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스 한잔에 채소권장량 섭취하고…취약계층 아동에 기부도 하고

김성진 기자 2024. 9. 2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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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프런' 기획자 휴롬 손고은 팀장 인터뷰
가을바람 맞으며 마라톤 완주...주스 한잔에 채소섭취도 완료
테팔도 탐낸 세계 최초의 착즙 기술...독일 축구 레전드도 '홀딱'
착즙기 회사 휴롬의 손고은 마케팅팀장. 그는 직장 때문이 아니라 진정한 착즙주스 팬이었다./사진=김성진 기자.

'저속노화'에 필요한 영양소를 한잔에 짜냈다. 숟가락, 젓가락 들 필요 없이 주스를 한잔 들이키면 된다.

오는 29일 서울에서 마라톤 행사 '베프런'이 열린다. 가을의 선선한 공기를 마시며 하늘공원의 메타세콰이어 길을 달리면 된다. 한강 바람도 맞을 수 있는 코스다. 벌써부터 코스 자체만으로 마라톤 매니아들의 호평일색이다. 하지만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피니쉬 라인 너머에 있다. 코스를 마치면 휴롬 착즙기로 짜낸 채소과일 착즙주스가 기다린다.

채소, 과일을 조리할 것 없이, 너무나 쉽게 먹을 수 있는 주스다. 섭취할 수 있는 영양소에 비하면 들여야 하는 노력이 착즙기 버튼을 누르는 것밖에 없어 반칙에 가깝다. 한잔에 채소·과일의 하루 권장량 500g을 짜냈다. 체내 해독효과가 있다는 파이토케미컬과 비타민, 수천종의 효소와 영양소가 살아있다. 채소·과일을 날카로운 칼로 갈아버리는 믹서기와 블랜더에는 기대할 수 없는 효과다. 38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 아직 현역선수인 독일의 축구 레전드 루카스 포돌스키가 휴롬 착즙기로 몸관리를 했다는 이야기는 이제 유명하다.

휴롬은 2008년에 전세계에서 착즙기를 처음으로 개발했다. 그 기술을 탐낸 프랑스의 테팔이 특허권 양도를 제안했지만, 거절하고 세계 최초의 착즙기 회사라는 명맥을 지켰다. 올해 50여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마라톤 행사를 주최한다.

휴롬에 재직한 지 올해로 10년을 맞은 손고은 마케팅팀장의 아이디어였다. 착즙기 회사의 직원이라서가 아니였다. 손 팀장은 착즙의 효과를 몸소 경험해 착즙주스에 열성적인 사람이었다. 마라톤도 채소·과일의 하루 권장량을 섭취하는 게 생각만큼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널리 알리려고 기획했다고 한다. 누구보다 빨리 달리려는 게 아니라, 누구든 채소·과일을 쉽게 먹을 수 있다는 경험을 나누는 게 중요해 마라톤의 기록을 측정하지 않고, 10km나 하프, 풀코스 상관없이 5km 코스만 운영해 아이들도 부담없이 참여하도록 했다. 참가자 2000명이 이틀만에 모였다.

착즙존에 준비된 주스는 CCA(당근, 양배추, 사과), ABC(사과, 비트 당근), 사과케일주스, 포도주스 네가지다. 참가 인원에 맞게 총 2000병을 준비했다. 행사를 위해 준비한 채소, 과일이 3.5톤에 달한다. 얼음, 시럽을 첨가하지 않는다. 느리게 눌러서 짜기 때문에 영양소 파괴가 적다. 가열하면 파괴되는 파이토 케미컬도 그대로 남아있다. 착즙으로는 몸에 좋은 섬유소를 못 먹는다는 우려도 있지만 물에 녹는 수용성 섬유질은 섭취할 수 있다. 양질의 착즙기를 사용하면 큰 문제가 없다.

찌꺼기를 제거하고 먹어야 건강에 더 좋다는 연구도 있다. 착즙기가 걸러내는, 물에 녹지 않는 불용성 섬유질은 흡착력이 너무 높아 소화 과정에 영양소까지 몸 밖에 배출한다는 연구도 있다. 소화 불량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에 성장기의 어린이는 식이섬유를 과잉섭취하지 않고, 찌꺼기를 제거한 주스가 좋다고도 한다. 비타민 등 착즙주스의 영양소 흡수율이 높다는 점은 해외 연구로도 입증됐다. 다만, 흡수율이 너무 높아 주스를 마시면 혈중 당 농도가 급격히 올라갈 수는 있다. 당뇨 위험 환자는 주의가 필요하다.

그외의 경우 착즙주스는 채소, 과일 속 영양소를 섭취하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마라톤 행사의 기획자 손 팀장도 CCA 주스를 즐겨 마신다. 손 팀장은 "사과의 펙틴과 당근의 베타카로틴이 만나 변비를 예방하고 독소를 배출하는 효과가 있다"며 "비타민 C, E, K, 엽산, 칼륨이 풍부해 신진대사와 면역력 향상, 혈액 순환에도 도움을 주고, 양배추 덕에 심장병 예방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마라톤 행사의 참가비는 전액이 취약계층 아동을 위한 채소놀이터 조성 사업에 쓰인다. 휴롬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도심 속 옥상의 유휴공간을 취약계층 아동들을 위한 '옥상텃밭 채소놀이터'로 활용하고 있다. 아동들을 위해 매달 텃밭 가꾸기, 텃밭 채소를 사용하는 요리 교실 등 행사도 연다.

베프런 2회 행사에 대한 계획은 없다. 하지만 손 팀장은 "참가자들의 반응이 좋으면 내년도 개최를 고려해 볼 수는 있다"고 말했다. 마라톤 외에도 휴롬은 어린이 뮤지컬, 닥터콘서트, 포럼, 챌린지 등 다양한 온·오프라인 행사를 구상 중이다.

김성진 기자 zk0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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