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만에 돌아온 나비들…북한 희귀 나비도 포함
[앵커]
우리나라 나비 연구의 선구자, 고 석주명 선생이 남긴 표본 백여 점이 90년 만에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희귀한 북한 나비들의 표본도 포함돼 있습니다.
이승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갈색 날개 위에 누런빛의 무늬가 눈에 띕니다.
한반도에서는 개마고원 일대에만 서식하는 희귀종, 차일봉지옥나비입니다.
우리나라 나비 연구의 선구자인 고 석주명 선생이 채집해 일본 규슈대에 기증한 것입니다.
이 나비를 비롯해 선생이 남긴 표본 125점이 90년 만에 고국에 돌아왔습니다.
[서민환/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장 : "차일봉지옥나비라든가 이런 것들은 북한에만 있는 나비 종류이고, 그다음에 산네발나비 이런 것들은 남한에도 존재하기는 하지만 희귀종으로 간주되고…."]
선생은 일제 강점기, 한반도 전역을 다니며 나비 75만 마리를 채집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나비를 2백40여 종으로 분류하고, 서식지 지도를 만드는 등 일생을 나비 연구에 헌신했습니다.
십만 점 넘는 나비 표본도 남겼지만, 6·25 때 대부분 불탔습니다.
국내에 남은 표본은 단 30여 점, 모두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오호석/단국대학교 석주선기념박물관 학예연구사 : "서울 수복되기 3일 전에 석주명 선생님이 근무하시던 국립과학관이 폭격에 의해서 이제 화재로 (나비 표본들이) 소실이 됩니다."]
선생이 남긴 표본들이 반환되면서, 그동안 연구가 어려웠던 북한 지역의 희귀 나비나 일제 강점기 우리나라 나비의 생태 등에 대한 연구가 활기를 띨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이승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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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 기자 (bullsey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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