후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제시하고 있다. 홍기웅기자

Q.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정책연구도 이에 발맞춰 빠르게 변화해야 할 텐데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A.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연구 주제도 새로운 영역들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주제들은 융복합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 기존 조직에서 다루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구영향평가센터, AI 혁신정책센터, 균형발전지 센터, 기후환경정보센터, ESG 정책연구센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연구센터 등을 설립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인구’는 기존의 자치행정, 주거, 교통, 기후환경, 글로벌 환경 등 모든 분야에서 다뤄져야 한다. AI나 ESG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센터들을 통해 융복합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Q. 모든 조직에서 구성원들 간의 소통과 직원들의 복지 향상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경기연구원에서는 이점에 있어서 그동안 어떤 성과가 있었는가.

A. 경기연구원의 핵심 경쟁력은 사람이다. 따라서 구성원들의 만족도와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 첫째,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여러 제도를 개선했다. 그중 가장 핵심적인 것은 유연근무다. 선택적 근로 시간제를 도입하고, 육아휴직 사용 기한을 2년으로 연장했다. 또 새내기 도약 휴가, 모성 보호 시간, 배우자 난임 치료 동행 휴가 등 특별 휴가 제도를 확충했다. 이와 함께 연차 이월 제도를 도입해 전반적으로 일과 삶의 균형을 보장하고 있다.

둘째, 직원들의 역량 개발을 위해 직무연수 제도를 확대했다. 또 역량 평가를 도입해 직원 개인의 성장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분기별로 소통 간담회를 열어 경영진과 직원 간의 의견 교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모든 직원이 서로 존중받고 소통할 수 있는 건강한 조직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Q. 국내외 다양한 연구기관들이 존재한다. 이들과의 협력도 중요할 텐데 경기연구원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A. 첫째로, 코로나 팬데믹으로 잠시 중단됐던 글로벌 교류에도 힘을 쏟고 있다. 올해 3월에는 핀란드 헬싱키대학교와 함께 ‘디지털 시대의 시민 참여’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으며, 중국의 산동사회과학원, 중국종합개발연구원 등과의 포럼을 통해 다양한 시각과 문화적 배경에 기반한 정책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있다.

두 번째, 경기연구원을 포함한 경기도 내 15개 공공기관이 참여하는 G+ 정책플랫폼을 구성해 ‘로컬상권 육성정책의 현황과 발전과제’에 대한 연구를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 ‘저출생에 따른 경기도 인구 구조 변화 전망 및 대응 방안’에 관한 세미나를 두 차례 개최했으며, ‘경기도 UAM 서비스 모델 및 정책방향 모색’에 대한 세미나도 진행했다.

셋째, 경기연구원은 다른 연구기관, 국책연구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의 연구 기관과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의 공통 현안인 광역교통, 인구정책 등을 논의하기 위해 서울연구원과 인천연구원과 함께 정례 토론회를 개최하고 있다.

Q. 경기연구원이 내년이면 개원 30주년을 맞는다. 인구 1천400만 최대 광역단체의 연구기관으로서 그에 걸맞은 비전과 성과를 내기 위한 각오 및 계획은.

A. 내년은 경기연구원이 30주년을 맞는 해다. 30년은 기관이 성장하고 질적으로 재정비하는 데 있어 상징적인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이와 함께 기후변화, AI 등 최근 정책 환경의 변화는 기존과는 차별화되는 새로운 연구원의 모습을 요구하고 있다.

경기연구원은 30주년을 단순히 기관의 성장을 축하하는 시간이 아니라, 새로운 전환을 위한 계기로 삼고자 한다. 특히 한국 사회와 경기도를 둘러싼 핵심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내고 새로운 정책을 제안하는 기회로 30주년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기후, 인구, 산업과 일자리를 중심으로 과거 30년간의 노력과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해 새로운 정책을 제안할 준비를 하고 있다.

최현호 기자 wti@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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