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베트남 고속도로 200억 물린 롯데·포스코, 보상금 100억 물어줄 판…2심도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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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베트남에 고속도로를 설치했지만, 완공 6년째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법원은 롯데건설이 70억원, 포스코이앤씨가 39억원 등 합계 약 109억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롯데와 포스코는 2018년 9월 개통된 베트남 '다낭~꽝응아이 고속도로' 건설 시공사로 참여했다.
ICC의 중재판결이 나왔지만, 롯데와 포스코는 여전히 공사대금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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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베트남에 고속도로를 설치했지만, 완공 6년째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부실공사에 따른 책임 보상금을 요구하는 현지 발주처와 다툰 재판에서 잇달아 패소 판결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건설업계와 외교부 등에 따르면 베트남 하노이 인민법원은 지난 6월 말 열린 '다낭~꽝응아이 고속도로' 부실공사 재판 2심에서 원고인 발주처 베트남 VEC(Vietnam Expressway Corporation)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해 10월 열린 1심과 같은 결과다. 법원은 롯데건설이 70억원, 포스코이앤씨가 39억원 등 합계 약 109억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법원이 책정한 손해배상 금액은 각 시공사의 입찰 패키지 규모에 상응하는 금액이다. 이 고속도로는 개통 직후 곳곳에 금이 가거나 포트홀(도로 파임) 현상이 일어나 부실공사 문제가 불거졌다.
롯데와 포스코 등 5개 시공사는 시험기준이나 방법, 현장여건 등을 설명하며 반박했지만, 베트남 법원은 VEC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5개 시공사가 항소했지만, 2심 재판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다.
롯데와 포스코는 2018년 9월 개통된 베트남 '다낭~꽝응아이 고속도로' 건설 시공사로 참여했다. 고속도로 개통 6년이 지났지만, 아직 공사대금을 다 받지 못했다. 미수금은 6개월 전 기준 롯데 86억원, 포스코 99억원으로 이자까지 더하면 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공사대금도 다 받지 못했는데, 오히려 보상금을 물어주게 된 상황이다. 앞서 롯데건설은 2021년 3월 VEC를 상대로 국제 분쟁 중재기구인 싱가포르 소재 ICC(국제상공회의소)에 중재를 신청했다. ICC는 롯데건설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해 10월 VEC가 롯데건설에 86억원을 지급하라는 중재 판결을 내린 것이다. 포스코이앤씨도 2021년 8월 ICC에 '베트남 다낭-꽝아이 고속도로 공사 유보금 등 미수금 청구' 소를 제기했다. ICC는 올해 초 포스코이앤씨의 요구를 인정하는 내용의 중재 판결문을 내놨다.
ICC의 중재판결이 나왔지만, 롯데와 포스코는 여전히 공사대금을 받지 못했다. 롯데와 포스코가 주 싱가포르 베트남 대사관에 중재판정문에 대한 영사인증을 신청했지만, 이 역시 순탄치 않았다. 앞서 주 싱가포르 베트남 대사관은 두 회사의 영사인증 신청을 이례적으로 거부하다가 올해 4월에서야 뒤늦게 처리했다. 영사인증을 못받으면 ICC의 중재 판결은 베트남에서 효력이 없다. 자국 공기업의 이권을 지키기 위한 행위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이앤씨는 VEC와 상계처리를 위한 실무협의를 진행 중이다. 포스코의 국제중재 승소분과 VEC의 2심 판결 승소분을 서로 인정하고 상계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당사의 국제중재 승소분 중 일부 국내집행이 가능한 금액에 대해서는 현재 국내법 절차를 통한 집행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2013년 11월 해당 공사 수주 당시 수주액은 롯데건설이 6200만달러(약 829억원), 포스코이앤씨가 4869만달러(약 645억원)였다.
외교부 당국자는 "그간 다낭-꽝응아이 고속도로 사업 관련한 재판과 중재 등 진행 과정에서 관할 공관인 주베트남 대사관에서 우리 기업이 부당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적극 지원해왔다"며 "앞으로도 우리 기업과 발주처 간 협상 과정에서 우리 기업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베트남대사관은 재판과 관련해 베트남 고위급 면담, 현장 점검, 재판 참관 등을 통해 공정한 재판이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고 한다. 또 국제 중재 판결 영사인증 거부건과 관련해서도 대사관은 베트남 고위급 면담, 관련 공한 송부 등을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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