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vs 고려아연… '한 지붕 두 가족'에 무슨 일이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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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비철금속 기업인 고려아연 경영권을 놓고 영풍그룹 장씨와 기존 경영권을 가진 최씨가 사활을 건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고려아연에서 약 40년간 근무한 이제중 부회장(최고기술책임자·CTO)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낙동강 상류에 있는 영풍 석포제련소에서 카드뮴 등 배출 사건이 문제가 되자 영풍이 고려아연에 해결을 요구했고, 이를 고려아연이 거부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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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비철금속 기업인 고려아연 경영권을 놓고 영풍그룹 장씨와 기존 경영권을 가진 최씨가 사활을 건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1949년 설립 후 75년간 ‘한지붕 두 가족’으로 동업 관계를 유지해온 영풍과 고려아연의 관계는 조금씩 삐걱거리다 외부세력까지 얽힌 대규모 전면전으로 번졌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에 최윤범 회장이 2019년 고려아연 대표이사 사장이 되면서 독립경영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한화, LG화학, 현대차그룹 등을 우호 세력으로 만들면서 영풍 측과의 지분차를 줄였다.
이러는 사이 발생한 여러 ‘사건’들은 양측의 감정의 골을 깊게 팼고, 결국 갈등이 폭발했다.
고려아연 측은 폐기물 처리 문제가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봤다.
이 부회장은 “장형진 영풍 고문은 이 문제 해결을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를 통해 하고 싶어 했지만, 우리는 남의 공장 폐기물을 받아서 처리하는 것은 배임이고 범죄행위여서 할 수 없었다”며 “이걸 막은 게 바로 최 회장이었다”고 밝혔다.
영풍 측은 고려아연이 서린상사를 빼앗고, 황산취급대행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한 점을 지적했다.
최 회장은 올해 6월 서린상사 경영권을 확보하고 장세환 대표를 물러나게 했다. 서린상사는 2014년부터 영풍 측에서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해온 회사였다.
영풍은 사모펀드 운영사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지분 추가 확보를 위한 공개매수를 선언했다. 공개매수가는 기존 주당 66만원에서 주당 75만원으로 인상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최 회장 측은 영풍·MBK에 맞서 대항공개매수를 통해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이다. 고려아연 공개매수 종료일은 6일로, 장이 열리지 않기 때문에 4일 오후 3시30분까지가 ‘운명의 시간’이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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