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학교 20년 "탈북학생에 '잘 왔다·함께 살자' 사회가 보듬어주길"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아이들에게 '고생했다', '잘 왔다', '우리와 함께 살자' 손잡아주시면 좋겠습니다. 밀어내지 마시고 보듬어주신다면 사회에서 받은 사랑을 되돌려주는 아이들이 될 것입니다."
조 교장은 "그새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라 향후에는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하다"며 "아이들에게는 여명학교가 첫 학교일 수도, 마지막 학교일 수도 있다. 부모·사회 보호를 받아본 적이 없는 아이들에게 엄마의 품은 어떤 것인지 학교를 통해 보여주고 싶다. 아이들과 함께 뛰놀고 사랑하며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탈북청소년 교육 제공하는 대안학교 '여명학교'
개교 20주년에도 '주민 반대'에 공간 문제 남아
"남북통합 넘어 '사회통합' 본보기 제시가 목표"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아이들에게 ‘고생했다’, ‘잘 왔다’, ‘우리와 함께 살자’ 손잡아주시면 좋겠습니다. 밀어내지 마시고 보듬어주신다면 사회에서 받은 사랑을 되돌려주는 아이들이 될 것입니다.”
조명숙 여명학교 교장은 29일 이데일리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2004년 문을 연 여명학교는 서울교육청이 유일하게 인가한 탈북 탈북청소년 대상 중·고등학교다. 지난 27일은 여명학교가 개교 20년을 맞은 날이었다.
여명학교가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아이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것과 민족정체성 함양이다. 조 교장은 “민족정체성을 함양하기 위한 태권도와 아이들의 마음을 회복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이 특별한 교육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홀로 탈북한 학생의 경우 남한에 기댈 부모의 존재가 없다. “혼자 탈북한 경우 필요할 때 부모의 존재가 없는 거죠. 언제 북송될지 몰라 안전히 남한으로 오려는 부모들도 있는데 시간이 지체되는 경우도 있어요. ‘부모가 날 버렸다’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오해를 풀어나가려는 거죠.”
그는 남한 사회에서 제 몫을 해내고 있는 졸업생들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아이들이 사회에 적응하느라 힘들고 상처가 많아 앉아서 진득히 공부하는 게 쉽지 않아요. 가장 최근에 기억 남는 학생은 자주 혼나던 말썽꾸러기 학생이 졸업 후 ‘세금도 내며 잘 살고 있다’며 찾아왔을 때였어요.”
조 교장은 여명학교의 20년 궤적에 대해 “탈북청소년들을 위한 학교 설립 인가를 최초로 받아내고 정부 지원을 끌어내는 등 분단시대 피해자들의 치유에 방점을 뒀던 기간”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는 “통일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내실을 다지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단순히 남북통합뿐만 아니라 난민, 이주민, 소외계층 등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통합 모델을 제시하겠다고도 부연했다.
이를 위한 선결조건은 ‘학교 공간 안정화’다. 여명학교는 개교 이후 여러 차례 공간을 옮겨왔다. 2004년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서 2008년 서울 중구 명동으로 터를 옮겼고, 현재는 폐교된 학교인 서울 강서구 소재 염강초 공간을 쓰고 있다. 2026년 2월부터는 이마저도 반납해야 하는 상황이다.
2020년에는 서울 은평구에 부지를 마련했으나 지역사회 반대로 이전이 무산됐다. 조 교장은 “그새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라 향후에는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하다”며 “아이들에게는 여명학교가 첫 학교일 수도, 마지막 학교일 수도 있다. 부모·사회 보호를 받아본 적이 없는 아이들에게 엄마의 품은 어떤 것인지 학교를 통해 보여주고 싶다. 아이들과 함께 뛰놀고 사랑하며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윤정 (yoon95@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영화 '공공의적' 모티브된 최악의 존속살해[그해 오늘]
- ‘4분의 기적’ 버스서 심정지로 고꾸라진 男, 대학생들이 살렸다
- "술만 마시면 돌변..폭력 남편 피해 아이들과 도망친 게 범죄인가요"
- "임영웅과 얘기하는 꿈꿔...20억 복권 당첨으로 고민 해결"
- '공룡 美남' 돌아온 김우빈, 황금비율 시계는[누구템]
- 경찰, 오늘 '마약 투약 혐의' 유아인에 구속영장 신청
- 2차전지 미련 못 버리는 개미군단 '포퓨'로 진격…포스코그룹株 주가는 글쎄
- '최고 158km' 안우진, 6이닝 2실점 역투...키움, 3연패 탈출
- "보증금, 집주인 아닌 제3기관에 묶는다고"…뿔난 임대인들
- 상간소송 당하자 "성관계 영상 유포하겠다" 협박한 20대 여성[사랑과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