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트럼프와 회동한 젤렌스키 빈손으로 가나
트럼프 “전쟁 끝내야, 모두를 위한 공정한 합의 원해”
11월 미국 대선의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7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5년만에 만났다. 젤렌스키는 방미 기간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주자 트럼프 양쪽 다 접촉해 ‘승전 계획’을 설명하는 등 민주·공화 양측으로부터 대미 지원 약속을 이끌어내겠다느 계획이었지만 트럼프 측이 싸늘한 입장을 보이면서 난항에 빠졌다.
트럼프는 이날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40분 가량 면담했다. 두 사람이 만난 건 2019년 9월 이후 5년 만이다. 이날 공개된 회동 사진을 보면 트럼프는 내내 무표정한 모습이었다. 그는 회동 당시 우크라이나가 승리하길 원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우크라이나를 ‘파괴된 불모지’로 묘사하는데 젤렌스키가 끼어들어 우크라이나 방문 초청을 하는 등 껄끄러운 상황도 연출됐다. 특히 트럼프는 ‘회동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없다”(nothing)고도 했다. 이어 “나는 권좌(대통령직에) 있지 않은 까닭에 이번 만남은 ‘보여주기’에 불과하다”고도 했다. 회담 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선 “전쟁은 끝나야 하고, (젤렌스키) 대통령도 끝내기를 원한다. 난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종전을 원한다고 확신하며, 그래서 우리는 모두를 위한 공정한 합의를 원한다”라고도 했다. 트럼프는 그간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를 러시아에 양보함으로써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해왔다.
트럼프의 부정적인 관점은 젤렌스키가 방미 첫날인 지난 22일 러시아와의 전쟁을 지속하는데 가장 중요한 물자인 155㎜ 포탄을 생산하는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을 방문하면서 더욱 굳어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펜실베이니아주는 이번 대선 결과를 좌우할 최대 경합 지역이다. 민주당 해리스의 측근으로 꼽히는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등과 함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고향인 스크랜턴을 찾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행보에 공화당은 ‘대선 개입’이라며 격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방미 시점에 맞춰 응한 뉴요커지와의 인터뷰에서도 “트럼프는 전쟁을 어떻게 멈출지 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부정적으로 언급한 것도 적절치 못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이에 트럼프는 젤렌스키를 만나기 전인 지난 25일 경합주(州) 노스캐롤라이나주 유세에서도 “우리는 협상을 거부하고 있는 젤렌스키에게 수십억 달러를 퍼주고 있다” “우크라이나인들은 (러시아에 점령 당한 자국 영토로) 돌아갈 필요가 없다”며 독설을 쏟아내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하루 전인 26일 백악관에서 진행된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동에서도 큰 성과는 얻지 못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바이든은 이날 80억달러(약 10조원) 규모의 새로운 우크라이나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젤렌스키의 ‘승전 계획’ 등에 대해선 언급이 없었다. 젤렌스키가 강하게 요구했던 서방제 무기를 이용한 러시아 본토 공격 허용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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