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음식 얼마나 더 비싸지?…업체 쉬쉬해 소비자 '깜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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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외식업체들이 배달 메뉴 가격을 매장 가격보다 비싸게 받는 '이중가격제'를 도입하면서 소비자들에게 가격 차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롯데리아는 지난달 제품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지난 24일 배달 메뉴 가격을 추가로 올리면서 3년 만에 이중가격제를 도입했지만, 배민 내에서 일부 매장만 "배달 가격은 매장과 상이할 수 있다"는 모호한 문구로 이중가격제를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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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C·메가커피·컴포즈커피, '이중가격제' 여부도 공지 안 해
한국소비자원, 쿠팡이츠 등에 "이중가격 표시 개선" 권고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최근 외식업체들이 배달 메뉴 가격을 매장 가격보다 비싸게 받는 '이중가격제'를 도입하면서 소비자들에게 가격 차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일각에선 소비자들이 알권리와 선택권을 침해받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햄버거 브랜드 상위 5개 중 이중가격제를 적용하는 업체는 맥도날드, 롯데리아, 버거킹, KFC 등 4개다. 이들 업체 가운데 배달의민족 등 배달앱에서 배달용과 매장용 메뉴 가격 차이를 명확하게 고지한 곳은 한 곳도 없다.
롯데리아는 지난달 제품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지난 24일 배달 메뉴 가격을 추가로 올리면서 3년 만에 이중가격제를 도입했지만, 배민 내에서 일부 매장만 "배달 가격은 매장과 상이할 수 있다"는 모호한 문구로 이중가격제를 알린다. 다른 많은 지점에서는 이런 문구마저도 찾아볼 수 없다.
롯데리아 운영사 롯데GRS 관계자는 "본사는 가맹점에 고객 안내 문구를 전달했지만, 아직 문구를 변경하지 않은 점주가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리아는 자사 앱에서는 배달 메뉴 가격이 단품은 700∼800원, 세트는 1천300원 각각 추가된다고 팝업창에서 공지했다.
맥도날드는 최근 이중가격제가 논란의 대상으로 떠오르자 배민 내 매장별 페이지에서 "배달 시 가격은 매장과 상이하다"는 안내문을 넣었지만, 금액 차이는 알리지 않았다.
롯데리아와 맥도날드의 대표 상품 배달용 가격은 매장보다 각각 1천300원 더 비싸다. 배달 주문 수량이 많을수록 소비자에게 불리한 구조인데 4인 가족이 맥도날드 빅맥세트나 롯데리아 리아불고기세트를 배달 주문하면 5천200원을 더 내야 한다.
지난 3월 이중가격제를 다시 도입한 KFC는 배달앱에서 이중가격제를 전혀 공지하지 않았다.
버거킹은 배달앱에서 "딜리버리 서비스 메뉴의 가격은 매장 가격과 상이할 수 있다"고만 공지했다.
이중가격제는 햄버거 브랜드뿐 아니라 커피 브랜드, 식당 등에서도 많이 적용된다.
메가MGC커피, 컴포즈커피는 배달용 커피 가격을 500원가량 더 받지만, 매장용보다 비싸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있다.
이후정 한국소비자원 온라인거래조사팀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소비자의 알권리를 충분히 보장하려면 상품별 가격 차이를 명확히 표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소비자원은 배달앱에도 소비자가 이중가격제를 잘 알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소비자원은 최근 쿠팡이츠 등 배달앱 4곳에 공문을 보내 이중가격제 표시를 개선하라고 권고했다. 지난해 2월에도 권고했지만 개선되지 않자 1년 반 만에 재차 권고한 것이다.
예를 들어 쿠팡이츠에서는 특정 매장이 이중가격제를 적용하는지 한눈에 알 수 없다. 매장별 화면에서 '매장 정보'를 클릭해서 열어봐야 '매장소개'나 '공지사항'에서 이중가격제 시행을 알리는 문구를 찾아볼 수 있다.
소비자원은 지난 2021년에도 햄버거 브랜드 등에 배달 주문과 매장 구입의 제품 가격이 다르다는 사실을 주문·결제 과정에서 명확하게 알려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이중가격제 공지 실태에 대해 연합뉴스가 질의하자 일부 브랜드는 뒤늦게 대응하기 시작했다.
KFC는 지난 27일 웹사이트 공지사항에 "딜리버리와 매장 메뉴 가격이 상이할 수 있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KFC 측은 "배달앱에서도 가격이 다르다는 것을 며칠 안에 공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리아 측은 배달앱에서도 자사앱처럼 "단품은 700∼800원, 세트는 1천300원 각각 추가된다"고 공지할지 묻자 "더 명확하게 안내하도록 개선하겠다"고 답했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더 좋은 공지 방법을 논의하겠다"고만 답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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