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기업과 손잡는 SK이노… `AI 스마트플랜트` 확산 복안

박한나 2024. 9. 29.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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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과 지역 AI기업 딥아이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AI 비파괴검사(IRIS) 자동 평가 설루션'으로 열교환기 결함 검사를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이 국내 최초로 정유석유화학 공정에 인공지능(AI), 디지털전환(DT) 기술을 적용한 자체 솔루션을 개발한 데 이어 지역 AI기업과 협업해 새로운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AI·DT 솔루션을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삼아 해외 진출을 계획하고, 울산이 AI 중심의 산업도시로 한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어 나간다는 복안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역 AI기업인 딥아이(DEEP AI)와 협력해 세계 최초로 'AI 비파괴검사(IRIS) 자동 평가 솔루션'을 개발하고 사업화를 추진한다고 29일 밝혔다. SK 울산CLX는 축적된 노하우와 데이터를 제공하고, 딥아이는 AI 기술을 적용해 솔루션을 구현했다.

정유·석유화학 공정은 안전 운전을 위해 주기적으로 검사를 진행하고 엔지니어가 정비 여부를 판단한다. 대표적인 방법이 초음파를 이용해 결함을 찾는 비파괴 검사로, 주로 열교환기 결함 검사에 사용된다.

열교환기는 정유·석유화학 설비 노후화와 혹독한 운전환경으로 균열, 부식, 마모가 잦다. 고장 원인의 약 80% 이상이 열교환기 내 튜브 손상이다. 열교환기가 손상된 채로 운전되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주기적으로 검사를 진행해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있다.

기존 검사 방식은 초음파를 이용해 촬영 후 전문가가 육안으로 결함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사람의 경험과 역량에 의존하기 때문에 정확도, 소요시간 등에서 한계가 있다. 관련 분야 전문가가 감소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SK이노베이션과 딥아이가 함께 개발한 AI IRIS기술은 초음파로 촬영한 후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AI가 결함을 찾아내는 방식이다. 정확도는 95%이상이다. 검사에 소요되는 시간도 90% 이상 단축할 수 있다.

이는 대기업이 보유한 데이터 등 방대한 기술 지식과 중소기업의 AI 기술이 융합된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지역 AI기업과의 협력으로 산업도시 울산의 특성을 살린 '산업AI'를 함께 키운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여기에 정부 국비과제인 '제조업 AI 융합 기반 조성사업' 대상자로 선정돼 솔루션 개발비용 등 울산광역시 지원까지 더해졌다. SK 울산CLX는 현장 실증을 거친 후 SK 울산CLX에 전면 적용한 후 울산 정유·석유화학 단지로 확대하는 등 사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SK 울산CLX 관계자는 "딥아이와 함께 AI IRIS 자동평가 솔루션을 더욱 고도화해 국내 전체 정유·석유화학산업 뿐 아니라 동일기술이 적용되는 배관, 보일러, 탱크, 자동차, 항공기 부품 분야까지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더불어 해외시장 진출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또 SK이노베이션이 자체 개발한 설비자산 관리 시스템 'OCEAN-H'의 사업화도 성공했다. OCEAN-H는 정유·석유화학산업 현장에 최적화된 시스템으로 지난 60여년간 축적된 데이터로 다양한 상황에 맞춰 활용하게 구현한 모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초 OCEAN-H를 상업화한 후 현재까지 울산지역 정유·석유화학업체 5개사를 고객으로 확보해 약 3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해외업체가 개발한 설루션은 업무 환경의 차이로 인한 편의성, 활용성, 확장성 및 높은 비용 등의 문제점이 있었지만 국내 환경에 맞게 구현된 시스템 덕분에 정유·석유화학 업체들의 문의와 협업요청이 몰리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OCEAN-H를 지속적으로 지능·고도화하고 있다. 스마트비계시스템, 스마트작업허가서 등 자체 개발 제품군을 확대하며 AI 기술을 접목해 편의성과 정확도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인도 기업인 TATA그룹의 TCS와 업무 협약을 체결해 향후 인도, 인도네시아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서관희 SK에너지 기술·설비본부장은 "SK 울산CLX의 정유·석유화학 전문성을 바탕으로 AI 등 다양한 디지털기술을 활용해 경쟁력을 확보해가고 있다"며 "국내 최초 정유공장에 이어 국내 최초 스마트플랜트 도입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만큼 확실한 성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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