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로 '헬스케어' 판 커진다…'네카오'도 참전
AI 헬스케어 시장 작년 1조 8980억, 2032년 28조 4576억
구글·오픈AI·네이버·카카오 등 자체 LLM 경쟁력 승부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인간의 언어까지 이해하며 스스로 판단·행동하는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는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이 헬스케어 분야로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이제는 AI가 미국 의사 시험을 통과할 수준까지 발전하면서 환자 진단, 치료, 관리 등 헬스케어 산업 전반에 걸쳐 새로운 혁신의 기회를 제공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프리시던스 리서치(Precedence Research)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생성형 AI 헬스케어 시장은 작년 14억 5000만 달러(약 1조 8980억원)에서 2032년 217억 4000만 달러(약 28조 4576억원)에 이르러 연평균 35.1%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전 세계 테크 기업들이 헬스케어 시장에 가세하고 있다. 미국의 구글, 오픈AI, 메타를 비롯해 국내 대표 IT 기업 네이버, 카카오까지 자체 개발한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헬스케어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 중이다.
美 의사 시험 합격한 AI…고령화 사회 난제도 풀까
하지만 오픈AI의 'GPT-3.5' 출현 이후 구글의 '제미나이', 메타의 '라마' 등 갈수록 정교해진 LLM이 등장하면서 AI가 기존의 의료 환경이나, 헬스케어 산업의 난제를 해결해줄 기술로 업계의 기대를 다시금 모으고 있다.
30일 한국정보통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현재 헬스케어 산업 생태계는 고령화 사회에 따른 의료 취약계층 증가, 의료 종사자 부족과 의료진 업무 과중, 수익성 및 안전에 따른 신기술 도입의 어려움 등 여러 문제에 직면한 상황이다. 생성형 AI는 이런 헬스케어 영역에서 임상실험, 의료용 영상 해석, 의사 보조, 병원 업무, 보험 청구 심사 등 새로운 혁신과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의료 분야 AI 도입은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안전성과 정확성이 최우선돼야 하는데, 챗GPT 성능이 인간 수준에 버금가는 테스트 결과를 보여주며 기대감은 더욱 상승하고 있다. 작년 1월 챗GPT가 미국 의사 면허시험(USMLE)에 합격할 정도의 수준으로 향상된 것이다. 작년 3월엔 미국 유타 의과대학 연구진이 미국암연구소와 챗GPT의 답변 비교 분석 연구를 진행한 결과 96.9%의 정확도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구글·오픈AI, 의료·헬스케어로 경쟁 확대
구글 딥마인드는 지난 4월 '메드 제미나이(Med-Gemini)'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다. '메드-제미나이'는 텍스트, 이미지, 유전 정보 등 다양한 형태의 의료 데이터를 학습해 방사선학 보고서를 생성할 수 있는 의료용 LLM이다. 제미나이에 흉부 X선 영상이나 CT(컴퓨터 단층 촬영) 사진, 수술 영상과 심전도 신호, 유전체 정보 같은 각종 의료 데이터를 대거 학습시켜 의료 현장용으로 특화했다.
'메드-제미나이'가 작성한 흉부 X선 분석 보고서와 의사가 작성한 보고서를 블라인드 테스트로 비교한 결과, 평가자(전문의) 중 72%가 제미나이의 분석이 동등하거나 우수하다고 답변했다. 향후 의료 현장에서 서비스 상용화를 본격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오픈AI는 지난 6월 의료 AI 어시스턴트를 개발한 헬스케어 기업 '컬러 헬스(Color Health)’와 협력을 발표했다. GPT-4o를 기반으로 암 진단을 돕고, 환자 맞춤형 정밀 검사 계획을 수립함으로써 의사가 데이터를 토대로 한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오픈AI는 GPT-4를 활용한 자가 진단 서비스를 제공한다. GPT-4는 헬스케어 플랫폼 '후프(Whoop)'와 협력해 사용자의 질문에 답하고 맞춤형 지침을 제공하는 건강 코치를 도입했다. 지난 7월에는 오픈AI가 스라이브 글로벌(Thrive Global)과 생성형 AI를 통해 개인 맞춤화된 건강 코칭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쓰라이브 AI 헬스'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 '네카오'는
네이버 헬스케어 연구소에 따르면 네이버의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는 의사 국가고시 수준의 문제를 풀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을 갖췄으며 건강검진 결과를 AI가 분석해 개인화된 소견서를 자동으로 작성하는 등 사내 병원에서 다양한 의료 서비스에 적용해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또 네이버가 클로바를 기반으로 출시한 독거노인과 1인 가구를 위한 AI 안부 전화 서비스 '클로바 케어콜'은 현재 전국 128곳 시군구에 도입 이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진행 중이다.
카카오브레인은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의료 영상 판독 서비스 '카라-CXR(KARA-CXR)'과 차세대 항체 신약 설계 플랫폼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KARA CXR은 각종 의료 데이터를 학습한 AI 모델로 흉부 엑스레이 사진에 대해 초안 판독문을 자동 생성해 의사가 빠르게 최종 판독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며 판독문 초안을 제시함으로써 의사의 판독 속도와 정확도를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인하대병원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다이그노스틱스'를 통해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KARA CXR의 정확도는 68~70% 수준으로 GPT-4(40~47%)보다 20%p 이상 높은 점수를 기록하는 등 GPT-4를 능가하는 진단 성능도 입증했다.
카카오브레인은 현재 카라-CXR의 연내 출시를 위해 한국과 미국, 유럽에서 규제 승인을 받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카카오브레인은 특정 분야나 응용에 특화한 경량언어모델(sLLM)을 통해 최적화된 헬스케어 생성형 AI 서비스도 개발 중이다.
"잠재력 크지만, 생명과 직결되는 헬스케어 분야"
IITP는 "생성형 AI는 개인맞춤형 치료, 미래 신약 개발 등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잠재력을 내재하고 있으나 이러한 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기술개발과 함께 윤리·규제 노력 병행 필요하다"며 "신뢰할 수 있는 AI 모델 개발, 강력한 법적·제도적 기반 마련, 안전한 데이터 관리 시스템 구축, 사회적 합의 도출을 통해 AI 기술이 인류의 건강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각계의 역량 결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어떤 분야는 지식의 나열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지만 작은 실수와 판단이 생명과 직결되는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진입 장벽이 더욱 높기 때문에 철저하고 신중한 접근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dong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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