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 선출도 못 뛰는데, 사회인야구에 ‘프로 선출’이?
야구는 프로와 일반인 사이 격차가 가장 큰 스포츠 종목 중 하나로 꼽힌다. 사회인야구 대회에서 학창 시절 체계적으로 훈련 받은 ‘선수 출신’의 출전을 엄격히 제한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일반적으로 고교 선수 출신은 인원 제한을 두거나, 투수로 뛸 수 없도록 제한한다. 하부 리그의 경우 중학 선수 출신까지도 제한한다. 선수 출신이 무제한으로 나오면 경기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최근 개막한 화성시장배 전국사회인야구대회에는 ‘프로 선출’이 일반인들의 경기에 나선다. 전 LG 투수 한선태가 그 사례다. ‘선출(선수출신)부’와 ‘비출(비선수출신)부’에 모두 선수로 등록을 했다. 비출부 첫 경기엔 대타로 한 타석만 나와 홈런을 쳤다.
규정상 문제는 없다. 프로 출신이라고는 하지만 학창 시절 야구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한선태는 ‘비선출’로 프로까지 경험한, 이제까지 유일무이한 사례다. 고교까지 야구부에서 훈련받지 못했지만, 성인 이후 사회인 야구를 시작으로 독립구단에서 활약했고, 2019 KBO 신인 드래프트 10라운드 지명까지 받았다. LG에서 불펜으로 7차례 등판해 8.1이닝을 소화했고, 2022시즌 종료 후 방출 명단에 올랐다.
화성시장배 비출부는 ‘중학교 1학년까지 등록된 선수’를 선수 출신자로 규정하고, 경기 출장을 금지한다. 50세 이상이면 출장은 가능하지만, 투수는 할 수 없다. 야구부 경험이 없는 한선태는 해당사항이 없다.
규정상 문제는 없다지만, 난데없이 프로 출신을 상대해야 하는 다른 팀들은 볼멘소리가 나올 법 하다. 프로에서 투수를 했던 선수가 공을 던지면 일반인이 어떻게 치겠냐는 것이다. 사회인야구라고 하지만 상금도 걸려있고, 모든 선수가 최선을 다해서 훈련하고 경기를 하는데 공정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한선태가 속한 팀도 할 말이 없지 않다. ‘비선출’ 독립구단 출신들이 이미 활약을 하고 있다는 반론이다. 한선태를 등록한 A팀 관계자는 “당장 지난해 대회도 독립구단 출신이 엄청나게 활약을 했다. 올해 대회도 독립구단 출신들이 명단에 보이더라”며 “독립구단 출신들이 다른 팀에 없었다면 저희도 한선태를 쓰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프로 경력까지는 아니라도, 일반인들과 비교하기 어려운 건 마찬가지인 독립구단 출신들이 이미 뛰고 있는데 한선태만 문제라고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주최 측은 난감하다. 대회 운영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통상적인 수준으로 대회 규정을 만들었는데, 사실 한선태 같은 경우가 있을 거라고는 예상 못 했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내년 대회부터는 규정 개정을 고민하겠다는 입장이다. 프로 출신은 물론 독립구단 출신까지 포함해 ‘선출 규정’을 손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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