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한' 춘천 바이오, 성과 릴레이에 존재감 쑥쑥
유바이오로직스, 전세계 유일 경구용 콜레라 백신 공공조달 존재감 부각
6월 바이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정부 R&D 예산 우선배치 등 수혜
강원도 춘천이 최근 두드러진 소재 기업 성과를 앞세워 바이오 '소수 정예' 육성 요람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대표 바이오 클러스터인 인천 송도와 비교해 미미한 투자 규모에 전용 산업 단지도 갖추지 못했지만, 산업을 대표할 만한 각 사별 성과에 개별 기업 가치는 물론, 지역 경쟁력 역시 재평가 받는 중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휴젤과 에이프릴바이오, 유바이오로직스, 바디텍메드, 애드바이오텍 등 춘천 소재 바이오 상장사들은 최근 1년 새 글로벌 품목 허가와 기술수출 등을 잇따라 도출하며 기업가치가 급등했다. 바이오 요람으로선 주목도가 낮았던 춘천 소재 기업이란 공통점을 보유한 기업들이다.
춘천은 강원 지역을 대표하는 바이오 기업 밀집 단지다. 휴젤(보툴리눔톡신)과 유바이오로직스(콜레라백신)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국내 바이오사들이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지자체 차원에선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이 지난 2007년 소양강변에 위치한 하이테크벤처타운 내 ICT 지원시설을 모두 인수해 2010년 바이오기업 지원공간을 마련하며 산업 육성 기반을 다졌다. 이후 총 5개동이 모인 '춘천 바이오타운'이란 이름 아래 기업 입주 공간 제공은 물론, 첨단 연구·분석장비 및 시생산장비와 GMP 시설 지원 등으로 바이오기업 사업화와 단계별 맞춤 성장을 지원 중이다.
다만 바이오 특화 단지로서의 색채은 옅은 편이다. 거두 농공단지와 남춘천산업단지를 중심으로 바이오 기업들이 위치해 있지만 아직 바이 기업 만을 위한 전용 산업단지는 부재한 상태다. 특히 국내 대표 바이오클러스터로 꼽히는 인천 송도와 비교하면 그 투자 규모는 10% 수준에 불과하다. 때문에 춘천 소재 바이오기업들은 상대적 불모지에서 고군분투 중이라는 인식이 짙었다. 소재 기업 역시 상장사로는 앞선 5개사 정도가 꼽히는 정도다.
하지만 최근 상장 바이오 기업들의 성과가 두드러지면서 개별 기업과 및 춘천 바이오 산업 경쟁력이 동시에 부각되는 중이다. 단순 수치적인 성과 외 각 주력 사업을 대표하는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휴젤은 국내 시장 1위 점유율의 보툴리눔 톡신 '보툴렉스'(수출명: 레티보)를 보유한 기업이다. 특히 연초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하면서, 국산 품목 중 유일하게 미국과 중국·유럽에서 모두 허가를 받았다. 글로벌 1·2위 시장 진출에 따른 기대감에 회사 주가는 최근 1년 새 두배 이상으로 껑충 뛴 상태다. 지난달 20일에는 30만원에 육박한 주가로 창사 이래 최고점을 경신하기도 했다.
에이프릴바이오는 국내 바이오벤처 대표적 기술수출 모델인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성과가 주목 받는다. 2021년 약물 반감기를 늘리는 'SAFA 플랫폼' 기반 신약 후보를 첫 기술수출한데 이어, 지난 6월 또 다른 신약후보 수출에 성공하며 1조원 이상의 누적 글로벌 계약 규모를 달성했다. 이에 주가 역시 휴젤과 마찬가지로 1년 전과 비교해 100% 이상 상승한 상태다. 특히 기술력 입증을 통해 플랫폼 기술 자체의 기술이전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여전히 차기 기술수출 주자로 주목받는다.
유바이오로직스는 개발도상국에 백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설립된 국제기구인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에 경구용 콜레라 백신을 공급하는 전세계 유일 업체다. 2010년 국제백신연구소(IVI)로부터 콜레라 백신 기술이전을 받는 목적으로 설립된 이후 공공조달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성장한 기업으로 꼽힌다. 독보적 위치를 기반으로 한 실적 경신도 이어지고 있다. 2020년 285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지난해 686억원으로 커지며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올해는 사상 첫 1000억원 매출액 돌파가 전망된다.
이밖에 바디텍메드는 낮은 코로나19 의존도에 체외진단기업임에도 불구하고 2022년 엔데믹 이후 2년 연속 실적 증가가 유력하고, 애드바이오텍은 글로벌 1위 업체향 음식물 처리 미생물제 독점 공급 가능성 부각에 지난 25일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춘천 바이오 기업을 둘러싼 환경은 한층 우호적 변화를 앞두고 있다. 지난 6월 강원도가 바이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에 지정됐기 때문이다. 지난 1995년 춘천 바이오산업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한지 30여년 만의 성과다. 이에 따라 춘천·홍천 바이오 국가전략첨단산업 특화단지는 인프라 구축부터 연구개발사업 △국공유 재산 사용료 면제 △조세 및 부담금 감면 △인허가 신속처리 의무화 △용적률 최대 1.4배 상향 △수출 판로개척 △정부 R&D예산 우선 배정 △예비타당성 조사 특례 등의 지원을 받게 된다.
춘천 소재 상장 바이오기업 관계자는 "바이오는 연구·개발 뿐만 아니라 종합적인 인프라 구축이 중요해 많은 기업들이 운집한 산업단지 조성이 각 사 경쟁력 제고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이번 특화단지 지정으로 춘천과 홍천이 지자체별로 치열해진 바이오 기업 유치 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 만큼 신규 기업들의 진입과 이에 따른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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