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갑작스럽게 쫓겨난 원클럽맨" 미네소타가 타운스를 트레이드한 이유는?
[점프볼=이규빈 기자] NBA 시즌을 한 달 앞두고 초대형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이런 초대형 트레이드가 갑작스럽게 성사된 이유는 뭘까.
28일(한국시간) NBA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한 트레이드가 터졌다. 바로 칼-앤서니 타운스가 뉴욕 닉스로 트레이드된 것이다. 반대급부는 줄리어스 랜들, 돈테 디빈첸조와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 1장이었다.
어느 팀의 이득인지 따져보기에 앞서 타운스의 트레이드는 충격이 컸다. 그 이유는 딱히 트레이드 조짐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당사자인 타운스조차 개인 SNS를 통해 당황스럽다는 글을 남겼다. 즉,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트레이드가 터진 것이다.
타운스는 2015 NBA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에 지명된 이후 줄곧 팀의 기둥이었던 선수다. 미네소타에서 올스타로 성장했고, NBA를 대표하는 빅맨으로 거듭난 선수다.
타운스는 2022-2023시즌을 앞두고 합류한 루디 고베어와 엄청난 성장세로 팀의 에이스 자리를 꿰찬 앤서니 에드워즈에게 밀려, 예전처럼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2023-2024시즌 미네소타와 타운스가 모두 호성적을 거두었고, 케빈 가넷 시대 이후 20년 만에 컨퍼런스 파이널 무대를 밟았다. 비록 파이널 진출에는 실패했으나, 미네소타의 앞길을 창창해보였다. 차기 시즌에도 미네소타는 서부 컨퍼런스의 패권을 놓고 다툴 것으로 예상됐다.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타운스의 활약은 결정적이었다. 1라운드와 2라운드 승부에서 타운스가 없었다면, 미네소타는 결코 컨퍼런스 파이널에 진출할 수 없었을 것이다. 특히 2라운드 덴버 너겟츠와의 시리즈에서 타운스는 공수 양면에서 엄청난 활약으로 니콜라 요키치를 괴롭히며, 승리의 일등 공신이었다.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팀의 핵심 선수인 타운스를 섣불리 처분한 이유가 뭘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미네소타의 재정 상황이다.
미네소타는 다가오는 2024-2025시즌 타운스 트레이드 전까지 약 2억 500만 달러의 연봉이 확정된 상황이었다. 2024-2025시즌 NBA가 발표한 사치세 라인은 1억 7000만 달러다. 미네소타는 여기에 3500만 달러나 초과한 상황이다. 사치세는 라인에 초과된 만큼의 금액을 내는 형식이 아니다. 거기에 +@가 붙는다.
만약 타운스를 트레이드하지 않았다면, 미네소타가 지불해야 할 사치세는 약 5600만 달러였다. 미네소타가 랜들과 디빈첸조만 받고 트레이드를 마감한다면, 2650만 달러의 사치세를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여전히 사치세를 내야 하는 상황은 같지만, 금액이 엄청나게 줄어든 것이다.
미네소타는 NBA를 대표하는 스몰마켓 구단이다. 막대한 규모의 사치세를 지불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미네소타 입장에서 이 정도의 사치세 절약만 해도 미네소타에는 큰 도움이 된다. 애초에 미네소타는 저 정도 사치세를 지불할 능력이 없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즉, 미네소타는 사치세 절약을 위해 무조건 고액 연봉자 한 명을 트레이드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미네소타의 고액 연봉자는 타운스(4900만 달러), 고베어(4380만 달러), 에드워즈(4200만 달러), 제이든 맥다니엘스(2300만 달러)가 있다.
이중 맥다니엘스는 받는 연봉 자체가 적기 때문에 트레이드한다고 해도 사치세가 줄어드는 규모가 작다. 결국 고베어와 타운스, 에드워즈 중 한 명을 보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에드워즈는 미네소타 입장에서 절대 보낼 수 없는 자원이다. 팀의 에이스이자, NBA를 대표하는 가드로 성장했고, 빅3 중 나이도 가장 어리다. 현재 기량도 가장 우월하다고 해도 무방하다.
결국 빅맨 2명 중 하나를 보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미네소타의 선택은 타운스였다. 고베어는 2023-2024시즌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미네소타를 NBA 최고의 수비팀으로 변모시킨 것이다. 공격에서도 마이크 콘리와 에드워즈가 주는 패스를 받아 효율 높은 득점을 선보였다.
반면 타운스는 2022-2023시즌 고베어와 전혀 어울리지 않던 모습에서 2023-2024시즌에는 나름대로 적응을 마친 모습이었다. 하지만 전성기 시절 보였던 팀의 에이스이자, NBA 최고의 공격형 빅맨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앞서 말했듯 1라운드와 2라운드에서 잘했으나,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크게 부진하며, 탈락의 원흉이 됐다.
사실 타운스가 매물로 선택된 이유는 실력의 문제보다 남은 계약 상황이 컸다. 고베어는 2025-2026시즌이 끝나면, 계약이 종료된다.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고베어의 나이를 생각하면, 미네소타와 재계약을 한다고 해도 연봉이 삭감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타운스는 2027-2028시즌까지 계약이 남아있다. 심지어 매년 연봉이 올라가는 형식의 계약이다. 계약의 마지막 시즌인 2027-2028시즌에는 6100만 달러를 수령한다. 이런 타운스의 계약 규모가 부담됐을 가능성이 높다.
타운스를 보내고, 랜들과 디빈첸조를 영입한 것도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볼 수 있다. 미네소타는 2023-2024시즌 빅맨 두 명을 동시에 기용하는 높이 농구로 재미를 봤다. 이 시스템을 차기 시즌에도 유지하고 싶었을 가능성이 높다. 랜들은 타운스의 슈팅 능력은 없으나, 수비와 볼 핸들링에서 타운스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선수다. 결정적으로 타운스에 비해 연봉이 2890만 달러로 저렴하다. 심지어 2025-2026시즌이 끝나면, FA가 된다.
디빈첸조는 NBA를 대표하는 3&D 선수다. 디빈첸조는 어느 팀에나 도움이 되는 선수다. 수비를 중시하는 미네소타 입장에서 환영할 수 있는 선수다.
결과적으로 미네소타는 재정상의 이유로 빅3 중 한 명을 트레이드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공격의 에드워즈와 수비의 고베어가 아닌 앞으로 4년의 대형 계약이 남아있는 타운스를 보낸 것이다. 그 대가로 타운스의 역할을 일정 부분 수행할 수 있는 랜들과 훌륭한 3&D 디빈첸조를 영입해 뎁스까지 채운 것이다.
대부분의 전문가와 팬들이 미네소타의 타운스 트레이드를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스몰마켓인 미네소타 입장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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