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 마리 뉴욕 쥐’ 피임약으로 개체 수 조절?
‘쥐 왕국(rat kingdom)’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넘쳐나는 쥐로 골머리를 앓는 미국 뉴욕시가 쥐에게 피임약을 먹여 개체 수 증가를 억제하는 시범 계획을 세웠다고 27일(현지 시각)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법안에 따르면 뉴욕시는 앞으로 수개월 내에 ‘콘트라 페스트(Contra Pest)’라는 이름의 설치류 피임약을 도시 곳곳에 설치해 쥐들이 먹도록 할 계획이다. 암컷 쥐의 난소 기능에 영향을 미치고 수컷 쥐의 정자 세포 생산을 방해하는 작용을 한다고 한다.
이번 계획은 수리부엉이 ‘플라코(Flaco)’가 지난 2월 죽은 뒤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플라코는 맨해튼의 동물원에서 탈출한 후 1년여간 도심에 살며 뉴요커들의 사랑과 관심을 한 몸에 받았는데, 사후 부검 결과 체내에서 쥐약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쥐 피임약 살포’ 계획에는 ‘플라코 법’이라는 별칭도 붙었다.
뉴욕에 앞서 보스턴, 오하이오 콜럼버스, 코네티컷 하트포드 등 미국의 다른 도시에서도 피임약 살포로 쥐 개체 수 조절을 시도한 바 있다.
국제동물보호단체 페타(PETA)는 “우리는 뉴욕시에 치명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쥐 개체수를 통제할 것을 수년간 촉구해 왔으며, 지난해 보스턴 실험에서 큰 효과를 보인 설치류 피임법을 선택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는 성명을 냈다.
미 독립혁명기부터 골칫거리였던 뉴욕의 쥐는 크고 공격적이기로 유명하다. 평균 40㎝ 길이에 무게는 500g, 큰 것은 50㎝에 1㎏까지 나간다. 토끼나 작은 개 크기다. 먹이만 있으면 3주 만에 번식한다. 각종 바이러스와 전염병의 온상이기도 하다. 뉴욕시 인구가 840만명인데 이런 쥐가 300만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뉴욕시는 곳곳에 쥐덫과 쥐약을 놓고 식당들 음식 쓰레기 버리는 시간까지 제한하고 있지만 해결이 쉽지 않은 상태다. 경찰 출신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지난해 연봉 15만5000달러(약 2억원)를 걸고 ‘랫 차르(Rat Czar)’로 불리는 쥐 박멸을 전담할 고위 공무원직(설치류 완화국장)을 신설해 공개 임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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