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수 재선거는 미리보는 지선"…민주·조국·진보 '삼국지'

서충섭 기자 2024. 9. 29.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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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올인' 속 민주당 '견제', 진보당 '추격'…여론은 '팽팽'
3당 당대표 모두 영광 집중…차기 호남 주도권 쟁탈
10·16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 지원하려 영광을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김재연 진보당 대표2024.9.28./뉴스1

(영광=뉴스1) 서충섭 기자 = 10·16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가 차기 호남 주도권을 노리는 조국혁신당에 맞서 수성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여기에 기회를 엿보는 진보당까지 야3당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3당 지지세가 팽팽한 가운데 각당 당대표들이 직접 선거에 뛰어들면서 열기가 대선을 방불케 했다.

지난 27일 마감된 영광군수 재선거 후보로 장세일 더불어민주당 후보(60)와 장현 조국혁신당 후보(67), 이석하 진보당 후보(53), 오기원 무소속 후보(58)가 등록을 마치면서 본격적인 영광 재선거의 막이 올랐다.

압도적 승리를 예견했던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직접 영광 선거를 '2기 지도부 체제의 시험대'로 격상시키며 지지 세력 결집을 강조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에 참전한 민주당 전남 국회의원들이 28일 장세일 후보 캠프에서 작전회의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정훈 의원, 장세일 영광군수 후보, 이개호 의원, 강위원 보궐선거 호남지원단장, 박지원 의원.(박지원 의원 SNS)2024.9.28./뉴스1

이 대표는 지난 23일 영광 현장 최고위원회 회의 직전 유튜브 라이브에서 "이번 선거는 2기 지도부의 첫 선거"라며 "만약 결과가 이상하게 나오면 민주당 지도체제 전체에 위기가 올 수 있다. 소규모 보궐이지만 의미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한준호 최고위원도 "다음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하는 등 영광에서 민주당의 부진 혹은 패배가 2년 뒤 지방선거에서 호남의 연쇄효과로 나타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 대표가 직접 지난 23일 영광을 찾은 데 이어 한준호 최고위원과 정청래 전 최고위원 등 최측근 인사들이 영광에서 한 달 살기에 돌입, 먼저 '월세살이'에 들어간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에 맞불을 놓고 있다.

여기에 5선의 박지원, 4선의 이개호, 3선의 신정훈 등 민주당 전남의 중진들이 이 대표 대신 직접 현장을 누비고 전남 광역·기초의원들도 총동원돼 장세일 후보를 지원하는 등 총력전 태세다.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 지원을 위해 영광에서 거주하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7일 오전 6시 50분쯤 영광 한 사우나에서 장성훈 비서실장과 목욕을 하고 나오는 모습.(조국 대표 SNS)2024.9.28./뉴스1

민주당을 부산하게 한 장본인인 조국 대표는 국회에 발이 묶인 이 대표와 달리 선거 현장을 종횡무진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영광에서 월세 아파트를 구해 하루 종일 영광 곳곳을 누비는 등 '감독과 선수' 역할을 도맡으면서 '올인'하고 있다.

당대표가 직접 격전지에서 숙식하며 선거를 지원하는,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정치 문법을 만들어내면서 '지역 정치 혁신'을 강조했다.

지난 4월 총선에서 호남 비례득표에서 민주당을 제치고 출범한 조국혁신당은 이번 재선거를 전국정당화의 발판으로 삼고 있다.

특히 조국혁신당이 호남에서 민주당에 맞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면 2년 뒤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의 양적 확대를 기대해 봄직한 상황이라 민주당의 견제가 거세다.

정권교체에서는 '단일전선'을 강조하면서도 지방에서는 민주당과 경쟁의 뜻을 굽히지 않으면서 향후 민주진영 주도권을 염두에 둔 '정치 근육'을 키울 기회로 평가된다.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에 출마한 이석하 후보를 지원하는 김재연 진보당 대표.(진보당 제공)2024.9.28./뉴스1

각종 여론조사에서 10% 중후반대 이변의 점수를 받은 진보당도 부리나케 당대표가 영광으로 거처를 옮기며 총력전에 임했다.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는 지난 27일 광주지역 주요 언론사들을 찾은 데 이어 28일에는 영광에서 이석하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특히 김 대표도 지난 23일부터 사무총장, 수석대변인 등과 함께 거처를 영광으로 옮겼다.

당 지도부는 물론 전국의 당원들 역시 자원봉사를 위해 영광에 집결하면서 빈집을 찾기 어렵다는 말도 나온다.

여론조사는 3등이지만 진보당 지지층 특유의 적극성으로 유세 현장에서 민주당과 조국당의 기세를 누르면서 역전을 노리고 있다.

10·16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오기원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캠프 제공)2024.9.28./뉴스1

유일하게 무소속으로 출마한 오기원 후보는 영광이 야 3당의 각축장이 된 상황을 비판하면서 묵묵히 얼굴을 알리고 있다.

오 후보는 "향후 대선의 모의전을 위해 잘 알지도 못하는 후보들을 내세운 정당들의 대리전이 됐다"고 야당을 비판하며 출마 입장을 밝혔다.

영광 판세는 조국당이 줄곧 앞서다 최근 조사에서 민주당이 다시 역전하는 등 민주당과 조국당이 엎치락 뒤치락 하는 가운데 진보당의 약진이 눈에 띄는 2강 1중 구도다.

이너텍시스템즈가 뉴스앤티브이 의뢰로 지난 19~20일 진행한 여론조사(무선가상번호(81%)와 유선RDD(19%) 방식, 95% 신뢰수준에서 오차는 ±3.4%p) 결과 민주당 장세일 후보가 39.3%로, 32.7%를 기록한 조국당 장현 후보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진보당 이석하 후보는 15.1%의 지지율 나타냈다.

이에 앞서 리서치뷰가 KBC광주방송 의뢰로 11~12일 진행한 여론조사(ARS휴대전화조사100%,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p)에서는 조국당 지지율이 36.3%로 민주당 30.1%보다 높게 나타났다. 진보당은 19.8%를 기록했다.

리얼미터가 뉴스1 광주전남취재본부·남도일보·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의뢰로 10∼11일 진행한 여론조사(ARS휴대전화조사 100%,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4.4%p)에서도 조국당 장현 30.3%, 민주당 장세일 29.8%, 진보당 이석하 19%를 나타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zorba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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