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부터 공간까지 다 바꿨다…롯데하이마트의 대변신
1인 가구·MZ 겨냥…소형 가전 체험·전시에 중점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지난 28일 서울 동대문 복합쇼핑몰 '던던'(옛 롯데피트인)에 문을 연 가전 양판점 롯데하이마트 매장.
'더나노스퀘어'(The NANO SQUARE)라는 이름이 붙은 매장 입구에 들어서면 널찍한 공간과 마주하게 된다.
군데군데 알록달록한 색상의 도형 의자가 놓여 있고 전면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는 소형 가전 광고 영상이 송출된다.
매장 안으로 좀 더 들어가면 세련된 디자인의 다양한 소형 가전이 질서 있게 전시돼 있다. 가전 양판점을 대표하는 TV, 냉장고, 세탁기, 스탠드형 에어컨 등의 대형 가전은 어디에도 없다.
매장 점유율이 높은 대형 가전이 사라져 공간감이 한결 여유롭다. 공간 구조와 인테리어 디자인·색감이 가전 매장이라기보다 문화·예술 작품 전시실에 가깝다.
'롯데하이마트' 간판이 사라진 것도 눈에 띈다. 매장 내 어디서도 브랜드명과 로고를 찾을 수 없다.
더나노스퀘어는 1인 가구 비중이 높고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와 외국인 유동 인구가 많은 동대문 상권 맞춤형 특화 매장이다.
던던 지하 1∼2층에 1천57㎡(약 320평) 규모로 자리한 매장은 크게 '페르소나 쇼룸', '큐레이션 라이브러리', '일렉 소사이어티' 등 3개로 구성된다.
전체 면적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페르소나 쇼룸은 1인 가구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살림', '음악·영상', '뷰티', '게임', '주방' 등 5개 테마로 기획했다.
공간 콘셉트부터 내부 디자인, 상품 선정·배치까지 테마별 전문 크리에이터와 협업해 독특하고 개성 있는 공간을 연출했다.
각 공간에는 그에 어울리는 감각적인 색상과 디자인의 최신 소형 가전기기를 접할 수 있다. 기기 옆에 설치된 QR코드로 제품의 상세 정보를 얻는 것은 물론 현장에서 구매할 수도 있다.
도서관 서고를 연상케 하는 큐레이션 라이브러리에서는 개인 취향이 뚜렷한 MZ세대의 감성을 자극하는 다양한 소형 가전을 만나볼 수 있다.
1인 의류 관리기, 미니 건조·식기세척기, 커피 추출기, 스마트 휴지통, 복고풍 CD 재생기, 타투(문신)프린터, 게임용 단축키 키보드, 음식물 쓰레기 냉장고 등이 있다.
페르소나와 큐레이션 라이브러리 사이에는 팝업 공간인 '일렉 소사이어티'가 자리한다. 가전 액세서리부터 비가전 생활용품 편집숍까지 다양한 형태의 팝업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쇼핑하다 지친 고객의 휴식 장소나 만남의 장소로도 활용될 수 있는 다목적 공간이다.
더나노스퀘어는 공간 구성부터 콘텐츠까지 가전 양판점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단순한 상품 판매 공간을 넘어 일상에서 필요한 다양한 가전을 체험할 수 있는 완성도 높은 '마케팅 플랫폼' 공간을 구현했다. 진열 상품 수도 기존 매장의 절반 수준인 900여개로 줄였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29일 "고객에게 '사세요' 대신 '보고 체험하고 즐기세요'라는 메시지를 주는 공간 콘셉트"라고 강조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이러한 혁신과 차별성을 드러내기 위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장명에서 하이마트를 뺐다.
매장 명칭인 더나노스퀘어는 '주거 공간에서 취향에 따라 만들어지는 다채로운 라이프스타일'이라는 의미의 '나노'(NANO)와 '고객, 크리에이터, 브랜드가 교류하는 플랫폼 공간'을 뜻하는 '스퀘어'(SQUARE)를 결합한 것이라고 롯데하이마트는 설명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들어 주변 상권과 고객층의 성향 등을 고려한 특화 매장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젊은 유동 인구가 많은 안양 지하철역사 내 복합쇼핑몰에 음향기기 체험공간 등을 갖춘 엔터식스안양역점을, 7월에는 대규모 거주 상권이 형성된 광교신도시에 가전과 가구를 통합한 한샘광교점을 차례로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롯데하이마트는 앞으로도 잠재력 있는 상권과 고객층을 갖춘 기존 매장을 더나노스퀘어 형태의 라이프스타일 체험형 매장으로 점차 바꿔나갈 계획이다.
김종성 롯데하이마트 상품전략실장은 "더나노스퀘어가 고객의 다양한 수요를 맞추는 쇼핑 공간인 동시에 새로운 파트너사들이 참신하고 트렌디한 상품을 선보이는 공간으로 역할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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