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열교환기 결함 찾아내는 AI…SK-스타트업 협업 결과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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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SK이노베이션의 생산시설이 포진해있는 SK 울산CLX(컴플렉스) 열교환기 청소지역.
SK이노베이션은 열교환기 결함 검사를 위해 지역 AI기업인 딥아이와 협력해 세계 최초로 'AI 비파괴검사(IRIS) 자동 평가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SK 울산CLX는 AI IRIS기술을 실증한 뒤 SK 울산CLX에 전면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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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SK이노베이션의 생산시설이 포진해있는 SK 울산CLX(컴플렉스) 열교환기 청소지역. 세척을 위해 분리된 열교환기 앞에 작업자 2명이 각각 노트북을 펴고 앉아있다. 이들은 수백개에 달하는 열교환기 배관 하나하나에 내시경 카메라를 투입한다. 열교환기 배관 두께는 3㎜ 수준으로 얇은데 하나라도 구멍이 생기면 내·외부가 섞여 석유 제품이 오염될 수 있어 이곳에선 필수적인 검사다.
노트북 화면에 출력된 결과값은 사진·영상이 아니라 픽셀 형태의 분석 결과다. 배관 내부에 물을 채워 매질로 삼은 뒤 초음파를 통해 배관의 두께를 분석한 것을 AI가 시각화해준 값이다. AI는 1분당 4만번가량 데이터를 취득한 뒤 배관 내 취약 지점을 표시해준다. 사람은 AI가 분석한 결과를 들여다보고 결함 정도를 판단해 보수 여부를 결정한다.
SK이노베이션이 국내 최초로 정유·석유화학 공정에 AI·디지털전환(DT) 기술을 적용한 솔루션을 개발한다. '스마트팩토리'의 정유·석유화학 버전인 '스마트플랜트'를 고도화해 SK 울산CLX 공정에 적용하는 것을 넘어 솔루션 자체를 새로운 먹거리로 삼는다.
SK이노베이션은 열교환기 결함 검사를 위해 지역 AI기업인 딥아이와 협력해 세계 최초로 'AI 비파괴검사(IRIS) 자동 평가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열교환기는 원유 온도를 높이고 석유제품 온도는 낮춰, 원유·석유제품 등의 저장을 쉽게 해주는 정유 공장의 필수 설비다. SK 울산CLX에만 약 7000기, 울산 석유화학산업단지 내 약 3만기가 있을 정도로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열교환기는 정유·석유화학 설비 노후화와 혹독한 운전환경으로 인해 균열, 부식, 마모가 잦다. 열교환기 고장 원인의 80% 이상이 열교환기 내 튜브 손상이라고 한다. 기존에는 초음파를 이용해 촬영 후 전문가가 육안으로 결함을 확인해왔다. 사람의 경험과 역량에 의존하기 때문에 정확도에 한계가 있고 오랜 소요시간이 걸린다는 문제가 있다. 또 관련 분야 전문가 수도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AI IRIS기술은 이런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다. 초음파로 촬영한 뒤 앞서 축적해놓은 데이터를 활용해 AI가 결함을 찾아내는 방식이다. 정확도는 95% 이상이며 검사에 소요되는 시간은 90% 이상 단축할 수 있다.
개발 과정에서 SK는 오랜 업력에서 쌓은 실증 데이터를, 딥아이는 AI 기술을 각각 제공했다. 여기에 정부 국비과제인 '제조업 AI 융합 기반 조성사업' 대상자로 선정돼 솔루션 개발비용 등 울산시 지원까지 더해졌다. 김기수 딥아이 대표이사는 "SK는 그간의 분석 데이터를 보존·보유하고 있었다"며 "AI를 개발하는 입장에서 중요한 '도메인 지식'(특정 영역에 국한된 지식)을 SK로부터 공급받을 수 있었던 점이 주효했다"고 했다.
SK 울산CLX는 AI IRIS기술을 실증한 뒤 SK 울산CLX에 전면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울산 정유·석유화학 단지를 대상으로 사업화를 추진한다. 사업 성과가 나면 솔루션의 지적 재산권을 딥아이와 SK가 공동 소유하게 된다.
서관희 SK에너지 기술·설비본부장은 "SK 울산CLX의 정유·석유화학 전문성을 바탕으로 AI 등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경쟁력을 확보해가고 있다"며 "SK 울산CLX는 국내 최초 정유공장에 이어 국내 최초 스마트플랜트 도입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만큼 확실한 성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김도균 기자 dk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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