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준 대법 승소에도 비자 발급 또 거부당해…“법원 판결 무시한 인권침해”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2024. 9. 29.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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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 기피 논란으로 국내 입국이 거부된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47) 씨가 비자 발급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음에도 비자 발급을 거부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총영사관 측이 "국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비자 발급을 거부하자 유 씨는 행정소송을 냈고 2020년 3월 최종 승소했다.

판결 직후 유 씨는 비자를 다시 신청했지만 총영사관 측은 "유 씨의 병역의무 면탈은 국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발급을 재차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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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병역 기피 논란으로 국내 입국이 거부된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47) 씨가 비자 발급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음에도 비자 발급을 거부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 씨는 “법원의 판결마저 무시한 위법 처분”이라며 “인권침해”라고 주장했다.

유 씨는 28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신의 법률대리인 류정선 변호사 명의의 입장문을 올렸다.

입장문에 따르면 주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은 최근 법무부 등과 검토해 유 씨의 입국금지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유 씨의 2020년 7월 2일(2차 거부처분일) 이후 행위 등이 대한민국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외교관계 등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비자 발급도 재차 거부했다.

류정선 변호사는 “이는 행정청이 법원의 판결마저 무시하고 위법한 처분을 계속하는 것”이라며 “유 씨에 대한 인권침해일 뿐만 아니라 법치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중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다른 어떤 기관보다도 법률을 준수하고 사법부 판단을 존중하는 데에 앞장서야 할 법무부와 관계 행정청이 사법부의 확정판결을 두 번이나 거듭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것에 깊은 우려와 엄중한 문제의식을 느낀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유 씨는 본 소송대리인과 많은 고민 끝에 3차 거부처분에 대한 취소소송과 입국금지결정 자체에 대한 부존재 또는 무효 등 확인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적었다.

유 씨가 관광비자로 입국할 수 있는데도 영리활동을 하기 위해 재외동포(F4) 비자를 고집한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류 변호사는 “입국금지가 되어 있는 사람에게는 어떤 비자도 발급되지 않는 것이 확고한 실무관행”이라며 “다른 사증(비자)으로 소송을 하는 경우에는 소의 적법성 자체가 문제 될 가능성이 높고, 이 사건은 재외동포의 지위에서 소송을 진행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는 변호사들의 권유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2002년 병역 기피를 위해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유 씨는 입국을 거부당하자 만 39세가 되던 2015년 LA 총영사관에 재외동포 입국 비자를 신청했다. 총영사관 측이 “국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비자 발급을 거부하자 유 씨는 행정소송을 냈고 2020년 3월 최종 승소했다.

판결 직후 유 씨는 비자를 다시 신청했지만 총영사관 측은 “유 씨의 병역의무 면탈은 국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발급을 재차 거부했다. 이에 유 씨는 두 번째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심 법원은 “공정한 병역의무 부담에 관한 국민의 신뢰가 저하될 수 있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항소심 재판부는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체류 자격을 부여해야 한다”며 유 씨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해 12월 대법원이 2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하면서 유 씨는 최종 승소했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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