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유 갈등’ 한발 물러선 말레이시아…“EU 규정 준수”

박기주 2024. 9. 28.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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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의 '산림 훼손 수입품 금지' 정책에 강하게 반발해온 말레이시아가 팜유와 관련해 EU 규정을 준수하겠다고 물러섰다.

아울러 농산물이력추적관리제도, 산림 훼손 없는 생산, 국제노동기구(ILO) 노동 규정 이행 등 팜유 제품 지속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팜유와 관련된 갈등은 EU는 오는 12월 30일부터 '산림전용방지규정'(EUDR)을 시행한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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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산림전용방지규정` 후 동남아 국가들 반발
말레이시아 "소규모 농장 규정 준수 지원할 것"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유럽연합(EU)의 ‘산림 훼손 수입품 금지’ 정책에 강하게 반발해온 말레이시아가 팜유와 관련해 EU 규정을 준수하겠다고 물러섰다.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팜유 농장의 일반적인 모습. (사진= 로히터)
2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조하리 압둘 가니 말레이시아 플랜테이션·원자재부 장관은 지속가능성 인증 제도를 통해 팜유 부문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고 전날 밝혔다.

그는 “농가 생계가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국 전체 팜유 생산량 27%를 차지하는 소규모 농장이 EU 규정을 준수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농산물이력추적관리제도, 산림 훼손 없는 생산, 국제노동기구(ILO) 노동 규정 이행 등 팜유 제품 지속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팜유와 관련된 갈등은 EU는 오는 12월 30일부터 ‘산림전용방지규정’(EUDR)을 시행한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이 규정은 산림을 농지로 전용했거나 벌채·황폐화한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의 EU 역내 유통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제품은 EU 27개국 전역에서 판매가 원천 차단된다. 규제 대상 주요 품목은 쇠고기, 커피, 팜유, 대두, 목재, 고무 등이다.

산림 황폐화와 벌채를 막아 탄소배출을 억제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이에 해당하는 제품에 팜유가 포함되면서 논란이 됐다. 팜유 생산의 상다수는 인도네시아(약 58%)와 말레이시아(약 26%)에서 나오고 있는데, EU의 조치가 시행되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영세 농민들의 생계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실제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해 고강도 규제가 추진되자, 팜유 주요 수입처인 EU로의 수출을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매우 해로운 차별적 조치”라고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말레이시아 팜유위원회는 이달 초 EU에 소규모 농가 보호와 공정 거래 보장을 위해 법 시행 연기를 촉구했고, 미국 등도 이번 조치는 EU가 사실상 ‘무역장벽’을 세우는 것이라며 연기를 요청해왔다. 하지만 EU는 EUDR은 세계 산림 황폐화를 막기 위한 것이라며 강행 방침을 밝히고 있다.

박기주 (kjpark8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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