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저항의 축 "나스랄라 사망 복수" vs 미국·이스라엘 "정의의 조치"
이스라엘 "헤즈볼라 계속 파괴"…미국 "외교로 분쟁 완화"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레바논 내 친(親)이란 무장단체인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사망하면서 이란과 이란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세력인 '저항의 축'이 28일(현지시간) '대(對)이스라엘 복수'를 다짐했다.
세계 주요국 및 관련 인사들도 나스랄라 사망에 따른 파장에 우려를 표하고 나선 가운데 이스라엘 최대 우방국인 미국은 이번 일에 대해 '정의의 조치'가 내려졌다고 평했다.
AF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날 레바논과 헤즈볼라를 위한 지원에 나서는 것은 "모든 무슬림의 의무"라며 "사악한 정권(이스라엘)에 맞서는 이들을 도우려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다"고 했다.
이어 "이 지역의 운명은 헤즈볼라가 이끄는 저항 세력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영 TV를 통해 발표한 추가 성명을 통해서도 "순교자의 피는 반드시 갚아질 것"이라며 '복수'를 다짐하고 나스랄라에 대한 5일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과 미국을 함께 비판했다. 그는 "미국인들은 시오니스트(이스라엘)와의 공모를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는 나스랄라의 사망으로 레바논이 위험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이후 추가 발표를 통해 나스랄라를 위한 3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발표했다.
헤즈볼라와 함께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야만적인 시오니스트의 침략 및 주거용 건물에 대한 표적 공격에 대해 가장 강력한 용어로 비난한다"고 말했다.
예멘 내 친이란 무장조직 후티 반군 또한 나스랄라의 사망에 애도를 표하고 "나스랄라의 순교는 이스라엘에 대한 희생의 불꽃, 열정의 열기, 결의의 힘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도 레바논과 헤즈볼라에 애도를 표했다.
무함마드 시아 알수다니 이라크 총리는 성명을 통해 "시오니스트 단체가 모든 '레드라인'(red line·금지선)을 넘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범죄"라고 꼬집었다. 시리아 외무부 또한 성명을 내고 "비열한 침략"이라고 비난했다.
압툴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미카티 총리와 통화를 갖고 "이집트는 이 예민한 시기에 레바논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가자지구 전쟁에 있어 이스라엘의 공습을 지속적으로 비판해 온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대량 학살, 점령, 침략이라는 이스라엘 정책의 일환"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슬람 세계가 보다 단호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외무부도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최근 이스라엘이 저지른 정치적 살인을 단호히 규탄한다"며 "레바논에서 군사 행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스라엘은 이번 살인이 이 지역에 가져올 수 있는 비극적 결과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24시간 동안 베이루트(레바논 수도)에서 벌어진 사태가 극적으로 확대된 것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스라엘과 미국은 정당한 행동을 했다는 취지로 비난을 맞받았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 방위군(IDF) 참모총장은 "나스랄라는 이스라엘 민간인을 무차별적으로 살해하고 이스라엘 국가의 파괴로 전쟁을 끝내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리 시민들에 대한 그러한 위협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헤즈볼라를 계속 파괴하고 계속 싸울 것"이라고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나스랄라의 죽음이 "40년간의 테러 통치에 대한 정의의 조치"라면서 "이란이 지원하는 단체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할 이스라엘의 권리를 미국은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미국은 외교적 수단을 통해 가자지구(이스라엘 대 하마스)와 레바논에서 진행 중인 분쟁을 완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또한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과 나는 중동 분쟁이 더 광범위한 지역 전쟁으로 확대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이어 "외교는 여전히 민간인을 보호하고 이 지역에서 지속적인 안정을 이룰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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