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시간 3분의 1로"…AI로 열교환기 점검하는 SK이노[현장]

류인선 기자 2024. 9. 2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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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0개.

SK이노베이션의 울산 공장인 SK울산콤플렉스(CLX)에 설치된 열 교환기 수다.

김기수 딥아이 대표는 "SK울산CLX는 플랜트의 평균 수명인 60살에 가까워지고 있다. 튜브와 같은 얇은 배관이 가장 취약하다"며 "비용과 검사시간은 각 50%, 70% 절감하고 정확도는 98%인 AI를 도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장 실증을 거친 후, SK울산CLX에 전면 적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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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44만건 데이터로 열 교환기 상태 분석
"비용과 검사시간은 줄고 정확도 98% 수준"
데이터 축적한 SK이노와 지역 AI기업 협업
[울산=뉴시스] SK이노베이션과 지역 AI기업 딥아이(DEEP AI)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AI 비파괴검사(IRIS) 자동 평가 설루션’으로 열교환기 결함 검사를 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2024.09.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 류인선 기자 = 7000개.

SK이노베이션의 울산 공장인 SK울산콤플렉스(CLX)에 설치된 열 교환기 수다. 열 교환기는 200도까지 오르는 고온의 석유 제품이 상온의 다른 제품과 접촉하지 않고 열만 전달할 수 있도록 고안된 설비다.

지름 1인치 튜브 7000개가 서로 얽혀있어 석유 제품은 섞이지 않고 열에너지만 교환한다. 튜브 두께는 3㎜ 정도로 부식되면 석유 제품이 서로 섞여 화재 위험이 증가한다. 열 교환기 안전 관리가 중요한 이유다.

정기적인 점검을 위해 작업자가 튜브 안에 고압 수를 쏴 초음파 검사를 시행한다. 물이 초음파의 매개 역할을 한다. 이 결과를 판독하는 숙련공의 수가 줄면서 몸값이 뛰고 인적 오류도 늘고 있다.

지역 스타트업과 협업…쓸모 있는 AI 만든다

이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인공지능(AI)이 주목받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역 AI 스타트업 딥아이(Deep AI)와 함께 AI 비파괴검사(IRIS) 자동 평가 솔루션을 개발해 사업화를 시도 중이다.

튜브 안에서 고압수가 튕겨 나오며 분당 44만건의 데이터를 만든다. 반사 강도 등을 채도로 표시하면 부식 정도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딥아이는 AI가 데이터를 분석해 열 교환기 자체의 수명을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3차원(3D) 시각화를 통해 부식 정도, 교체 필요 여부를 AI가 분석해 화면에 표시한다.

김기수 딥아이 대표는 "SK울산CLX는 플랜트의 평균 수명인 60살에 가까워지고 있다. 튜브와 같은 얇은 배관이 가장 취약하다"며 "비용과 검사시간은 각 50%, 70% 절감하고 정확도는 98%인 AI를 도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장 실증을 거친 후, SK울산CLX에 전면 적용할 계획이다. 이후 울산 정유·석유화학 단지로 확대하면 수익을 내는 사업화도 가능할 전망이다. 울산에 3만개가 설치된 열 교환기는 제조업 모든 분야에 활용된다.

데이터에 진심인 SK…오션허브에 축적

SK이노베이션이 AI 기술을 접목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오션허브'(OCEAN-H)라는 자체 개발 설비자산 관리 시스템이 있다. SK울산CLX 설비가 만들어내는 데이터가 모이는 '정보의 바다'다.

SK울산CLX에 있는 설비 60만대가 24시간 365일 가동된다. SK이노베이션은 이 데이터를 누적했고, 딥아이와 같은 지역 스타트업과 협력해 실제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신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AI를 실제 현장에 활용하기 위해 자체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외국 AI 적용 프로그램 도입은 한국 기업 문화에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배웠기 때문이다.

[울산=뉴시스] SK에너지 구성원이 SK이노베이션에서 자체개발한 설비자산관리 시스템 ‘OCEAN-H’를 활용해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2024.09.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오션허브를 도입한 이철영 이수스페셜티케미칼 검사팀장은 "외국 회사의 시스템과 달리 오픈소스 솔루션이라 다른 시스템과 연계할 수 있다"며 "외국 시스템은 분석, 정비자료 등을 연계해야 하는데 안 된다고 하는 부분이 많았다"고 전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오션허브, IRIS 외에도 스마트비계시스템, 스마트작업허가서 등 자체 개발 제품군을 확대하며, AI 기술을 접목해 편의성 및 정확도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사업화도 시도하고 있다. 이수스페셜티케미칼을 포함한 5개사에 오션허브를 판매해 매출 35억원을 올렸다. 해외 석유화학 기업에게도 오션허브를 판매하기 위해 시도하고 있다.

서관희 SK에너지 기술·설비본부장은 "SK 울산CLX는 국내 최초 정유공장에 이어 국내 최초 스마트플랜트 도입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만큼 확실한 성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y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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