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비 부담 덜고, 출퇴근 편리함 더하고...남양주 교통복지 실현 [인사이드 경기]
서울行 인구 늘자 기후동행카드 도입... 최근 한달동안 이용자 51%나 급증
버스 타는 노인들 연 12만원 교통비... 다양한 대중교통비 지원사업 ‘결실’
독일은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에 따른 에너지 위기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2022년 여름(6~8월) 3개월간 시범적으로 ‘9유로 티켓’을 도입했다.
9유로 티켓은 한 달에 9유로(약 1만3천원)만 내면 고속열차를 제외한 모든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기간 한정 무제한 대중교통 정기권이다.
독일 인구 5명 중 1명이 매달 구입했을 정도로 인기를 끈 9유로 티켓은 시범운영 기간 대중교통 이용객 25% 증가, 온실가스 180만t 감축, 물가상승률 0.7% 감소 등의 성과를 거뒀다.
이처럼 독일의 9유로 티켓 정책은 대중교통의 사회경제적 편익을 국가가 증명했다는 점에서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상대적으로 저렴한 교통수단인 대중교통 이용을 활성화함으로써 소득 격차로 인한 이동 불평등을 완화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이다.
이에 남양주시는 시민 누구나 누릴 수 있는 보편적 교통복지를 실현하기 위해 K-패스, 기후동행카드 등을 도입하고 어르신 교통비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주광덕 시장은 “더 많은 시민이 대중교통 혜택을 누리게 하는 것이 보편적 대중교통 복지의 시작”이라며 “도로 확장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교통 인프라의 확충이다. 도시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대중교통 정책을 고민하고 대중교통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 The경기패스 도입 4개월 만에 가입자 5만명 육박…교통비 부담 완화
대중교통비 지원사업은 시민들의 대중교통비 부담을 완화해 줌으로써 대중교통 실수요자들에게 이용에 따른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궁극적으로 정기적인 대중교통 이용 수요 증가를 목표로 한다.
시는 5월 교통비 절감 및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대표 교통 정책인 ‘The경기패스’(K-패스 경기)를 도입했다.
K-패스는 광역·시내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단 고속·시외버스, KTX 등 열차 제외)을 월 15회 이상 정기적으로 이용하면 대중교통 이용 금액의 일정 비율을 환급해 주는 사업이다.
시민들의 대중교통비 부담을 완화해 줌으로써 대중교통 실수요자들에게 이용에 따른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궁극적으로 정기적인 대중교통 이용 수요 증가를 목표로 한다.
일반층은 대중교통 이용 금액의 20%를 환급받을 수 있고 청년층(19~39세)은 30%,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에 해당하는 저소득층은 53%를 환급받을 수 있다.
혜택이 쏠쏠한 만큼 가입자 역시 큰 폭으로 늘고 있다.
6월 기준 남양주시 K-패스 가입자 수는 4만8천99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가입 대상자의 75%를 넘는 수치로 도입 4개월 만에 가입자가 5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시민들의 호응이 뜨겁다.
이에 더해 시는 가입 단계부터 어려움을 느끼는 어르신 등 디지털 약자도 K-패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주민센터에 전담 창구를 마련하고 경로당에 안내문을 배포하는 등 보편적 교통복지 제공을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시는 국·도비를 포함, 올해 총 28억원을 투입해 해당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으로 33억원을 증액 편성할 예정이다.
■ 별내선·진접선도 ‘기후동행카드’ 쓴다…한 달 새 이용자 51% 급증
남양주시는 서울로의 접근성이 좋고 신축 아파트, 풍부한 도시 인프라 등 생활하기 좋은 환경을 갖췄다. 그만큼 서울에 학교나 직장을 두고 있는 경우가 많고 이를 위해 전철,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 또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5년마다 실시하는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2020년) 자료에 따르면 남양주에서 서울로 매일 통근·통학하는 인구는 10만2천4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체 인구(71만3천321명) 대비 서울로 통근·통학하는 인구의 비율은 14.3%로 경기도 31개 시·군 중 여섯 번째로 높았다.
현재 남양주시 인구는 74만명으로 왕숙신도시 등 택지개발이 완료되면 서울로 이동하는 인구 비중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에 시는 시민들의 교통 편의 증진을 위해 7월 서울시와 ‘기후동행카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그간 교통 혜택에서 소외되는 경우가 많았던 수도권 동부지역 기초지자체 중 최초다.
기후동행카드는 독일의 9유로 티켓을 계승한 ‘도이칠란트 티켓’(49유로 티켓)을 벤치마킹한 교통카드다. 6만5천원짜리 정액권으로 버스, 지하철, 따릉이 등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시는 지난달 10일 별내선 개통과 동시에 기후동행카드를 시행했다.
시비 100%를 투입해 지원하는 이 사업은 남양주에서 서울로 이동하는 경우 남양주시가, 서울에서 남양주로 이동하는 경우 서울시가 비용을 부담하는 식이다.
남양주시를 통과하는 서울시 면허 시내버스 3개 노선(202, 1155, 2212)은 이미 기후동행카드 서비스를 적용하고 있으며 지난달 10일 별내선(8호선 연장) 개통과 함께 별내선 2개 역사(별내, 다산)와 진접선(4호선 연장) 3개 역사(별내별가람, 오남, 진접)에서 기후동행카드 승하차가 가능해졌다.
남양주시 기후동행카드 이용자는 첫날 675명에서 이달 6일 기준 1천20명으로 약 한 달 만에 51%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향후 교통 수요 패턴이 맞는 이용자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 어르신 10명 중 7명 혜택…대중교통비 지원사업 활발
우리나라는 1984년 만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지하철 운임 100% 할인 즉, 경로 무임승차 제도를 시행했다. 이후 제도는 40년간 지속해 지금까지도 수많은 어르신의 발이자 삶이 되고 있다.
다만 무임승차 혜택이 지하철로 한정돼 있다 보니 거주지에서 지하철역이 멀어 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문에 공정성과 형평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시는 어르신의 이동권 보장을 위한 ‘남양주시 어르신 교통비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남양주시에 주소를 둔 만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하는 이 사업은 남양주 내 시내·마을·땡큐버스 및 일부 시외버스(남양주 내 경유노선 한정) 이용 금액을 분기별 3만원씩 연간 12만원 한도 내에서 지원하는 방식이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한정적인 고령 세대에게 교통비를 지원함으로써 실질적 복지 혜택을 제공하고자 마련됐다.
시는 이달 12일 기준 시내 73개, 마을 29개, 시외 26개 등 총 128개 노선을 대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2022년 7월 첫걸음을 뗀 이 사업은 시행 2년째인 지난달 말 기준 8만9천192명이 가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가입 대상자(12만6천353명)의 70%에 해당하는 수치로 남양주 내 어르신 10명 중 7명이 혜택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
이용자 현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연령별로는 70대가 전체의 46%(4만1천62명)로 가장 많았고 이어 60대 34.6%(3만858명), 80대 18.4%(1만6천400명) 순이었다.
시는 더 많은 어르신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올 연말까지 약 49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주 시장은 “남양주시민이라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교통복지 시스템을 구축해 시민들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를 통한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해 모두가 행복한 ‘상상 더 이상의 남양주’를 실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창재 기자 cjyoo@kyeonggi.com
김태우 기자 twoo63@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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