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영의 맑은 에너지는 어디에서 오는걸까 [★FULL인터뷰]
배우 이세영은 참 맑다. 작은 얼굴에 오밀조밀한 이목구비가 참 예쁘게도 들어있는데, 거기서 풍겨내는 에너지는 힘차고 발랄하다. 큰 눈만큼 호기심 강한 모습에 통통 튀는 매력까지 겸비했다. 그래서일까. 5대5 가르마를 하고 사극을 찍어도 이세영만의 에너지가 느껴지는 캐릭터는 작품에 신선한 힘이 되고, 대중에게도 새로운 즐거움을 전한다. 사극이 아닌 현대극에서도 이세영의 예쁜 미모와 안정적인 연기력은 늘 힘을 준다. 그런 이세영이 이번에는 가을과 어울리는 정통 멜로로 돌아왔다.
이세영은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세영은 지난 27일 공개 된 OTT 쿠팡플레이 새 오리지널 시리즈 '사랑 후에 오는 것들'로 대중을 만나고 있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한국의 공지영 작가, 일본의 츠지 히토나리 작가의 동명 한일합작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 운명 같던 사랑이 끝나고, 모든 것을 잊은 여자 홍(이세영 분)과 후회로 가득한 남자 준고(사카구치 켄타로 분)의 사랑 후 이야기를 그린 감성 멜로드라마다. 영화 '코리아' '서울대작전' 등을 연출한 문현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세영은 홍 역할을 맡아 준고 역을 맡은 일본 인기 배우 사카구치 켄타로와 함께 로맨스를 펼쳤다. 이세영은 "드라마를 하면 보통은 전 작품들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작품을 선택한다. 이번 작품은 사랑 이야기가 너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극중 내가 맡은 캐릭터인 '홍'과 나는 비슷하지 않지만 홍과 준고의 사랑을 그려보고 싶었다"라고 작품 선택 이유를 말했다.
이세영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작품의 캐릭터를 언급하며 "저는 과거의 홍이 기죽지 않고 씩씩하고 꿈 많고, 또 서툴더라도 이것저것 도전해보려고 하는 모습이 좋았다. 홍의 가장 큰 매력은 솔직함인데 현재의 홍은 마음을 닫은 것 같다. 연기하며 홍은 왜 이렇게 마음을 닫았을까 생각했다"라며 "저는 상처를 받아도 회복 탄력성이 좋은 편이라서 다시 시작할 수 있는데, 그런 점이 저와는 좀 다르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2005년 한국의 공지영과 일본의 츠지 히토나리가 쓴 한일 합작소설을 20여년 만에 드라마화 했다. 이세영은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제가 어린 시절에 본 멜로의 교본 같은 작품이라는 느낌이었다. 이런 작품을 한 번도 안해봤지만, 원작이 오래 된 작품이라 현재의 시청자가 공감하지 못할 것 이라는 그런 고민은 하지 않았다"라고 털어놨다.
작품 속에서 일본어로 사카구치 켄타로와 연기 한 이세영은 "일본어로 연기를 하며 연애를 하는 커플들이 언어가 가장 빨리 늘겠다는 생극을 했다. 호흡을 맞추다 보니 붙어 있는 시간 길고, 저도 켄타로 배우랑 같이 대화해야 되니까 카톡으로 번역해가면서 연락하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라며 "그런데 현장에서 연기하다보니 말로는 정확히 표현 못해도 감정적으로 통하는게 있더라. 워낙 경험이 많으니 서로 눈치로도 알아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세영은 한국에서도 인기 많은 배우인 사카구치 켄타로와 직접 호흡하며 어떤 매력을 느꼈느냐는 질문에 "일단 잘 생긴 외모가 아닐까. 서정적 장르에 어울리는 우수에 찬 깊이감 있는 눈빛도 있다"라며 "반짝반짝 생기있고 소년같은 모습이 있어서 매력적이다. 피터팬 같이 성숙한 사람이지만 순수함을 잃지 않는 모습이 있었다"라고 칭찬했다.
이세영은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속 연애에 대해 "이런 사랑이 현실에서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한다. 옛사랑과 지금의 약혼자 사이에서 방황하는 것은 드라마라 가능하지 않을까"라며 "연기하며 얼굴이 개연성이라는 생각을 했다. 준고가 배시시 웃으면 저도 현장에서 사랑에 빠졌다"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세영은 인터뷰 내내 긍정적인 에너지를 뽐냈다. 이세영은 "제가 많이 긍정적으로 바뀌게 된 계기가 축구를 좋아하게 되면서부터다. 스포츠를 보면서 내가 노력해서 땀흘린 만큼 결과가 나오는 걸 알게 됐다. 그 결과로 내가 가고 싶은 목표에 끝끝내 도달하지 못해도 나는 행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축구 선수들을 보면서 존경심과 애틋함이 들었다"라며 "꿈은 메시 호날두인데 평생 닿을 수 없는 위치라고 한다면 나를 항상 남과 비교하면서 불행할 수 밖에 없다. 페어플레이로 경기하고 끝나면 인사하는 모습을 보면서 단순함, 순수함에 대해 생각했다"라고 축덕(축구 덕후) 면모를 뽐냈다. 이세영은 "손흥민 선수가 활약할 때, 한 4-5년 전부터 보면서축구를 좋아하게 됐다. 저는 당연히 토트넘 팬이고 손흥민 팬이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아역 배우로 데뷔해 벌써 20년 넘게 연기를 하고 있는 이세영. 긍정적인 에너지의 원동력에 대해 묻자 "행복은 쉽게 오지 않는다. 진짜 열심히 노력해야 행복할 수 있다. 저는 행복하려고 노력을 많이 한다. 사소한 것에서도 행복을 많이 찾으려고 하고 남과 나를 비교하지 않으려고 한다. 저는 저와의 기록싸움을 하고 있고, 그렇게 해야 저를 발전하게 하고 갉아먹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다른 배우의 멋진 모습을 보면 순수하게 멋지다고 생각하고 자극 받지만 스스로와 경쟁하려고 한다"라고 전했다. 스스로 행복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이세영의 맑은 에너지가 느껴졌다.
MBC '옷소매 붉은 끝동',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등 MBC에서 출연했던 작품마다 최고의 시청률을 거두며 'MBC의 딸'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이세영.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을 통해 OTT 쿠팡플레이 작품에 처음 출연하게 된 이세영은 흥행 목표를 묻는 질문에 "쿠팡플레이 신규 유입이 될만큼 많이 보면 좋겠다. 눈에 보이는 성과가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쿠팡 플레이의 딸이 되고 싶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세영은 '옷 소매 붉은 끝동'등 출연하는 사극 작품들이 크게 흥행하며 '확신의 중전상'이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사극을 잘한다는 이 칭찬의 수식어는 기분 좋은 말이기도 하지만, 다음 작품에 있어서 부담이 되기도 할 터. 이세영은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부담을 느낀다고 해결되는 건 아니니까. 나쁜 쪽으로는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무엇보다 (사극에서) 중전이 제일 낫다. (웃음) 항상, 제가 신분 낮은 역할을 많이 했는데 해보니까 계속 무릎을 꿇고 있어야 하더라. 항상 고개를 조아리고 있고 하는 모습으로 하다보니 '아 중전이 최고다'라는 그런 생각을 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어떤 역할을 맡아도 제 역할을 충분히 해내며 대중을 끌어당기는 배우. 이세영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진다.
김미화 기자 letme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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