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러시아 전쟁 공범’ 비판에 “미국이 특등 공범국”
노골적인 러시아 편들기 “러시아 앞에 두고 불 장난질”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러시아가 무기거래로 북한을 전쟁범죄의 공범으로 만들었다”는 최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젤렌스키 논리대로라면 미국이 특등 공범국”이라며 반발했다.
김 부부장은 2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배포한 담화에서 “엄중히 경고하고자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24일(현지시간)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고위급 회의에서 러시아에 대한 무기 지원을 언급하며 “러시아는 유럽에서 벌어지는 전쟁 범죄에 이란과 북한을 사실상의 공범으로 만들 어떤 정당한 이유도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김 부부장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그 무엇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무모한 정치적 도발”이라고 규정했다. 김 부부장은 이어 “젤렌스키의 논리대로라면 우크라이나 전쟁터에서 가장 많은 무기와 탄약을 들이민 미국과 서방이야말로 마땅히 특등 공범국 지위를 부여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시종일관 러시아 편을 들었다. 그는 지난 26일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79억 달러(약 10조4600억 원) 규모의 추가 안보지원을 하기로 한 것에 대해 “의도적인 정세 격화 책동”라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이어 “미국과 서방이 핵 초대국인 러시아를 앞에 두고 지금처럼 겁이 없이 불 장난질을 해대면서 그로 하여 초래될 수 있는 후과를 과연 감당할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노동신문은 논평을 통해 지난 24일 유엔총회에 참석한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들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촉구하는 성명을 내놓은 것에 대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헌법적 지위를 부정하는 엄중한 정치적 도발”이라며 “그 어떤 시도를 더 해보아도 우리의 핵을 다치지 못한다는 것쯤은 이제는 알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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