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 극복, 규제·가성비에 달려"

김상희 기자, 백재원 기자 2024. 9.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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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 모닝 키플랫폼] 인터뷰 -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사진제공=조철 선임연구위원

최근 세계 2위 자동차 업체 폭스바겐이 독일 내 공장을 폐쇄하고 인력 조정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시장과 경기가 안 좋은 것도 원인이 됐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중국 자동차 시장의 변화라고 입을 모은다. 내연기관 시장에서는 후발 주자인 중국이 전기차 전환을 빠르게 추진했고, 이 과정에서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으면서도 내연기관에 강세를 보이던 폭스바겐이 큰 타격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세계 3위인 현대차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결국에는 중국 전기차가 다른 글로벌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며 현대차를 비롯한 기존 자동차 기업들 모두에게 위협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동시에 내놓는다.

머니투데이는 모빌리티 산업 전문가인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달라지는 글로벌 환경과 우리 자동차 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전기차 시장이 캐즘(새로운 기술이 대중화되기 전 수요가 위축되거나 정체하는 구간)을 거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캐즘을 넘어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대부분 산업의 혁신은 기술이 주도했다. 그런데 사실 전기차는 기술보다는 사회적 요구가 강했다. 전기차 기술은 예전부터 있던 것인데 환경에 대한 부분이 부각되면서 성장했다. 소비자들이 편하고 좋아서 쓰기보다는 규제, 보조금 등의 영향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큰 제품이다. 규제 또는 환경에 대한 요구가 강해진다면 배터리 등의 기술적 문제가 덜 해결되더라도 전기차를 탈 수밖에 없고, 기업도 계속 만들 수밖에 없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환경 규제가 어떻게 될지가 핵심 사안 중 하나다.
또 하나 중요한 건 가성비다. 현재는 보조금이 있어도 가성비를 다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중국 전기차가 잘나가는 것도 싸기 때문이다. 중국은 공식적으로는 보조금이 없는데도 판매가 늘고 있다. 가격 자체가 워낙 싸니까 시장에서 팔린다는 얘기다.
결국 한쪽에서는 규제가 강화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가성비가 좋아지는 어느 시점이 되면 캐즘이 해결될 것으로 본다.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기대가 크다. 배터리 기술 발전은 전기차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전고체가 성능도 좋고 안전한데 결국은 가격 문제가 담보돼야 한다. 그래서 사람들마다 전고체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기술뿐 아니라 가격까지 생각하면 향후 몇 년 내에 과연 상용화가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다.
따라서 전기차에 있어 배터리 문제는 지금 당장은 전고체 보다 중국이 하는 LFP배터리(리튬 인산철을 사용한 양극재가 들어간 배터리) 쪽이 더 주목받는다. 전기차의 가격 자체와 안전성이 중요해지는 지금 절대적으로 LFP가 유리하다. 성능은 좀 떨어지지만 가격을 대폭 낮출 수 있다. 한국 기업은 이제 이 부분을 한다는데 중국과의 경쟁에서 얼마만큼 경쟁력이 있을까 이런 부분을 계속 관심을 가지고 봐야 한다.

-기술적인 부분 외에 전기차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규제나 제도적 문제는 어떤 것이 있나?
▶전기차는 크게 인프라, 보조금 등의 혜택, 규제가 중요하다.
인프라는 결국 가장 큰 게 충전이다. 최근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아파트 지하 주차장을 이용 못하게 하는 것도 인프라 측면에서 전기차를 구매하기 어렵게 만든다. 대안으로 외부 지상 주차장에 충전소를 설치하는 등 인프라 구축이 돼야 한다.
또 정부 차원에 일정 부분 규제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CO2 배출에 따라 페널티를 부과하는 등의 방법이다. CO2 배출과 관련해 우리나라는 EU 보다 낮은 수준이다. 그런 부분들을 강화하면 결국은 CO2 배출이 O으로 계산되는 전기차를 많이 팔 수밖에 없다. 그게 기업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다양한 접근법의 규제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최근 현대와 GM이 손잡는 등 업계도 다양한 방법으로 대응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모빌리티 환경과 관련해 글로벌 시장에서는 어떤 변화가 있나?
▶자동차 산업에서 동력원이 크게 변화는 양상이다. 다른 측면에서는 자율주행 등인데 아직 완전 자율주행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해도 이미 일정 수준 도입과 진행이 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UAM(도심항공모빌리티) 등도 다 연계가 되면서 모딜리티 사업의 범위가 넓어지고 산업이 다양해진다. 워낙 제품이 다양해지고 세분화되면서 다양한 기술까지 채택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어느 한 기업이 모든 것을 다 잘할 수 없다. 그런 차원에서 결국은 다양한 기업과의 제휴 등이 필요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기업과의 제휴와 관련해 모빌리티 시장에서 스타트업은 어떤 기회를 찾을 수 있나?
▶자동차에 다양한 기술이 적용된다. 자동차 업체 간 제휴도 있지만 IT 업체와의 제휴도 이뤄지고 있다. 자율주행 등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스타트업들이 있다. 완성차 업체 같은 경우 현대와 같이 큰 곳은 많은 부분을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그보다 규모가 작은 기업들은 스스로 다 하기 힘들다. 따라서 다양한 업체들과의 제휴로 해결하는 형태로 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현대와 같은 큰 기업의 경우에도 차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나 수요 자체가 제한적인 기술 같은 부분은 스타트업에 맡겨 생태계를 만들려고 한다.
전동화, 커넥티드화 등이 진행되면서 새로운 소프트웨어와 부품들이 생겨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스타트업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많은 산업이 자동차에 융합되고 있어 IT, 전기, 전자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이 모빌리티 시장에 새롭게 진입할 수 있다.

김상희 기자 ksh15@mt.co.kr 백재원 기자 100j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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