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년 지나도 슬픔 가득…강제동원 피해의 서사
[KBS 광주] [앵커]
광복 79주년이 지났지만 일제 강제동원 문제는 법적으로도, 외교적으로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현재 진행형인데요.
강제동원 피해자의 유족들이 한 자리에 모여 대물림된 피해와 아픔을 나누는 '고발 대회'가 열렸습니다.
양창희 기자가 유족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2차 세계대전, 일본의 군사 기지였던 남태평양의 팔라우 군도.
해마다 최소 수백 명의 조선인이 끌려가 참혹한 토목 공사에 시달렸습니다.
구순을 앞둔 서태석 씨가 아버지를 잃은 곳도 팔라우입니다.
1941년 팔라우로 끌려가 고된 강제 노역에 시달리던 아버지.
4년 뒤 광복을 코앞에 두고 현지에서 숨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진 한 장만이 아버지의 존재를 증명합니다.
[서태석/강제동원 피해자 유족 : "팔라우를 제가 현지 답사를 했거든요. 이런 데 와서 아버지가 고생을 하시고 돌아가셨다 이런 걸 생각하면 정말로 슬프고 참으로 한이 맺힙니다."]
82살 한문수 씨의 아버지가 1942년 스물 다섯 나이로 끌려간 곳은 태평양 남양군도입니다.
아버지는 비행기 활주로에서 토목공 일을 하다 1944년 2월 폭격에 숨졌습니다.
어머니는 사망 통지서를 받아들고도 남편이 돌아올 거라며 어린 한 씨를 업고 하염없이 기다렸습니다.
[한문수/강제동원 피해자 유족 : "(어머니가) '너희 아버지는 죽을 사람이 아니다' '너희 아버지는 살아오실 분'이라고 마을 앞에서 저를 업고 기다린 게 생각이 나고..."]
2015년 만 명에 가깝던 일제 강제동원 피해 생존자는 9년 만에 10분의 1인 9백여 명으로 줄었습니다.
[이국언/일제 강제동원 시민모임 이사장 : "유족분들도 적어야 70이고 80 안팎일 정도로 되셔서 이 아픈 기억을 듣는 자리도 좀처럼 쉽지 않은 그런 상황인 것 같습니다."]
광주시는 지지부진했던 일제 강제동원 시민 역사관 설립에 속도를 내기로 하고, 기록관 설립도 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양창희입니다.
촬영기자:이승준
양창희 기자 (shar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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