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년 경주 APEC 정상회의 개최 지지”···정상회담 추진 언급은 포함 안 돼
미국 뉴욕에서 유엔 총회 계기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중국 측이 내년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개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29일 홈페이지를 통해 2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회담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왕 부장은 양국 관계와 관련해 “올해 들어 중국과 한국의 각 영역 교류·협력이 활발해지는 등 양국 관계가 긍정적 개선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하고 “이는 양국이 노력하는 방향이 옳고 효과도 좋다는 것을 설명한다”고 밝혔다.
또 “현재 세계가 혼란스럽고 일방주의와 보호주의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중국과 한국은 이웃 국가이자 중요한 협력 파트너이며 손을 잡고 위험·도전에 대응해야 하고, 각자의 발전과 양국 관계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중국과 한국은 경제가 밀접하게 연결돼있고 이익이 서로 융합돼있는데 이는 시장 규칙이 작용한 결과로 양국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내년 한국의 APEC 정상회의(경주) 개최를 지지하고 지역 경제 통합 과정을 추진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 측 발표문에는 내년 APEC 정상회의 계기에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을 추진한다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어 왕 부장은 “미국이 이 지역에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는 것은 지역 평화·안정을 해치는 것으로 역내 국가 이익에 맞지 않는다”면서 미국을 겨냥했다. 이는 지난 4월 미국이 대만해협과 가까운 필리핀 루손섬에 배치한 최신 중거리 미사일 체계 ‘타이폰’(Typhon)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미군과 필리핀군은 4∼6월 열린 양국 연례 합동 훈련 ‘발리카탄’과 ‘살락닙’에서 이 미사일 체계를 활용했다. 발리카탄 등은 중국의 대만 침공과 남중국해 도발 가능성에 대비한 전쟁 훈련 성격을 띠고 있어 중국이 강하게 반발해왔다.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서 왕 부장은 “조선반도(한반도)에서 전쟁과 혼란이 일어나선 안 되고, 반도의 평화와 안정 수호는 각 당사자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면서 “중국은 계속해서 화해와 회담을 촉진하면서 반도의 항구적 안정을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이 자리에서 양국 교류 흐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양측이 긍정적인 모멘텀을 계속 이어가고 고위급 교류를 강화하고, 양국 관계의 안정적 발전을 촉진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한국 측이 중국과 경제 무역 협력을 강화하고 함께 지역 경제 융합을 촉진하기 희망하며,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중국과 전략적 소통을 기대한다고 밝혔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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