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파트너' 김준한 "짝사랑만 두 번째, 이뤄지지 않아 매력적…시즌2에선요?" [MD인터뷰](종합)
[마이데일리 = 박서연 기자] 배우 김준한이 또 하나의 매력적인 짝사랑 캐릭터를 완성했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굿파트너'는 이혼이 '천직'인 스타변호사 차은경(장나라)과 이혼은 '처음'인 신입변호사 한유리(남지현)의 차갑고 뜨거운 휴먼 법정 오피스 드라마.
김준한이 맡은 정우진은 대정 로펌 이혼 2팀 파트너 변호사로, 선배 변호사 차은경을 오랜 시간 짝사랑하며 든든하게 조력자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김준한은 온화한 얼굴과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순정남 변호사 정우진을 그려내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지난 27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 마이데일리와 만난 김준한은 "어머니가 너무 좋아하신다"며 "제가 해왔던 작품에 비해서 되게 다양한 연령층과 어머니 친구 분들도 많이 보시고, 제 친구들 주변 지인들 다들 재밌게 본다고 연락주니까 너무 감사하고 좋았다"라고 종영 소회를 털어놨다.
첫회 시청률 7.1%로 출발한 '굿파트너'는 3회 만에 시청률 두자릿수를 돌파하더니, 최고 시청률 17.7%를 기록하며 올해 금토드라마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김준한은 "사실 이렇게까지 대박날 거란 기대는 안했는데, 그래도 저는 대본 받았을 때 사람들이 좋아할 거 같다는 생각은 했다"며 "만남과 이별에 대한 이야기이지 않나. 우리 일상과 붙어있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니까. 사랑이 만국 공통의 언어고. 이건 무조건 공감을 살 수밖에 없겠다 생각했다. 그리고 또 너무 지독하게 막장으로 흘러가지도 않고 되게 현실적이었다. 에피소드 끝날 때마다 주는 메시지도 매운맛, 마라맛으로 일부러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썼다기 보다 아무래도 작가님께서 이혼 전문 변호사라 현실적인 메시지를 주는구나, 편안하게 공감을 많이 하면서 많이들 봐주시겠단 생각을 했다"고 '굿파트너'의 흥행 이유를 짚었다.
그러면서 "내심 속으로 10% 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는데 더 많이 좋아해주시니까 좋았다"고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무엇보다 이혼 전문 변호사 연기를 하면서 이혼 또는 결혼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을 법도 한데. 김준한은 "이런저런 생각들로 다툴 수 있겠구나 싶더라. 이별 사례들을 보면 저 같은 경우는 '나도 이렇게 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렇게 안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어떤 노력을 해야 서로가 서로를 더 알아 가고 이해하면서 살까' 생각했다"며 "난 안 그럴 거야, 내 상대방은 좋은 사람이니까 안그럴 거란 막연한 희망 같은 걸로 관계가 버텨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저는 관계는 끊임없이 서로를 관찰하고 노력하고 극복해야 할 건 극복해야 깊어진다고 생각한다. 저런 일들이 있을 수 있겠으니 마음을 잘 바꿔나가야 되겠다 그런 걸 배웠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정우진은 차은경에게 고백하지 않고 결국 선후배로 남았다. 이런 결말에 대한 아쉬움은 없을까.
김준한은 "작품을 찍으면서도 감독님과 상의하고 의견을 주고 받았는데, 은경이와 특히 딸 재희(유나)가 아픔을 겪고서 아직 그걸 극복해가는 과정이지 않나. 재희가 아빠와 화해를 하고 잃었던 아빠를 찾아가는 과정이 있으니까. 그런 과정에서 우진이 같은 사람이 자기 마음을 위해서 그걸 외면할 수 없을 거란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더군다나 우진이도 부모와의 관계 속에서 아픔을 겪었던 사람이지 않나. 그래서 어린 재희를 보면서 외면할 수 없겠다 생각했다. 은경이도 마찬가지로 당연히 재희를 아끼기 때문에"라며 "그래서 서로 말하지 않아도 아는 사이라고 생각한다. 은경과 우진이는 적어도 드라마 끝나는 그 순간까지는 (이어지는 건)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시즌2를 한다면 두 사람의 관계 변화가 있을까. "글쎄요. 사람 일은 모르니까 알 수 없어요. 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싶어요"
사실 김준한은 작품에서 쌍방 러브라인보다 주로 짝사랑 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굿파트너' 정우진을 연기하기 전,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는 채송화(전미도)를 짝사랑하는 신경외과 펠로우 안치홍 역을 맡은 바 있다.
김준한은 "괴롭히고 싶게 생겼나요?"라고 농담하면서 "뭔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는 게 또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 '첨밀밀', '8월의 크리스마스', '러브레터'가 제가 학창시절에 제일 사랑했던 영화다. 근데 공통적인 특징이 이뤄지지 않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들이지 않나. 그런 것들이 왜 이렇게 공감이 될까. 인생이 그런 것과 닮아 있어서 그런가. 그런 게 좀 재밌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뭔가 개운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오히려 시청자 분들, 관객 분들이 작품이 끝나고 나서 가져갈 수 있는 게 많다고 생각한다"고 긍정적인 생각도 덧붙였다.
또한 "사실 그런 되게 매력적인 역할을 감사하게도 제가 만난 것 같다. '의사생활' 안치홍도, '굿파트너' 우진이도, 워낙 갖고 있는 인물의 마음가짐, 인격이 매력적이더라"라며 "분량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근데 그게 오히려 배우한테 여백을 주기 때문에 짧은 순간에 등장하면서 뭔가 해볼 수 있는 게 많았던 거 같다. 그래서 보시는 분들도 계속 궁금해 하시고, 제가 궁금증을 계속 유발할 수 있는 구조가 됐다. 또 제가 그런 걸 계속 해보는 걸 재밌어 한다"고 이야기했다.
김준한은 장나라와의 연기 호흡에 대해서는 "저는 선배와 하면서 이런 걸 느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라며 극 중 정우진, 차은경과의 관계와 같았다고 자랑했다.
"왜냐하면 우진, 은경이 심리를 보면 서로 그냥 툭 얘기하는데 탁 알아듣는 순간이 많았어요. 뭔가 근데 참 희한하게도 선배와 저도 배우로서 서로 이 캐릭터는 어떻고, 이 장면은 이런 것 같아 이런 얘기를 한 적이 거의 없어요. 현장에서 그냥 서로를 받아들이면서 하는 게 마치 우진, 은경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그냥 각자가 해석하는 대로 했는데 되게 묘한 경험을 한 것 같아요. 그게 드라마에 반영된 거 같긴 해요. 연기 호흡이 말하지 않아도 되게 잘 맞는다는 느낌이어서 기분 좋은 경험이었어요"
차기작은 연극 '타인의 삶'이다. 이번에 처음으로 연극에 도전하는 김준한은 "사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는데, 무대에 대한 궁금증, 로망은 꽤 오래 전부터 있었다. 배우로서 연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다른 형식으로 연기를 해볼 수 있어서 매력이 있는 거 같다. 좋은 뮤지컬이나 연극을 보면 감동하기도 하고"라고 말했다.
"요즘에는 특히나 영상 미디어가 굉장히 많잖아요. 쇼츠부터 OTT, 공중파 드라마라든지 너무 많으니까 그런 것들이 많이 익숙해진 것 같지만, 무대 연기는 일회성이잖아요. 일회성이 주는 희소가치, 그게 저에게도 정말 가치있게 느껴졌어요. 그러다 보니까 그런 매력있는 것들을 배우로서 무대에서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더 하게 되는 거 같아요. 오히려 미디어가 포화상태라서 희소성 있는 것들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에요"
밴드 izi(이지) 드러머에서 배우로 전향한 김준한. 어느덧 연기를 한 지도 10년이 넘었다. 계속해서 연기를 하는 원동력을 묻자 "계속 새로운 세계를 탐구할 수 있다는 게 끌려서 시작했는데, 역시나 그게 너무 잘 맞았다. 아직도 배우라는 직업은 뭔가 계속 나를 질리지 않게 해주는 요소가 너무 많은 거 같다"며 "열심히 해보려고 하다 보니까 그 안에서 제가 성장하고 변해가는 것들이 저한테 새롭게 다가오더라. 원동력은 너무 재밌어서다. 열심히 할수록 더 재밌는 거 같고, 저랑 잘 맞는 직업을 만나서 행복하고 복이 많은 거 같다"고 밝혔다.
끝으로 김준한은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지금 저한테 주어진 작품을 잘 소화하고 싶다. 그 작품들을 아끼는 마음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더불어서 많은 사랑을 주신 만큼 그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깊이 꼽씹어봐야겠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 사랑에 보답하는 길은 제 일을 열심히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또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나라는 사람을 잘 가꿔나가야 겠다,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어가니까 육체적이든 정신적이든 건강하고 싶어요. 건강이란 건 어렸을 때는 거저준 거 같지만 가꾸지 않으면 계속 유지할 수 없는 거잖아요. 저라는 사람을 좋아해 주시고, 제 연기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과 행복하게 소통하려면 계속 건강해야 할 거 같아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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