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외교장관 “한반도 통일은 세계 평화·안보에 기여”
“대한민국은 다자주의에 대한 부채 갖고 있어”
“글로벌 중추국가 되겠다”
“대한민국 정부가 발표한 ‘8.15 통일 독트린’은 ‘자유롭고, 평화롭고, 번영하는 통일 한반도’라는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한반도 통일은 세계 평화와 안보에 기여할 것이며 북한에서도 자유가 완전히 실현되어 모든 한국인의 인권이 회복될 것입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27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9차 유엔총회에서 한국정부 대표 자격으로 한 연설에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북한 주민들의 자유와 인권을 국제사회가 옹호하고 나서달라”면서 한반도 통일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했다. 최근 문재인 정권에서 ‘9·19 평양공동선언’을 주도했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통일하지 말자”며 ‘남북 2국가론’을 제기하면서 그 파문이 확산된 가운데, 정부가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된 자유민주주의 평화통일 추진이라는 의무를 재차 선언하고 확인한 것이다.
조 장관은 이날 각국 정상들이 모인 자리에서 북한의 군사도발과 인권 문제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북한은 러시아와 군사적 협력을 통해 미사일과 탄약을 제공해왔다”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은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의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은 북한 내 심각한 인권 유린과 동전의 양면”이라면서 “북한은 주민들의 인권을 억압하고 배고픈 국민에게 돌아가야 할 희소한 자원을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 장관은 이날 유엔 등 다자주의 시스템을 옹호하며 글로벌 중추국가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조 장관은 “오늘날 다자주의는 비효율적이고 유엔은 더 이상 (국제 외교에) 적절하지 않다는 믿음이 커지고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라며 “자유롭고 민주적이며 번영하는 국가로서 대한민국의 존재 자체가 유엔이 작동한다는 증거”라고 했다. 또 “대한민국은 다자주의 시스템에 대한 부채를 갖고 있고 다자주의 시스템의 옹호자로서 글로벌 중추국가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74년 전 발발한 6·25전쟁은 유엔이 처음으로 ‘유엔군’이라는 다국적군을 꾸려 유엔기(旗)를 사용하며 참여한 전쟁이다. 유엔은 전쟁 발발 하루 만에 열린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의 남침은 평화를 파기한 것이며 모든 적대 행위를 즉각 중지하고 북한이 군대를 38선 이북으로 철수하라’라고 촉구하는 내용의 안보리 결의안을 냈다. 조 장관은 “대한민국이 폐허에서 민주주의와 번영으로 나아가는 여정은 유엔 등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대한민국의 이야기는 마비된 (다자주의에 대한) 패배주의에 해독제를 제공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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